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results for '소출판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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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20.08.03 -- 장인 정신의 1인 출판사 카메나쿠야
  3. 2020.08.02 -- 1인 출판사 뉴트럴 컬러스 대표의 이야기
  4. 2020.07.31 -- 일본 1인 출판사 대표 4명의 말
  5. 2019.06.21 -- 1인 출판사로 10년을 살아온 나츠하샤 대표 시마다 준이치로 인터뷰
  6. 2017.09.28 -- 책이 안 팔리는 지금, 내가 책방을 연 까닭 - Title 책방 주인 츠지야마 요시오
  7. 2015.11.19 -- 일본 출판계가 완전도서정가제를 시행한 까닭 4
  8. 2015.11.19 -- 일본 서점 직원들이 싫어하는 손님 유형
  9. 2015.09.16 -- 교토의 서점 케이분샤 이치죠, 그리고 서점인 호리베 아쓰시
  10. 2015.08.21 -- 오키나와 마키시 시장의 헌책방 우라라
  11. 2015.05.28 -- 재일동포 작가 유미리가 보는 일본 작가의 수입
  12. 2014.11.30 -- 일본의 1인 출판사 이와타쇼인(岩田書院) 4
  13. 2014.11.17 -- 출판사 창업자에게 출판사 대표들이 했던 조언들
  14. 2014.04.07 -- 한미일의 출판 유통 구조 차이
  15. 2013.06.21 -- 일본에서 한국문학 시장을 키우는 출판사 CUON
  16. 2013.06.07 -- 오직 그 서점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취 - 일본의 개성파 서점들
  17. 2013.02.17 -- 출판사 미시마샤가 차린 서점 <미시마샤 책방>
  18. 2013.02.16 -- 남해의 봄날 정은영 대표 디자인하우스 강의 (2013.1.23)
  19. 2013.01.19 -- 어학서 할인 판매의 말로
  20. 2012.11.06 -- 출판의 한류를 꿈꾸는 출판사 CUON의 김승복 대표 인터뷰
  21. 2012.10.12 -- 韓日 서점과 출판사 수 비교 3
  22. 2012.10.11 -- 소설가 오사와 아리마사 "팔고 싶은 책과 잘 팔릴 책만 만드세요"
  23. 2012.10.05 -- 서점 직원이 본 <기대보다 안 팔리는 책에 공통되는 3가지 포인트+1> 1
  24. 2012.10.02 -- 1인 출판사 나츠하샤 대표 시마다 준이치로 인터뷰 3
  25. 2012.09.27 -- 미시마샤 대표 "출판 불황 따위는 없다!" 1
  26. 2012.09.27 -- 지유가오카의 원점회귀 출판사 미시마샤 대표 인터뷰 1
  27. 2012.09.27 -- 미국 독립 출판사 Seven Stories Press 대표 "출판사는 작아져야 합니다" 1
  28. 2012.09.24 -- 다람쥐 쳇바퀴 출판
  29. 2012.09.24 -- 1인 출판사 좌충우돌 분투기 - 책공장더불어 김보경 대표

교토에서 아내와 함께 2인 출판사 - 치이사고샤

2020. 8. 11. 12:54

치이사고샤(小さ子社)의 하라 고이치(原宏一) 대표

학술 출판사에서 25년간 일하다 50세를 코앞에 둔 2018년에 출판사 '치이사고샤(小さ子社)'를 차린 하라 코이치 대표.
출판사 퇴사 직전, 저자인 대학교수들에게 독립한다고 알리자 원고 주겠다는 분이 많았다고 한다.

 

교토의 차야마 역 앞에 사무실을 내고 그가 처음 출판한 책은 <고시엔을 바라보는 법-역사로서의 고교야구>와 <일본 중세 촌락 문서의 연구>였다. 첫 출판으로선 이례적으로 두 권을 동시에 냈다.

 

"저자분들에겐 감사할 따름입니다. 출판 말고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열심히 해왔을 뿐이에요. 출판사 다닐 때 생긴 인맥이 치이사고샤 운영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고맙게도 아내가 조판과 디자인을 할 줄 알아서 도움받고 있어요."

2020년 4월에 출간한 <연명하는 동물원>은 아내의 일상적인 인맥이 출판과 이어졌다. 타나카 마사유키 동물원 센터장이 아내와 같은 중학교의 PTA 임원을 맡았던 인연으로 책을 내게 되었다. '문과계, 이과계 틀에 얽매이지 않는 책을 내고 싶다'는 치이사고샤와 '연구하는 동물원'의 이미지를 어필하고 싶었던 동물원의 희망이 일치했다고 한다.

 

<연명하는 동물원>은 '동물 복지'의 관점에서 교토 시 동물원의 대응을 해설한 책이다. 일본 언론의 주목을 받아 지역지와 전국지에 서평이 실렸다.

 

치이사고샤의 홈페이지에서는 유튜브와 연동해서 책을 소개하고 있다. 제작한 책 관련 데이터와 일본 역사 관련 데이터를 공개하며 적극적으로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책만으로 끝내지 않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싶습니다."

 

<학교에서 지역을 잇다 - 키타시라카와 어린이 풍토기에서>는 학자와 크리에이터 14명이 풍토기를 바탕으로 교토 키타시라카와의 역사와 문화에 관해 얘기하는 책이다. 집필 멤버들이 유튜브에서 책의 주제에 관해 토크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発刊記念オンライン・トークイベント 『学校で地域を紡ぐ―『北白川こども風土記』から― |

6月25日(木)から毎週1回、4週にわたって、本書の概要を紹介するとともに、今後の課題を考えるイベント。各回、設定したテーマに沿って本書の執筆者数名が報告をおこない、関連分野の��

www.chiisago.jp

인문서를 출판하는 까닭에 관해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인문지(人文知)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인문지는 인간이 살려고 하는 행위 그 자체이니까요. 저도 책을 통해 인문지를 접한 뒤, ‘삶이란 좋은 것이구나’ 하고 위안받은 적이 많아요. 인문지는 안에서부터 사람을 살리기도 합니다. 그런 체험을 치이사고샤 독자에게 선사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겠지요."


하라 코이치 대표는 자비 출판(종이책&전자책)도 병행하고 있다. 이때는 '치이사고샤'가 아닌 '리틀즈'라는 자비 출판 전용 브랜드로 책을 낸다.

"독립 후 실적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아요. 실패든 성공이든 제가 다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굴곡이 있는데, 한 2년은 어렵다가 이제 겨우 궤도에 오른 것 같아요.
출판사를 꼭 교토에다 차리겠다고 고집한 건 아니지만, 교토엔 우수하고 수준 높은 저자가 많습니다. 그 부분은 도쿄보다 이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출처
www.bunkanews.jp/article/220775/

www.chiisago.jp/about/

GRIJOA 소출판시대

장인 정신의 1인 출판사 카메나쿠야

2020. 8. 3. 16:10

카메나쿠야(亀鳴屋)는 카츠이 타카노리 씨가 45세(2000년)에 창업해서 20여 년째 가나자와에서 운영해오고 있는 1인 출판사다. 올해로 65세(1955년생)인 그는 직접 인디자인으로 조판까지 하며 1년에 3~4권씩 단편소설, 시집, 에세이, 사진집을 출판하고 있다.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소설가와 시인을 발굴해 펴내는 등, 지금까지 그가 만든 책은 50권 이상. "다른 출판사가 낼 것 같은 책을 내가 만드는 건 의미가 없다"는 독자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다른 출판사에서 낼 것 같은 책은 만들 필요가 없고, 누가 이미 낸 내용의 책도 제가 낼 필요가 없어요.
갖고 싶지만, 서점에 없다든가 아무도 만들지 않는 책이라면 제가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제가 안 하면, 세상 그 누구도 알지 못한 채 묻히는 작품을 책의 형태로 남기고 싶습니다."

