교토에서 아내와 함께 2인 출판사 - 치이사고샤

2020. 8. 11. 12:54

치이사고샤(小さ子社)의 하라 고이치(原宏一) 대표

학술 출판사에서 25년간 일하다 50세를 코앞에 둔 2018년에 출판사 '치이사고샤(小さ子社)'를 차린 하라 코이치 대표.
출판사 퇴사 직전, 저자인 대학교수들에게 독립한다고 알리자 원고 주겠다는 분이 많았다고 한다.

 

교토의 차야마 역 앞에 사무실을 내고 그가 처음 출판한 책은 <고시엔을 바라보는 법-역사로서의 고교야구>와 <일본 중세 촌락 문서의 연구>였다. 첫 출판으로선 이례적으로 두 권을 동시에 냈다.

 

"저자분들에겐 감사할 따름입니다. 출판 말고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열심히 해왔을 뿐이에요. 출판사 다닐 때 생긴 인맥이 치이사고샤 운영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고맙게도 아내가 조판과 디자인을 할 줄 알아서 도움받고 있어요."

2020년 4월에 출간한 <연명하는 동물원>은 아내의 일상적인 인맥이 출판과 이어졌다. 타나카 마사유키 동물원 센터장이 아내와 같은 중학교의 PTA 임원을 맡았던 인연으로 책을 내게 되었다. '문과계, 이과계 틀에 얽매이지 않는 책을 내고 싶다'는 치이사고샤와 '연구하는 동물원'의 이미지를 어필하고 싶었던 동물원의 희망이 일치했다고 한다.

 

<연명하는 동물원>은 '동물 복지'의 관점에서 교토 시 동물원의 대응을 해설한 책이다. 일본 언론의 주목을 받아 지역지와 전국지에 서평이 실렸다.

 

치이사고샤의 홈페이지에서는 유튜브와 연동해서 책을 소개하고 있다. 제작한 책 관련 데이터와 일본 역사 관련 데이터를 공개하며 적극적으로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책만으로 끝내지 않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싶습니다."

 

<학교에서 지역을 잇다 - 키타시라카와 어린이 풍토기에서>는 학자와 크리에이터 14명이 풍토기를 바탕으로 교토 키타시라카와의 역사와 문화에 관해 얘기하는 책이다. 집필 멤버들이 유튜브에서 책의 주제에 관해 토크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発刊記念オンライン・トークイベント 『学校で地域を紡ぐ―『北白川こども風土記』から― |

6月25日(木)から毎週1回、4週にわたって、本書の概要を紹介するとともに、今後の課題を考えるイベント。各回、設定したテーマに沿って本書の執筆者数名が報告をおこない、関連分野の��

www.chiisago.jp

인문서를 출판하는 까닭에 관해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인문지(人文知)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인문지는 인간이 살려고 하는 행위 그 자체이니까요. 저도 책을 통해 인문지를 접한 뒤, ‘삶이란 좋은 것이구나’ 하고 위안받은 적이 많아요. 인문지는 안에서부터 사람을 살리기도 합니다. 그런 체험을 치이사고샤 독자에게 선사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겠지요."


하라 코이치 대표는 자비 출판(종이책&전자책)도 병행하고 있다. 이때는 '치이사고샤'가 아닌 '리틀즈'라는 자비 출판 전용 브랜드로 책을 낸다.

"독립 후 실적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아요. 실패든 성공이든 제가 다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굴곡이 있는데, 한 2년은 어렵다가 이제 겨우 궤도에 오른 것 같아요.
출판사를 꼭 교토에다 차리겠다고 고집한 건 아니지만, 교토엔 우수하고 수준 높은 저자가 많습니다. 그 부분은 도쿄보다 이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출처
www.bunkanews.jp/article/220775/

www.chiisago.jp/about/

GRIJOA 소출판시대

장인 정신의 1인 출판사 카메나쿠야

2020. 8. 3. 16:10

카메나쿠야(亀鳴屋)는 카츠이 타카노리 씨가 45세(2000년)에 창업해서 20여 년째 가나자와에서 운영해오고 있는 1인 출판사다. 올해로 65세(1955년생)인 그는 직접 인디자인으로 조판까지 하며 1년에 3~4권씩 단편소설, 시집, 에세이, 사진집을 출판하고 있다.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소설가와 시인을 발굴해 펴내는 등, 지금까지 그가 만든 책은 50권 이상. "다른 출판사가 낼 것 같은 책을 내가 만드는 건 의미가 없다"는 독자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다른 출판사에서 낼 것 같은 책은 만들 필요가 없고, 누가 이미 낸 내용의 책도 제가 낼 필요가 없어요.
갖고 싶지만, 서점에 없다든가 아무도 만들지 않는 책이라면 제가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제가 안 하면, 세상 그 누구도 알지 못한 채 묻히는 작품을 책의 형태로 남기고 싶습니다."

