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작가 유미리가 보는 일본 작가의 수입

2015. 5. 28. 10:15

"20대에 출판했던 골드러시는 초판을 5만 부 찍었는데, 요즘은 초판 1만 부 전후예요. 이건 저만의 문제가 아니라 극소수의 초베스트셀러 작가 이외에는 모두 초판부수가 적어요. 전철에 탈 때마다 절망해요. 옛날에는 많은 일본인이 문고판 책이나 주간지를 읽었는데, 요즘은 스마트폰만 봐요. 그걸로 전자책을 읽는 것도 아니에요."



"글로 먹고사는 일본 작가는 30명 정도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아주 현실적인 숫자라고 생각해요. 같은 작가인 제 친구는 권당 판매부수가 줄어든 것에 대한 대처로 출판종수를 늘렸다고 합니다. 저는 그렇게 많이 양산할 수 없어요. JR우에노 역 공원 출구를 쓰고 신작 가난의 신이 나오기까지 1년 걸렸어요.



어느 정도 지명도가 있는 작가 중에는 대학, 학원, 문화강좌에서 강의하거나 강연회나 토크쇼를 자주 열어서 원고료와 인세 이외의 부수입에 의존하는 사람도 있어요. 저는 강연회를 거의 안 해요. 듣기론 강연회 개런티도 거품기보다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하더군요. 강연회 수입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작가도 힘들어진 것 같아요.
강연을 안 하는 까닭은 제가 원래 사람들 앞에 서는 걸 힘들어해서 쓰는 일을 선택한 거예요. 다른 일로 돈을 버는 건 생각할 수 없어요. 다만, 한때 소설가를 그만두고 개 훈련사가 되려고 학원에 다닌 적은 있어요. 개를 상대하는 훈련사라면 사람과 얘기 안 해도 되니까요."


"제 연 수입이 많았을 때는 1억 엔 이상, 적을 때는 400~500만 엔이에요. 적을 때도 일본의 평균연봉 정도는 되었는데요. 1억 엔일 때 산 집의 대출금과 유지비가 많이 들어서 수도요금과 전기세도 못 낼 지경이 되기도 했어요. 그 집은 팔려고 내놨고, 4월에 이사할 집은 월세 6만 엔 정도라 앞으로 굶어 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출판사들 자체가 경영난이라서 작가에 대한 대우가 더 좋아지는 건 어렵다고 봐요. 옛날엔 논픽션일 경우, 집필 전에 취재비가 나왔는데, 지금은 작가가 부담합니다. 집필 중에는 수입이 없으니까 경제적인 기반이 없으면 논픽션을 쓸 수 없어요."


"강연회를 열거나 TV에 출연하는 작가를 보고 부러워한 적은 전혀 없어요. 제가 돈을 버는 수단은 쓰는 일밖에 없지만, 돈을 위해서 쓰는 건 아니에요. 작품을 쓸 때는 '그 작품에 대한 봉사'라는 마음밖에 없어요. 저에겐 10년, 20년 계속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출처

http://biz-journal.jp/2015/05/post_10102.html

GRIJOA 소출판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