 

카메나쿠야 출판사의 책은 서점에서 팔지 않고, 메일과 팩스로만 주문을 받는다. 1권당 500부밖에 안 만드는 영세 출판이라고 겸손해하지만, 츠게 요시하루, 와다 마코토 등 유명 작가의 표지를 담당하는 등 책 만드는 실력을 인정받아 카메나쿠야가 만든 책이라면 내용도 안 보고 사는 고정 팬이 많다. 책이 나오면 전국에서 주문이 온다.

 

창업 이후 20년 동안 흑자를 내기 시작한 것은 최근 5년 정도라고 한다. 회사원인 아내의 수입이 그동안 생활을 받쳐줬다며 쓴웃음을 짓는다. 출판하고 10년이 지나도 다 안 팔리는 책이 많다.
그래도 카츠이 대표는 흔들리지 않는다.
"좋은 작품을 세상에 계속 알리고 싶습니다."

 

카츠이 대표의 철학은 처음 출판한 <후지사와 세이조 빈곤 소설집>에 담겨 있다.
"불우한 말년을 보낸 작가의 작품에 공감합니다. 가난에 관한 세계관을 표현하기 위해 제가 좋아하는 만화가 츠게 요시하루의 그림을 표지에 썼어요. 책을 넣는 나무 케이스도 만들었는데, 오래된 느낌을 주려고 그을린 들깨를 섞은 도료를 칠했죠."

 

"읽기 쉬운 글자 간격, 글자 크기 등을 염두에 두고 책을 만들어요. 읽는 사람은 잘 모를 수 있지만, 쾌적하게 읽히겠죠."

카메나쿠야 출판사는 책 제목과 표지에 고급스러운 후가공을 넣어 소장 가치를 높인다.

 

무로 사이세이의 자택이 주제인 <마고메의 집>은 책 케이스에 그 집을 연상시키는 대나무를 붙였다.
정원사에게 의뢰해서 실제 대나무를 그 집의 울타리처럼 짜 넣었어요. 한 권 주문 오면 부부 둘이서 툴툴거리며 20일 정도 걸려 만들어요. "이제 하기 싫다. 주문 오는 게 귀찮다" 하면서요(웃음).

 

<센토 단편 일기>는 책에 9장의 그림 종이(扉絵)를 책 안에 직접 붙여서 만든다. 100권 주문 들어오면 둘이서 붙이는 데 이틀 걸린다고 한다.

 

카메나쿠야에서 책을 낸 그림 작가 무토 료코 씨는 말한다.
"책 안에 그림 종이를 직접 붙이자고 제안했더니 정말로 해주시겠다는 거예요. 꼭 내고 싶은 책, 재미있는 책을 위해서라면 어려운 일도 마다하시지 않는 점이 다른 출판사와 다른 점이죠."

 

카츠이 대표와 일해본 저자들은 그가 책 만드는 일을 정말 좋아하는구나 하고 느끼며 그 재미에 같이 빠진다고 한다.

 

 

출처

www.reallocal.jp/1042

www.nikkei.com/article/DGXMZO57902560Q0A410C2CR0000

 

GRIJOA 소출판시대

1인 출판사 뉴트럴 컬러스 대표의 이야기

2020. 8. 2. 19:23

출판사, 편집 프로덕션, 여행 잡지에서 편집자로 일하다 2018년 11월 ‘뉴트럴 컬러스’라는 1인 출판사를 차린 카토 나오노리 대표. 그의 블로그에는 그가 책을 만드는 과정이 계속 올라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Q. 혼자 출판사를 차린 계기는?
출판사, 편집 프로덕션, 디자인 회사를 저니맨처럼 옮겨 다니다 혼자 일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좇다 보면 혼자서 할 수밖에 없어요.
회사나 조직이 추구하는 건 매출 아니면 제 생각과는 동떨어진 누군가의 ‘의향’이에요. 이제 마흔이 넘다 보니 누군가의 의향으로 제 일이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이 싫었어요. 물론, 모두가 같은 방향을 보고 건투하는 조직은 부러운 부분도 있어요.

 

Q. 전부 자기 책임으로 일하신다는 얘기네요?
그렇습니다. 2018년에 디자인 사무소에 다닐 때, <ATLANTIS>라는 잡지의 편집을 담당하면서 영업도 직접 해봤어요. 6000부 정도 팔려서 혼자 할 자신이 생겼죠.

 

Q. 혼자 일하시면서 괴롭거나 기쁜 일이 있다면?
거래처에 결제해야 하는 월말이 무서워요. 아주 예민해지죠(웃음). 또, 혼자서 실수하면 안 되니까 술을 잘 안 마십니다. 건강을 잘 챙기려다 보니 건강식품도 잘 알게 되었어요.
하지만, 옛날부터 집단에 있으면 우울해졌어요. 인간관계가 서툴러서 직설적으로 말하다 나중에 곧잘 후회했죠. 그래서 혼자 일하는 편이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불안한 마음은 있지만요.

Q. 책을 만드는 일은 혼자가 좋다고 생각하나요?
제 규모로는 혼자가 좋습니다. 동료가 있으면 분업할 수 있어서 효율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 책은 편집장이나 컨셉을 생각한 사람 것이니까 쓸데없는 잡음으로 일이 멈추면 안 되잖아요.
팔릴지 안 팔릴지 하는 판단을 자신이 아닌 남에게 맡기면, 아무래도 안전하고 무난한 쪽을 선택하기 쉽습니다. 혼자서 하면 ‘몇 승 몇 패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논픽션, 잡지, 사진집, 그림책을 1권씩 만든다면, 논픽션과 잡지는 꼭 이익을 내고, 사진집과 그림책은 본전만 해도 좋다는 식으로 2승 2무를 생각하는 거죠. 제 책임으로요.

 

Q. 1인 출판사에서 외부 협력자와 일을 할 때랑 회사에서 동료와 일할 때 다른 점이 있을까요?
출판사 다닐 때는 친한 동료가 거의 없었어요. 고교 시절부터 혼자 밥 먹었거든요. 편집부 직원과 식사나 회식 자리를 갖는 게 부담스러워요. 사람마다 먹고 싶은 게 다 다르고 같이 밥 먹으면 꼭 다른 사람 뒷담화를 하게 되잖아요(웃음). 자리를 늘 피했더니 혼자가 되어 버렸습니다.
회식 자리에서 이런 책을 만들고 싶다고 말하면 “그게 팔리겠어?” 하는 얘기밖에 안 나와요. 그럼 혼자 하겠다고 마음먹었죠.
회사 소속일 땐, “OO출판사의 XX입니다”라고 말하면, 사회적 신용도 덕에 유명 저자를 끌어들일 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간판이 있든 없든 결과는 마찬가지예요.

Q. 역량만 있으면 간판은 상관없다는 말씀인가요?
혼자서 하니까 책임이 동반되잖아요. 무슨 일을 하든. 그 컨텐츠가 꼭 필요하면, 그 저자의 강연회에 가서 만난다든가 편지를 쓰거나 하면서 설득하는 데 시간을 더 투자할 수 있죠.
전부 혼자 하는 건 힘들지만, 대형 출판사가 아니라고 책을 못 내는 시대는 아니에요. 재고를 둘 공간과 ISBN만 확보하면 누구나 출판을 할 수 있습니다.