 

카메나쿠야 출판사의 책은 서점에서 팔지 않고, 메일과 팩스로만 주문을 받는다. 1권당 500부밖에 안 만드는 영세 출판이라고 겸손해하지만, 츠게 요시하루, 와다 마코토 등 유명 작가의 표지를 담당하는 등 책 만드는 실력을 인정받아 카메나쿠야가 만든 책이라면 내용도 안 보고 사는 고정 팬이 많다. 책이 나오면 전국에서 주문이 온다.

 

창업 이후 20년 동안 흑자를 내기 시작한 것은 최근 5년 정도라고 한다. 회사원인 아내의 수입이 그동안 생활을 받쳐줬다며 쓴웃음을 짓는다. 출판하고 10년이 지나도 다 안 팔리는 책이 많다.
그래도 카츠이 대표는 흔들리지 않는다.
"좋은 작품을 세상에 계속 알리고 싶습니다."

 

카츠이 대표의 철학은 처음 출판한 <후지사와 세이조 빈곤 소설집>에 담겨 있다.
"불우한 말년을 보낸 작가의 작품에 공감합니다. 가난에 관한 세계관을 표현하기 위해 제가 좋아하는 만화가 츠게 요시하루의 그림을 표지에 썼어요. 책을 넣는 나무 케이스도 만들었는데, 오래된 느낌을 주려고 그을린 들깨를 섞은 도료를 칠했죠."

 

"읽기 쉬운 글자 간격, 글자 크기 등을 염두에 두고 책을 만들어요. 읽는 사람은 잘 모를 수 있지만, 쾌적하게 읽히겠죠."

카메나쿠야 출판사는 책 제목과 표지에 고급스러운 후가공을 넣어 소장 가치를 높인다.

 

무로 사이세이의 자택이 주제인 <마고메의 집>은 책 케이스에 그 집을 연상시키는 대나무를 붙였다.
정원사에게 의뢰해서 실제 대나무를 그 집의 울타리처럼 짜 넣었어요. 한 권 주문 오면 부부 둘이서 툴툴거리며 20일 정도 걸려 만들어요. "이제 하기 싫다. 주문 오는 게 귀찮다" 하면서요(웃음).

 

<센토 단편 일기>는 책에 9장의 그림 종이(扉絵)를 책 안에 직접 붙여서 만든다. 100권 주문 들어오면 둘이서 붙이는 데 이틀 걸린다고 한다.

 

카메나쿠야에서 책을 낸 그림 작가 무토 료코 씨는 말한다.
"책 안에 그림 종이를 직접 붙이자고 제안했더니 정말로 해주시겠다는 거예요. 꼭 내고 싶은 책, 재미있는 책을 위해서라면 어려운 일도 마다하시지 않는 점이 다른 출판사와 다른 점이죠."

 

카츠이 대표와 일해본 저자들은 그가 책 만드는 일을 정말 좋아하는구나 하고 느끼며 그 재미에 같이 빠진다고 한다.

 

 

출처

www.reallocal.jp/1042

www.nikkei.com/article/DGXMZO57902560Q0A410C2CR0000

 

GRIJOA 소출판시대

1인 출판사 뉴트럴 컬러스 대표의 이야기

2020. 8. 2. 19:23

출판사, 편집 프로덕션, 여행 잡지에서 편집자로 일하다 2018년 11월 ‘뉴트럴 컬러스’라는 1인 출판사를 차린 카토 나오노리 대표. 그의 블로그에는 그가 책을 만드는 과정이 계속 올라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Q. 혼자 출판사를 차린 계기는?
출판사, 편집 프로덕션, 디자인 회사를 저니맨처럼 옮겨 다니다 혼자 일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좇다 보면 혼자서 할 수밖에 없어요.
회사나 조직이 추구하는 건 매출 아니면 제 생각과는 동떨어진 누군가의 ‘의향’이에요. 이제 마흔이 넘다 보니 누군가의 의향으로 제 일이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이 싫었어요. 물론, 모두가 같은 방향을 보고 건투하는 조직은 부러운 부분도 있어요.

 

Q. 전부 자기 책임으로 일하신다는 얘기네요?
그렇습니다. 2018년에 디자인 사무소에 다닐 때, <ATLANTIS>라는 잡지의 편집을 담당하면서 영업도 직접 해봤어요. 6000부 정도 팔려서 혼자 할 자신이 생겼죠.

 

Q. 혼자 일하시면서 괴롭거나 기쁜 일이 있다면?
거래처에 결제해야 하는 월말이 무서워요. 아주 예민해지죠(웃음). 또, 혼자서 실수하면 안 되니까 술을 잘 안 마십니다. 건강을 잘 챙기려다 보니 건강식품도 잘 알게 되었어요.
하지만, 옛날부터 집단에 있으면 우울해졌어요. 인간관계가 서툴러서 직설적으로 말하다 나중에 곧잘 후회했죠. 그래서 혼자 일하는 편이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불안한 마음은 있지만요.