 

Q. 독립한 뒤, 회사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시대의 요청이 없기도 하지만요(웃음). 조직의 중요 인물이 될 수 없다는 판단은 스스로 내려야 합니다. 조직 내부의 자리싸움에서 졌다고 인생 게임에서 진 건 아니에요.
출판사에 있을 때 생각했지만, 회사는 피라미드와 같아서 가장 윗자리까지 갈 수 있는 사람은 한 줌밖에 안 됩니다. 정점에 서기 위해 다른 사람 험담을 하고, 나이 먹으면 젊은 사람의 기획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한물간 꼰대가 되기 쉬워요. 조직 안에서 혼자가 되는 것보다 진정한 의미로 혼자가 되는 게 편해요.
나쁜 사원의 전형이겠지만, 회사에서 인정받지 못한 부분이 가장 커요. 회사에 공헌하지 못한 날이 길어서 조직에 돌아가도 방해만 되지 않을까 합니다.

Q. 지금은 만족하시나요?
그렇습니다. 내가 만족할 수 있는 퀄리티의 제품을 스스로 만들어서 만족할 수량만큼 파는 식이니까요. 물론 잘 팔릴까 하는 공포는 늘 있습니다. 2~30대의 젊은 편집자는 만들고 싶은 책이 있어서 그걸 만들 수 있으면 최고예요. 그렇게 할 수 있는 편집자도 한 줌밖에 되지 않지만, 조직에서 만들고 싶은 걸 만드는 일을 여러 번 하면, 점점 자기 이외의 외적 요소가 얽히게 됩니다. 혼자 할 수 있으면 정년도 없고, 만들고 싶다고 강렬히 느꼈을 때 바로 만들 수 있지 않나 싶어요.
금전적으로 성공했다고 말할 순 없지만, 정신적으로 성장했다고 해야 하나. 혼자가 된다는 것은 ‘책임 있는 자유’를 얻는 것이고,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에 살게 된다는 얘기지요. 그래서 금전 면 말고는 불안이 없어요. 누군가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 일을 이어나갈 수 없다는 무서움으로부터 해방되었으니까요. 그러고 나니 정말로 만들고 싶은 것이 명확하게 보였어요. 혼자가 이렇게 좋은 것이구나 하고 느끼고 있습니다.

 

 

출처

https://danro.asahi.com/article/12483285

GRIJOA 소출판시대

일본 1인 출판사 대표 4명의 말

2020. 7. 31. 15:11

2015년 일본 경제산업성 조사에 따르면 일본에는 3307사의 출판사가 있습니다. 상시근로자 4명 이하가 1496사이며, 그중 1인 출판사는 100사 정도입니다.

출판사가 출간한 책의 대부분은 도서유통회사를 통해 전국 서점에 유통됩니다. 책은 위탁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3개월 이내엔 안 팔린 책을 출판사에 반품할 수 있습니다.

현재 신간은 한 해 약 8만 종이 나오며 매일 200종 이상이 출판되고 있습니다. 2017년 이후 일본의 출판 시장은 1996년 매출의 절반까지 규모가 축소된 상황입니다.

 

1996년을 정점으로 매출이 감소하며 20년 이상 이어지고 있는 출판 불황 속에서 단 혼자서 출판사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책의 기획부터 편집, 영업, 배본까지 여러 가지 일을 혼자서 하는 것은 상상만 해도 힘든 일입니다.
현재 일본에 100사 정도 있다는 1인 출판사의 실정을 알아봤습니다.

 

왼쪽부터

스탠드북스(STAND! BOOKS) 모리야마 히로유키 / 치이사이쇼보(小さい書房) 야스나가 노리코

타바북스(タバブックス) 미야카와 마키 / 에코샤(恵光社) 다테 쥰

모리야마 - 요시모토 흥업의 출판 부서에서 일하다 마흔을 넘긴 시점에 남은 삶 동안 책을 몇 권 낼 수 있을까 생각해봤어요. 제 힘을 다 쏟아 만들 수 있는 책을 1년에 5권이라고 보면, 환갑까지 100권밖에 못 만들잖아요. 그래서 남은 삶은 제 판단과 책임으로 하고 싶다고 생각해서 출판사를 차렸어요.

야스나가 - 저자에게 지급하는 인세는 책 정가의 10%가 일반적입니다. 대형 출판사나 1인 출판사나 똑같죠. 작은 출판사가 인세마저 낮추면 원고를 받기 어렵습니다. 저는 작은 출판사이기 때문에 더욱더 선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미야카와 - 대형 출판사도 인세 10%를 넘기지 않아요. 요즘엔 초판 부수도 1인 출판사와 별 차이가 없죠.

미야카와 - 1인 출판사의 강점은 스피드죠. 혼자라서 회의가 없어요(웃음). 괜찮은 필자가 보이면, 바로 말을 걸 수 있습니다. 출판사 다닐 때는 저자의 출판물 성적을 자료로 만들어 회의에서 통과시켜야 했지만, 지금은 실행으로 옮기는 게 빨라요.

모리야마 - 스탠드북스는 정치부터 음악까지 출판 장르의 폭이 넓은데요. 이른바 '1인 종합 출판사'죠. 특별한 컨셉은 없고, 제가 빠져든 저자의 책을 내고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책의 장르가 제각각이라서 책마다 서점 담당자가 다르다며 영업 도와주시는 분이 힘들다고 해요.

 

모리야마 - 책은 1권 만드는 데 보통 200만 엔(한화 약 2270만 원) 정도 듭니다. 인세, 인쇄비, 종잇값, 디자인비 등등 포함해서요. 게다가 책값 중 저자 10%, 출판사 60%, 유통사 10%, 서점 20%로 배분이 됩니다.

미야카와 - 초판 2000부 찍으면 800부 정도는 팔려야 적자를 면하는 이미지입니다. 800부 팔릴지 예상은 데이터도 보긴 하지만, '예측'이 기본이에요.

야스나가 - 몇 권 내보면, 이 책이면 이 정도는 팔리지 않을까 대충 알게 됩니다. 대형 출판사와 견주면 마케팅에서 코끼리와 개미만큼 차이가 나기 때문에 똑같이 따라 하는 건 무리예요. 우리 출판사는 원화전을 연다든가 인터넷으로 소소하게 알리는 등, 돈을 많이 안 들이고 알리는 방법을 택합니다.

야스나가 - 출판사 창업 자금은 600만 엔(한화 약 6830만 원)이에요. 제가 번 돈으로 마련했습니다. 법인이 아니라서 제 급여는 계산에 넣지 않았지만, 빚은 지지 않겠다고 정했죠. 처음에는 창업 자금이 줄어들기만 하고 낸 책이 잘 나간다는 보장이 없어요. 가끔 1인 출판사 하겠다는 분과 상담하는데, 초반에 버틸 수 있는 자금이 없으면 힘들다고 말하죠.

모리야마 - 600만 엔 있어도 3권 만들 수 있는 비용이죠. 저는 600만 엔의 자본금에 지자체에서 빌린 창업지원금 600만 엔을 더해 1200만 엔(한화 약 1억 3600만 원)으로 시작했어요. 다행히 차입금에는 손을 안 대고 조금씩 갚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금전적으로 힘든 시기가 오리라 생각해서 언제든 돈을 빌릴 수 있도록 공과금 이체 계좌를 가까운 신용금고로 옮겼습니다(웃음).

미야카와 - 재고도 자산으로 보기 때문에 세금이 나가죠. 창고보관비도 무시할 수 없고.

다테 - 저는 처음엔 거래처 창고와 별도로 다른 창고를 따로 빌려서 재고를 보관했어요. 이사한 뒤로는 춤 선생인 어머니가 쓰던 교실의 넓은 방을 창고로 쓰고 있습니다.

 

Q. 회사 그만두고 출판사 시작하신 뒤 수입이 줄었나요?

미야카와 - 그건 당연하죠(웃음).

야스나가 - 수입이 전혀 다르죠. 역시 회사원이 편합니다.

모리야마 - 저희는 아내가 음식점을 하고 있고, 아이가 3명 있어서 1년에 드는 생활비를 계산한 다음, 거기서 역산해서 제 급여를 결정해요. 돈을 얼마나 벌었으면 좋겠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있으면 살아갈 수 있는지로 계산하죠.

Q. 출판사 하면서 고생한 기억은?

다테 - 전에는 차가 없어서 자전거 타고 서점 영업을 다녔습니다. 마쓰에에는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이치바타 전차가 있어서 이웃 이즈모 시까지 자전거로 영업한 적도 있어요. 땀을 많이 흘려서 서점 직원이 이유를 묻기도 했죠.

 

모리야마 - 힘든 건 사실이지만, 고생이라고 느끼진 않아요. 회사 다니던 시절과 견주면 일을 농땡이 부릴 수가 없게 되었어요. 대낮 미팅 중 맥주를 마시던 것도 못 하게 되었죠(웃음). 비용 문제도 전보다 훨씬 의식합니다.

미야카와 - 모든 작업을 혼자 해요. 경리 일도 하고, 반품된 책의 커버와 띠지를 새로 싸는 일도 하죠. 메일로 아마존에서 들어온 주문을 보고, 팔림새를 확인하는 것이 아침에 제일 처음 하는 일이에요.
불안한 건 내가 죽으면 출판한 책들은 어찌 될까 하는 점이에요. 그 밖에도 혼자이기 때문에 내 안목과 감성이 시대에 뒤처져도 깨닫지 못할 수도 있어요. 1인 출판사의 리스크죠. 그래서 곧 제 작업 모두를 도와줄 직원을 뽑을 예정이에요.

야스나가 - 전 제가 사라지면, 저자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질지 생각합니다. 지금 40대 중반이니까 앞으로 최대 30년 산다고 치면, 신간 내는 건 어려워도 기존 책들은 계속 살릴 방법을 찾고 싶어요. 다른 출판사가 물려받아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테 - 에코샤(恵光社)라는 사명은 할머니 계명에서 따온 거예요. 그래서 저는 회사를 없앨 수 없어요. 낸 책은 절판하고 싶지 않아요. 아직 작지만, 언젠가 아들이 책에 흥미를 보여서, 함께 출판사를 운영하면 재밌겠다고 생각합니다.

모리야마 - 출판사를 시작하고 새삼 느끼는 것은 낸 책은 백년 후에도 남는다는 것. 책은 저 한 사람의 것이 아니고 사회의 것이라는 감각이죠.

 

 

출처

www.cataloghouse.co.jp/yomimono/0025 

www.cataloghouse.co.jp/yomimono/0025/index2.html

 

치이사이쇼보(小さい書房)의 야스나가 노리코 대표, 타바북스(タバブックス) 미야카와 마키 대표의 이야기는 <일본 1인 출판사가 일하는 방식>에서 더 자세하게 다룹니다.

 

일본 1인 출판사가 일하는 방식

일본에서 나 홀로 출판사를 차린 대표 10명의 이야기를 편집자 출신의 저자가 취재하여 쓴 책. 어떻게 출판사를 차리게 되었는지, 1인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느낀 점, 자기 출판사의 방향과 철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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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IJOA 소출판시대

1인 출판사로 10년을 살아온 나츠하샤 대표 시마다 준이치로 인터뷰

2019. 6. 21. 12:56

일본의 1인 출판사 나츠하샤(夏葉社) 대표 시마다 준이치로(島田潤一郎)의 2018년 9월 인터뷰 요약

"애가 태어난 뒤론 ‘내 일을 오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제 결론은 ‘다른 회사가 하지 않는 일을 한다’는 거예요. 다른 회사가 귀찮다거나 안 팔린다는 이유로 안 하는 일이요. 그런 일을 과감하게 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안 팔려서 실패하기도 합니다(웃음). 

하지만, 남들이 안 하는 걸 하면,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나타나요."


"일엔 경험이 오히려 방해되기도 합니다. 이 시기까지 이 정도 돈을 벌어야 한다고 회사 차원에서 목표를 세운 뒤, 책을 짧은 기간에 만들어 확실히 매출을 올린 경험 말이죠. 돈은 벌겠지만, 그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책은 ‘좋은 것’과는 거리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해선 제 일을 오래 할 수 없다고 봤어요.

 

제 출판사처럼 작은 곳에 원고를 주는 저자분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선 오래오래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인 회사의 이점이라고 하면, 작업자와 이야기 나눈 뒤, “회사로 돌아가서 검토해보겠습니다” 하는 식이 없고, 즉석에서 전부 결정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디자이너들도 그래서 편하다고 해요. 저자나 독자에게도 마찬가지예요. 독자가 다음엔 이런 책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하면, 할지 말지 바로 답할 수도 있죠.

 

회사에 가서 다시 검토하겠다는 일 처리 방식은 회사가 두 사람 이상인 시점부터 생깁니다. 혼자냐 두 사람이냐는 큰 차이라고 생각해요. 10년간 29권을 냈지만, 두 사람이었다면 내지 못했을 책이 많아요. 그래서 앞으로도 혼자가 좋아요.

 

잘 얘기해놓고 회사로 돌아가서 다수가 검토하면, 표지 등 전혀 다른 안이 여럿 나오거나 가장 높은 사람이 진부한 걸로 결정해버려서 당초 의도와 다른 게 나오는 일이 곧잘 있지 않나요?"


"나츠하샤는 보통 초판 2500부를 찍기 때문에 2500명을 보고 책을 만듭니다. 10명이 기뻐해 주면 시작하는 사업도 있으니 거기에 견주면 많다고 생각해요.

 

그 2500명은 새롭고 특별한 걸 원합니다. 2500명의 독자 중 1년에 500명 정도가 바뀐다고 보면, 새로운 500명의 독자에게 어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업은 서점만이 아니고 독자를 향해 합니다. 서점과도 독자와도 되도록 대등하게 지내고 싶어요. 영업과 편집을 나눠서 생각하는 게 아니고,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간관계로 이어지는 편집이기에 ‘전에 저 사람이 이걸 사줬지, 저 사람은 저걸 사줬지’ 하고 떠올리다가 새로운 책을 기획하게 됩니다."

 

 

"출판편집자는 책을 읽어야 해요. 전 사놓고 안 읽은 책이 1000권이나 있습니다. 아마 평생 읽어야 할 것 같은데, 산 걸 후회하진 않아요.

 

저보다 몇천배 재능 있는 사람들이 몇 년에 걸쳐 쓴 걸작이 세상에는 가득합니다. 이제 반평생이 지난 42세이니 그 책들을 못 읽고 죽을 순 없습니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저는 스마트폰 보는 걸 1년 반 전부터 그만뒀어요. 스마트폰을 좋아하지만, 한 번 보면 멈추지 못하고 계속 봐버려요. 50세쯤 되면 다시 스마트폰을 보려고 해요. 8년 후 스마트폰 세계가 어떨지 무척 기대됩니다. 8년 안 하다 하면, 계속 보는 습관을 관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못 하면 또 그만둘 거예요.


지금은 40대니까 아이와 지내는 시간과 책 읽는 시간을 확보하려면, 스마트폰은 없는 편이 나아요. 편집자는 역시 책을 읽어야 하니까요."