Q. 책을 만드는 일은 혼자가 좋다고 생각하나요?
제 규모로는 혼자가 좋습니다. 동료가 있으면 분업할 수 있어서 효율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 책은 편집장이나 컨셉을 생각한 사람 것이니까 쓸데없는 잡음으로 일이 멈추면 안 되잖아요.
팔릴지 안 팔릴지 하는 판단을 자신이 아닌 남에게 맡기면, 아무래도 안전하고 무난한 쪽을 선택하기 쉽습니다. 혼자서 하면 ‘몇 승 몇 패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논픽션, 잡지, 사진집, 그림책을 1권씩 만든다면, 논픽션과 잡지는 꼭 이익을 내고, 사진집과 그림책은 본전만 해도 좋다는 식으로 2승 2무를 생각하는 거죠. 제 책임으로요.

 

Q. 1인 출판사에서 외부 협력자와 일을 할 때랑 회사에서 동료와 일할 때 다른 점이 있을까요?
출판사 다닐 때는 친한 동료가 거의 없었어요. 고교 시절부터 혼자 밥 먹었거든요. 편집부 직원과 식사나 회식 자리를 갖는 게 부담스러워요. 사람마다 먹고 싶은 게 다 다르고 같이 밥 먹으면 꼭 다른 사람 뒷담화를 하게 되잖아요(웃음). 자리를 늘 피했더니 혼자가 되어 버렸습니다.
회식 자리에서 이런 책을 만들고 싶다고 말하면 “그게 팔리겠어?” 하는 얘기밖에 안 나와요. 그럼 혼자 하겠다고 마음먹었죠.
회사 소속일 땐, “OO출판사의 XX입니다”라고 말하면, 사회적 신용도 덕에 유명 저자를 끌어들일 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간판이 있든 없든 결과는 마찬가지예요.

Q. 역량만 있으면 간판은 상관없다는 말씀인가요?
혼자서 하니까 책임이 동반되잖아요. 무슨 일을 하든. 그 컨텐츠가 꼭 필요하면, 그 저자의 강연회에 가서 만난다든가 편지를 쓰거나 하면서 설득하는 데 시간을 더 투자할 수 있죠.
전부 혼자 하는 건 힘들지만, 대형 출판사가 아니라고 책을 못 내는 시대는 아니에요. 재고를 둘 공간과 ISBN만 확보하면 누구나 출판을 할 수 있습니다.

 

Q. 독립한 뒤, 회사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시대의 요청이 없기도 하지만요(웃음). 조직의 중요 인물이 될 수 없다는 판단은 스스로 내려야 합니다. 조직 내부의 자리싸움에서 졌다고 인생 게임에서 진 건 아니에요.
출판사에 있을 때 생각했지만, 회사는 피라미드와 같아서 가장 윗자리까지 갈 수 있는 사람은 한 줌밖에 안 됩니다. 정점에 서기 위해 다른 사람 험담을 하고, 나이 먹으면 젊은 사람의 기획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한물간 꼰대가 되기 쉬워요. 조직 안에서 혼자가 되는 것보다 진정한 의미로 혼자가 되는 게 편해요.
나쁜 사원의 전형이겠지만, 회사에서 인정받지 못한 부분이 가장 커요. 회사에 공헌하지 못한 날이 길어서 조직에 돌아가도 방해만 되지 않을까 합니다.

Q. 지금은 만족하시나요?
그렇습니다. 내가 만족할 수 있는 퀄리티의 제품을 스스로 만들어서 만족할 수량만큼 파는 식이니까요. 물론 잘 팔릴까 하는 공포는 늘 있습니다. 2~30대의 젊은 편집자는 만들고 싶은 책이 있어서 그걸 만들 수 있으면 최고예요. 그렇게 할 수 있는 편집자도 한 줌밖에 되지 않지만, 조직에서 만들고 싶은 걸 만드는 일을 여러 번 하면, 점점 자기 이외의 외적 요소가 얽히게 됩니다. 혼자 할 수 있으면 정년도 없고, 만들고 싶다고 강렬히 느꼈을 때 바로 만들 수 있지 않나 싶어요.
금전적으로 성공했다고 말할 순 없지만, 정신적으로 성장했다고 해야 하나. 혼자가 된다는 것은 ‘책임 있는 자유’를 얻는 것이고,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에 살게 된다는 얘기지요. 그래서 금전 면 말고는 불안이 없어요. 누군가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 일을 이어나갈 수 없다는 무서움으로부터 해방되었으니까요. 그러고 나니 정말로 만들고 싶은 것이 명확하게 보였어요. 혼자가 이렇게 좋은 것이구나 하고 느끼고 있습니다.

 

 

출처

https://danro.asahi.com/article/12483285

GRIJOA 소출판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