"2016년에 둘째가 태어났는데, ‘넌 애 둘 좀 봐줘. 난 일 할게’라는 식으론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둘째가 좀 클 때까지 일은 1일 5시간만 하기로 했습니다. 2017년 1월부터 점심시간 포함한 근무시간은 오전 10시~오후 4시입니다. 일이 많을 때는 조금 일찍 출근하구요. 보통은 9시 반에 나와서 10시부터 일을 하다 12시에 식사하며 한 시간 쉬고 오후 4시까지 일해요. 일하는 시간은 절반이 되었지만, 책을 만드는 일의 양은 변함이 없습니다.

 

4시에 사무실을 나오면 5시에 집에 도착하는데요. 그때부터 저녁을 만들고 아이들을 씻기고 재우면, 밤 10시쯤 됩니다. 1시간 정도 아내와 얘기하거나 책과 영화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죠. 그리고 다음 날 신선한 기분으로 사무실로 갑니다."


"철학자 쇼펜하우어가 “책을 산다는 건 시간을 산다는 것이다. 미래의 자신을 사는 것이다”고 했어요. 혼란스러운 이 시대에 돈을 주고 책을 산다는 건, 미래의 시간을 사는 것이죠. SNS를 보면 공짜로 즐길 수 있는 시간인데, 그걸 끊고 책을 보는 시간에 돈을 들인다는 건 호사스럽게 느껴집니다.

 

모든 것이 더 빠르고 편리한 것으로 바뀌는 시대이지만, 책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집에서 부모가 재밌게 읽는 걸 보고 아이도 흥미를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책 읽는 습관이 후대로 이어지면 좋겠어요."

 

 

"헌책방을 오래 운영해온 분에게 오래 해온 비결이 뭐냐고 물었더니 “내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오래 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라고 하더군요. 편했던 적은 한 번도 없대요. 좋은 말이라고 생각했어요.

 

저도 마찬가지로 얼마나 지나야 안정이 될까 하고 생각하면서 1인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어요. 60세까진 바둥바둥 허둥지둥 하면서 지내지 않을까요."

 

 

출처

https://kurashicom.jp/4208

https://kurashicom.jp/4209

GRIJOA 소출판시대

책이 안 팔리는 지금, 내가 책방을 연 까닭 - Title 책방 주인 츠지야마 요시오

2017. 9. 28. 10:57

2016년부터 도쿄 오기쿠보에서 책방 Title을 운영중인 츠지야마 요시오

 

 

"전체적으로 책이 안 팔린다는 통계와 지금 이곳에서 책을 판다는 개별 행위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다른 소매업종에선 당연히 하고 있는 걸 서점계에선 잘 안 하고 있다는 느낌을 책방 열기 전부터 받았어요. Title 책방에서 당연한 방식으로 책을 팔아보고 그래도 안 팔린다면 책은 정말로 안 팔린다고 말할 수 있겠죠.

기존 일본 서점들은 매번 비슷한 일을 해왔어요. 도서 유통사로부터 자동으로 오는 신간을 기다리고, 베스트셀러만 확보해서 진열하면 팔렸죠. 많은 이가 책을 읽는 시대였으니까요.

 


요즘은 즐길 거리가 늘어나서 예전 방식으로는 매출이 계속 줄어듭니다. 독서가 대중적인 취미에서 내려오고 있는데도 예전 판매 방식을 고집하는 부분에 서점인의 딜레마가 있다고 생각해요. 책방을 해보니 제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책방에 사람이 오지 않더군요. Title 앞을 지나가는 사람 중 90%는 책방에 눈길 한번 안 주고 지나칩니다. 이게 책의 현 위치죠.

 

그래도 Title의 매출과 이익은 생각보다는 순조롭게 올라가고 있어요. 그 까닭은 책방을 열 때부터 '모든 이'를 상대할 생각을 버려서예요. 책은 모든 이가 사는 게 아니라고 포기하면 발상의 전환이 됩니다. Title에는 보통의 일본 서점에서 매출 비중이 높은 잡지와 만화는 일부를 제외하고 갖다두지 않습니다. 그 대신 소수라도 찾는 이가 꼭 있는 고액의 전문서와 독립 출판물을 진열하지요. 그리고 그 가치를 전하기 위해 긴 시간을 들여서 제가 추천하는 책을 손님이 사게끔 궁리합니다. 서점 일의 본질은 책을 소개하는 데 있습니다. 저희 웹사이트와 트위터에서도 매일 책을 소개해요. 


손님이 책을 사는 환경을 만들려면 저는 손님과 책 사이에 쓸데없는 건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좋은 책이면 손에 쥔 순간 책에서 어떤 묵직함이 뿜어져 나와요. 그건 자연스럽게 손님에게 전해지니까 서점이 할 일은 손님이 그 책을 만나는 데 방해를 하지 않는 거예요.

 

 

구체적으로 말하면 Title에서는 책의 표지에 집중하도록 POP는 절대 달지 않고요. 옆에 있는 책도 같은 가치관과 분위기를 공유할 수 있는 종류로 진열해서 흐름을 깨지 않도록 배려합니다. 그리고 차분한 배경 음악을 깔아서 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요. 그렇게 하면 책이 저절로 손님을 만나러 갑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을 판다는 사실입니다. 책을 깊게 알고 파고드는 일이 서점 일의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책은 만들면 그걸로 끝, 책은 진열하면 그걸로 끝'이라는 식이 아직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새로운 일을 안 해왔기 때문에 여러 가지 판매 방식이 나올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게 아닐까요.


책은 한 권 한 권이 다 달라서 모든 책에 맞는 판매 방식은 없어요. 책은 안 팔리는 게 아니고 안 파니까 안 팔리는 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출처 - http://gendai.ismedia.jp/articles/-/52995

GRIJOA 소출판시대

일본 출판계가 완전도서정가제를 시행한 까닭

2015. 11. 19. 14:12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책값을 단 1%도 할인할 수 없는 완전도서정가제(일본 명칭 '재판매가격유지제도')를 시행하는 나라입니다. 일본인이 쓴 완전도서정가제의 취지를 요약 정리해서 공유합니다.



완전도서정가제의 두 가지 취지

1. 일본 어디에 살든 돈이 많건 적건 누구나 평등하게 책을 살 수 있게 한다.

만일 완전도서정가제가 없어서 서점이 책값을 자유롭게 정하는 구조라고 합시다. 도쿄 같은 수도권은 서점이 많아서 서로 지지 않기 위해 할인 경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결과, 서점이 많고 경쟁이 치열한 도쿄에서는 책값이 내려갑니다. 그래서 도쿄 같은 도심지에서 거주하는 사람은 책을 싸게 살 수 있겠지요.

반면, 지방은 도쿄보다 서점 수가 훨씬 적기 때문에 서로 할인 경쟁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지방 서점들은 가격을 내리지 않고 팔고, 지방 사람들은 책을 할인 없이 사야 합니다. 이로 인해 지역간 격차가 생겨버리죠.


또한, 완전도서정가제가 없으면 가격경쟁으로 인해 작은 서점들이 망해버립니다. 동네 서점은 사라지고 도심의 대형서점만이 남게 되어 지방 사람들은 책을 쉽게 볼 수 없게 됩니다. 누구나 평등하게 책을 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지역 격차를 없애자는 것이 완전도서정가제의 필요성 중 하나였습니다. 

(역주-온라인서점의 할인율이 높고, 전국에 택배가 하루면 도착하는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이 취지가 무색한 부분이 있다)


2. 유명하고 큰 출판사와 이름 없고 가난한 출판사가 평등하게 출판할 수 있다.

완전도서정가제에서는 아주 작은 출판사라도 출판업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가장 큰 출판사와 가장 작은 출판사가 있다고 합시다. 규모가 큰 출판사는 만화, 소설, 경영서, 잡지 등 온갖 책을 대량으로 출판합니다. 반면, 일본에서 가장 작은 출판사는 장수풍뎅이에 관한 책만을 전문으로 출판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책값을 서점이 자유롭게 결정하는 시스템이라면(완전도서정가제를 없앤다면), 서점은 다른 서점보다 책값을 할인해서 경쟁력을 확보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하면 책을 많이 팔 수 있을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여기서 힘들어지는 건 장수풍뎅이 책을 전문으로 내는, 일본에서 가장 작은 출판사입니다. 대형 출판사는 책값이 내려가서 이익이 줄어도 규모가 크기 때문에 비교적 영향이 적습니다. 규모의 메리트(merit of scale)가 있는 거죠. 그러나 작은 출판사는 그렇지 않아도 책 종수가 적은데, 가격이 내려가면 이익이 줄어서 출판사 운영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릅니다. 수요가 정해진 책이고 원래 이익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이익 감소는 사활이 걸린 문제가 되지요.


그래서 책값을 서점이 마음대로 할인하는 구조가 되면 작은 출판사들은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장수풍뎅이에 관한 책들도 내지 못하게 되고, 그 책을 읽고 싶었던 독자들은 난감해집니다.

완전도서정가제가 있으면 작은 출판사라도 가격을 자유롭게 정해서 출판 활동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서점 구석 책장에 있는, 그다지 수요가 없는 책의 가격이 비싼 까닭은 작은 출판사가 생존을 위해 이익을 낼 수 있는 가격을 매겼기 때문입니다.

출판사 크기와 상관없이 여러 출판사가 다양한 책을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완전도서정가제의 필요성 중 하나입니다.


일본이 완전도서정가제를 앞으로도 지속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몇 년 전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필요성 여부를 가지고 갑론을박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할인을 원천 봉쇄당한 쪽의 불만도 있기 때문에 보완책에 대한 의견도 나왔습니다. 1980년 일본처럼 할인할 수 없는 책과 할인할 수 있는 책을 출판사가 자유롭게 정할 수 있게 한다든가 한국처럼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정가를 내릴 수 있게 한다든가요.

2001년, 일본의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혼란을 막기 위해 당분간 완전도서정가제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출처 - http://kot-book.com/%E5%86%8D%E8%B2%A9%E5%88%B6%E5%BA%A6%E3%81%AE%E4%BB%95%E7%B5%84%E3%81%BF/ 

GRIJOA 소출판시대

일본 서점 직원들이 싫어하는 손님 유형

2015. 11. 19. 11:52


1. 안 사고 서서 읽으며 시리즈물을 독파하려는 손님

매주 토요일이 되면 8시간 동안 읽고 돌아가는 용자도 있음.


2. 바닥에 앉아서 읽는 손님

통로가 좁아져서 방해되고 서점의 품위도 떨어진다. 무엇보다 책을 안 산다.


3. 시끄럽게 떠드는 아이를 내버려두는 부모

서점은 조용한 공간이라는 모토에 방해가 된다.


4. 비에 젖은 우산을 들고 서점 안을 돌아다니는 손님

책의 최대 적은 '물'. 

책에 물이 닿는 순간 책은 끝장.


5. 책의 내용을 휴대폰으로 찍거나 메모하는 손님

죄 의식이 없는 듯.


6. 책을 읽고 원래 위치에 놔두지 않는 손님

가장 잘 흐트러지는 곳이 잡지 코너


7. 더러운 손으로 책을 넘기는 손님

라이트노벨 코너에 자주 나타난다. 

심지어 손가락에 침 묻혀가면서 페이지를 넘기는 사람도 있다.


8. 책 위에 아무렇지도 않게 가방이나 짐을 올려두는 손님


9. 서점 의자에 앉아서 자는 손님

자다가 침 흘려서 책에 닿을까 걱정된다.



출처 - http://kot-book.com/bookstore-hate/

GRIJOA 소출판시대

교토의 서점 케이분샤 이치죠, 그리고 서점인 호리베 아쓰시

2015. 9. 16. 15:03

교토에 있는 '케이분샤 이치죠 점(恵文社一乗寺店)'은 영국 가디언지가 2010년 7월에 선정한 '세계의 베스트 10 서점' 중 하나이다. 케이분샤의 분점으로 1975년에 개업한 이 서점은 교토의 한 귀퉁이에 있으면서도 지명도가 높다. 교토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손님들이 찾아오는 '교토의 관광명소'라고 알려질 정도다.

이 서점에 아르바이트생으로 들어가 점장이 되기까지 13년간 일했던 호리베 아쓰시(堀部篤史 1977년생)의 인터뷰.



케이분샤 이치죠 점의 역사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취직할 생각이 없었고, 아르바이트로 생활했어요. 교토 안에서도 사쿄 구는 학생 문화가 강한 지역이에요. 졸업하고 나서도 취직하지 않고 이 지역에 남아서 가게를 차리는 사람이 제 주위에 몇 명 있었습니다. 그게 저한텐 익숙한 모습이어서 교토에 남기로 한 게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죠. 1996년, 케이분샤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친구 소개로 이 서점에서 아르바이트하게 되었어요. 간단한 면접 후, 사장님이 느닷없이 '하고 싶은 대로 진열해봐!'라고 하셨어요. 

서점이 어려워져서 사장님이 대형서점 점장 출신을 데려오셨는데, 자기 취향대로만 책을 진열하는 걸 보고 전 '아, 저런 방식으론 안되는구나' 하고 배웠죠. 그분이 그만둘 때 사장님이 '네가 점장 해'라고 하셔서 2002년에 25살의 나이로 케이분샤 이치죠의 점장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스태프가 바뀔 때마다 주문하거나 진열하는 책들의 종류가 바뀌었기 때문에 혼란스러웠어요. 그러다 보니 경영이 어려웠죠. 다행히 사장님이 '이곳이 적자라도 케이분샤 전체에서 채산을 맞추면 된다'며 스태프에게 다 맡겨주셨어요. 오랜 시행착오 끝에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1999년에 서점 웹사이트를 만들어서 우리 서점의 이미지를 세상에 내보내고 나서 변화가 있었어요. 그전까진 스태프에 따라 서점의 이미지가 바뀌어서 일관된 느낌이 없었어요. 책 선정이나 진열에 관해 스태프들끼리 공유는 했지만, 어떤 철학 없이 개인의 감으로 하는 부분이 많았어요.

웹사이트를 만들고 서점의 철학을 문자로 표현한 뒤로, 케이분샤 이치죠 점만의 철학을 모든 스태프가 강하게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점의 이미지, 책 선정과 진열이 어떤 방향성을 갖기 시작했죠. 그리고 그전에는 근처에 사는 분들만 왔는데, 웹사이트가 생긴 뒤로 멀리서 찾아오는 분들도 생겼어요. 그 뒤로 경영도 조금씩 안정되었습니다."



일하는 방식

"평일은 개점 시간 전에 신간이 들어와요. 도매 업체로부터 책이 오는 시간이 9시 전이고, 그 책들을 10시까지 모두 풀어서 진열합니다. 그 일이 끝나면 직거래하는 출판사에서 책이 와서 그것들을 진열합니다. 그다음엔 책을 촬영해서 온라인 쇼핑몰에 올리거나 메일과 이벤트 일정을 확인하면 금방 오후 6시가 되어 버려요. 물론 서점에 오시는 손님의 문의나 주문도 많아서 한가할 틈이 없어요. 그게 다 끝나면 집에 가서 인터넷으로 정보를 모읍니다."


"우리 서점에서 2~3시간 머무는 손님도 적지 않아요. 10시 개점 시간에 맞춰 들어오셔서 점심때까지 있다가 식사하고 다시 오시는 분도 있어요. 우리 서점은 오래 계시는 손님을 대환영하니 편하게 즐기셨으면 합니다."


"케이분샤 이치죠 점의 일은 2단계로 나뉩니다. 책을 들여오는 단계와 책을 책장에 진열하는 단계.

웹에서 검색해서 얻는 정보는 기본적으로 실용 정보예요. 영화의 상영 시간이나 계란말이 만드는 법 같은 거요. 그런 정보는 웹에서 필요할 때 찾으면 되니까 굳이 책이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앞으로 나오는 책들은 실용 정보 이상의 것이 요구됩니다. 웹이라는 비교 대상이 있어서 책의 역할이 바뀌었어요.

예를 들어 소설은 실용적인 정보도 아니고, 소설 줄거리를 아는 것과 소설을 실제로 읽는 행위는 본질이 다릅니다. 소설은 이야기를 읽고 거기서 무언가를 느껴야 의미가 있습니다. 계란말이도 그냥 만드는 법만 보여주면 단순한 실용 정보이지만, 식탁이나 접시와 어울린 예쁜 사진을 싣거나 저자가 쓴 에세이와 함께 편집하면 단순한 정보를 뛰어넘어 정서적인 것이 됩니다. 우리 서점에선 그런 실용 정보 이상의 것이 담긴 책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책 진열은 알파벳순, 가나다순, 작가순처럼 '검색 지향'과는 전혀 다른 발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검색 잘 되는 형태로 진열하면 모처럼 실용 정보 이상이 담긴 책을 진열해도 그 책이 실용서로밖에 안 보입니다. 필요한 책을 찾기 쉽게 하기 위함이 아니고 모르는 책을 우연히 발견하게끔 진열하고 있어요. 책장에도 XX 코너라고 쓰지 않고, 어떤 키워드를 두고 거기서 소재를 넓히는 방식으로 진열하고 있어요. 어떤 책을 정말 사고 싶은 손님은 검색해서 재고 있는 서점으로 갑니다. 매일 수많은 책이 세상에 나오는데, 이렇게 작은 서점에 자신이 찾는 책이 다 있을 가능성은 낮으니까요. 그렇다면 특정 책을 찾기 편한 구조보다 '서점에 왔더니 이런 책이 있더라' 하고 어떤 책과 손님을 만나게 하고 싶어요. 목적 없이 편하게 들렀다가 흥미가 없었던 책을 집어 드는 모습을 보면 기쁩니다. 그렇다고 무작위로 진열하는 건 아닙니다. 보면 바로 알 수 있도록 책장별로 주제를 정해요. 예를 들어 요리책이라면 레시피 정보집으로 소개하는 게 아니라 음식에 관한 수필, 예술서, 역사서, 만화와 함께 진열합니다. 그렇게 하면 요리책을 사러 왔던 손님이 식문화의 역사에 흥미를 보이기도 하죠.

우리 서점이 하는 일은 책이 원래 가지고 있는 문맥을 재조합해서 새로운 문맥을 제안하는 일이에요. 책 내용을 서점이 바꿀 순 없지만, 책들의 문맥은 바꿀 수 있습니다.



한 예로 1950년에 초판이 나온 『도안사전』이란 책이 있는데요. 이 책은 원래 연하장용 배경컷 모음집이라 실용서로 분류됩니다. 그러나 요즘 누가 이걸 보고 연하장을 만들어요. 하지만 문고판 크기라 공간도 차지하지 않고 예쁜 복고풍 일러스트가 인상적인 책입니다. 그래서 '소녀를 위한 코너'를 만들어서 여성의 감수성이 담긴 수필이나 여성용 그림집과 함께 진열했더니 꾸준히 팔리고 있어요.

이 책이 대형 서점에선 디자인, 도안 코너에 있을 텐데 그러면 거의 눈에 띄기 어려울 거예요. 이렇게 묻힌 책을 빛을 보게 해서 책과 독자를 만나게 하는 일이 우리 서점의 '책장 편집술'입니다."


"뭔가 있어 보이는 책을 잘 보이는 곳에 진열하면 굳이 POP로 설명 안 해도 손님에게 잘 도달합니다. 케이분샤 이치죠 점에는 POP가 없어요. 원래 책 자체가 정보량이 많아서 POP는 만들지 않아요. 일본책은 띠지도 있고, 손님이 들고 읽어보니까요.

주문해서 들여온 책은 다 팔겠다는 각오도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우리 서점에서는 반품 없는 매절을 전제로 외서, 인쇄물, 잡화도 팔고 있어요. 책은 출판사로 반품할 수 있지만, 다른 상품처럼 다 팔 자신이 있는 책만 들여옵니다."



서점과 책에 관한 생각

"서점은 하나의 미디어예요. 그래서 출판 경향이나 팔림새 보고 있으면 지금 어떤 것이 가치관으로 형성되고 유행하는지 알게 됩니다. 그것을 이벤트해본다든가 관련서들로 코너를 만들어 진열한다든가 해서 소개하는 것이 제 일입니다. '앞으로 이런 것이 유행한다'가 아니라 손님과 출판의 흐름을 보고 '지금 이런 게 재미있구나' 하는 것을 보이게 만들어서 제시합니다. 편집자 같은 역할이라고 봐요."


"온라인 서점은 검색해서 자기가 원하는 책만 사는 곳이죠. 하지만 서점은 책을 사는 장소만이 아니에요. 보다가 아무것도 안 사고 돌아가는 분도 있지요. 이런 책이 나왔다든가 자기가 좋아하는 책이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지, 요즘은 그런 정보의 위치 관계를 잘 아는 것이 지성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책은 기호품입니다. 책 중에서도 이른바 실용서는 어떤 '방법'을 알기 위해 읽는 것이라 바로 도움이 됩니다. 그에 반해 소설은 읽어도 어떤 도움이 될지 바로 알 수 없어요. 가령, 커피나 술도 살기 위해 꼭 먹어야 하는 식사는 아니잖아요. 배를 채우려면 햄버거가 더 낫지요. 그러나 커피나 술을 마시면 눈에 보이게 도움이 되진 않더라도 나쁜 일을 잊어버리거나 똑같은 일상을 리셋할 수 있어요. 소설도 그래요. 읽어서 실용적으로 바로 도움은 되지 않지만, 그 세계에 들어감으로써 간접체험을 즐길 수 있습니다. 남의 인생과 사고방식을 들여다보면서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상상력이 생깁니다. 그런 의미에서 책은 기호품 같아요."


"트위터 같은 SNS에서 짧고 간단한 글들이 주목받으면서, 단순한 주장이 늘어났다고 봐요. 예를 들어 '이거 아니면 저거'로 논점이 두 개로 좁혀지는 경우가 많아서 복잡한 논리가 받아들여지기 힘든 세상이에요.

생각은 두 개만이 아니죠. 그런 점에서 어떤 이야기를 많이 읽은 사람은 단순한 주장에 쉽게 안 빠져요. 다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책을 읽으면 복잡한 사고를 받아들이는 능력이 생깁니다. 꼭 책이 아니라도 됩니다. 가령 다양한 사람과 깊은 얘기를 나누며 남의 인생을 간접 체험한다든가 영화를 보고 뭔가를 얻는 사람도 있을 수 있어요. 책이든 영화든 대화든 자기가 모르는 것에 접하려는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교토는 개인이 차린 가게 문화가 아직 남아 있는 게 매력이에요. 사쿄 구를 비롯한 교토 주변은 아직 재미있는 가게나 주인들이 많아서 먼 곳에 있는 사람도 불러들이는 힘이 있어요. 다만 같은 교토라도 카와라마치는 개인이 차린 가게들이 폐점 직전이에요. 노래방이나 드럭스토어에 자리를 빼앗기고 있죠. 합리성과 편리성이라는 이름으로 자본의 논리가 작용한 결과이지요.

케이분샤 이치죠 점는 그런 흐름에 돌 하나를 던지고 싶어요. 합리성, 편리성, 효율성을 추구하는 세상의 흐름 속에서 사라져가는 것을 지키고 싶습니다. 합리성만으로 인간의 생활이 성립된다면 운치 있는 가게도, 맛있는 식사도 존재 이유가 사라집니다. 인간이 영양제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대가 와도 그런 생활이 풍요롭다곤 생각 안 해요. 언어로 말할 수 없는 곳, 합리성을 넘어선 곳에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우리 서점은 그런 것을 지키고 싶고 '문화적'인 서점으로 남고 싶어요."



호리베 아쓰시는 케이분샤 이치죠 점에서 13년 근무를 마치고 2015년, 교토에 '세이코샤(誠光社)'라는 서점으로 독립했다.



출처

http://www.mishimaga.com/hon-asobi/022.html

http://con-trast.jp/dialogue/92


GRIJOA 소출판시대

오키나와 마키시 시장의 헌책방 우라라

2015. 8. 21. 18:19



일본에서 가장 작은 헌책방이 있다. 그것도 오키나와의 시장 한켠에 있다. 우다 토모코가 차린 '헌책방 우라라'다.

"작은 서점이라서 할 수 있는 일도 있어요. 제가 좋다고 생각하면 어떤 책이든 들여올 수 있고, 그걸 주목 상품으로 진열할 수도 있죠. 예를 들어 150엔짜리 ritokei(이도경제신문) 타블로이드판을 좋은 자리에 진열한다든가. 큰 서점이라면 그렇게 하기 힘들지만, 여기선 할 수 있어요. 베스트셀러가 아니어도 재밌으면 앞에 진열합니다.

서점에서 일할 때는 보이지 않는 부담을 짊어지고 있었어요. 직원 처지에선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지만, 지금은 어떤 일이든 제가 책임지고 판단해서 실행하니까 스트레스가 사라졌어요."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했던 우다 토모코는 도쿄 대학을 졸업하고, 준쿠도 서점에 취직했다.

"취직할 때 다른 직업도 생각은 했어요. 출판사 입사시험도 봤는데, 전 어떤 책을 내고 싶다는 열의도 없는 데다가, 지금 출판되고 있는 책들만으로도 충분히 많다고 생각했거든요. 더구나 출판사에 있으면 그 회사 책만 다루지만, 서점이라면 어떤 책도 다룰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어요."


어느 날 취직한 대형 서점에서 오키나와 북페어가 열렸다. 상상을 뛰어넘는 오키나와의 책 종수에 토모코 씨는 놀랐다고 한다.

"오키나와에서 출판되는 책은 일본의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많아요. 출판사 수가 100개 이상이죠!"

오키나와가 이런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일본 본토와 문화가 다르고, 연중행사, 요리, 음악 등도 다른 지역과 너무 다르기 때문에 오키나와만의 책들이 자체적으로 많이 나온 것이다. 그리고 전쟁과 미군 점령 시기에 본토에서 책이 들어오기 어려운 상황이라 지역 내에서 자체적으로 출판했다고 한다. 오키나와의 주체성이 강한 덕도 있을지 모른다.






토모코 씨는 헌책방을 내려고 대형 서점 부점장 자리를 박차고 나왔는데, 당시 마키시 시장에 있던 '일본에서 제일 작은 헌책방' 자리가 비게 되어 토모코 씨가 들어갔다고 한다. 주위 사람들은 말렸지만, 지금도 그 결심에 후회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사람들이 오가는 곳에 헌책방을 내고 싶었거든요. 이곳이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손님 한분 한분과 정중하게 소통할 수 있어서 보람을 느껴요. 가령, 연배가 있으신 손님이 많은데요. 책이 좋아서 어떤 책을 몇 년 동안 찾아다니는 분도 있어요. 대형 서점에 있을 때는 절판되었다고 말하면 그만이지만, 지금은 최선을 다해 찾을 수 있어요. 인터넷에서 찾을 때도 있죠. 계속 찾고 있던 책을 드디어 찾았다고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면 저도 기쁩니다."






헌책방 우라라는 '오키나와 관련서'와 '일반서'로 공간을 나누었다.

"장르에 상관없이 진열해요. 다양한 손님이 오시니까 제 취향에 기울어지지 않도록 하는데요. 그래도 오키나와 관련서 쪽에는 문학, 역사, 민족, 일반서 쪽에는 문학, 철학, 사상에 관한 책이 주로 진열되어 있죠."


"책은 바로 접근할 수 있는 게 매력 같아요. CD라면 CD플레이어에 넣고 재생 버튼을 눌러야 들을 수 있잖아요. 하지만 책은 손에 들고 펼치면 바로 그 세계 속으로 들어갈 수 있어요. 그런 손쉬움이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꼭 글을 읽지 않아도 들고 쓱 넘겨보면 글꼴이나 여백, 배치, 디자인 등의 정보가 들어와요. 안 사고 다시 책장에 넣더라도 그 책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는 걸 알았으니 그것만으로도 좋은 게 아닐까 해요."



"사야 해! 읽어야 해! 하고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편하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이곳처럼 작은 서점이라면 부담이 없지 않을까요.

서점 주인의 존재에 스트레스를 받는 분도 있어서 되도록 저는 공기 같은 존재로 있으려고 해요. 잡화점에 가서 구경만 하고 아무것도 안 사고 나가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런 느낌으로 우리 서점에 오시면 좋겠습니다. 그 자체가 책과 만나는 일이 되니까요. 그걸로 좋아요."



마흔쯤 되어 보이는 남자가 서점 앞에서 발을 멈추고 "하기와라 사쿠타로의 시집에 그림이 들어간 책 있어요?" 하고 물었다.

토모코 씨는 곧바로 일반서 책장에 있는 몇 권의 책을 남자에게 제시했다. 처음부터 남자는 '아마 없겠지. 좀처럼 없는 책이라' 하고 포기 모드였지만, 토모코 씨는 놓치지 않았다.



마키시 시장 앞에 있어서 그런지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많고 발걸음을 멈추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 책, 얼마에 사주나요?", "한국어책 파나요?"라는 책 관련 질문부터 "맛있는 소바 집은 어디예요?", "~ 가려면 어떻게 해요?"라는 관광 관련 질문까지 나온다.

정겹고 소박한 책방이다.

우다 토모코 점장의 이야기는 
2013년 <나하 시장에서 헌책방-문득 시작한 '우라라'의 나날>(한국어판-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이라는 에세이로 나오기도 했다.



출처-http://calend-okinawa.com/culture2/cultureshopnavi/urara.html

GRIJOA 소출판시대

재일동포 작가 유미리가 보는 일본 작가의 수입

2015. 5. 28. 10:15

"20대에 출판했던 골드러시는 초판을 5만 부 찍었는데, 요즘은 초판 1만 부 전후예요. 이건 저만의 문제가 아니라 극소수의 초베스트셀러 작가 이외에는 모두 초판부수가 적어요. 전철에 탈 때마다 절망해요. 옛날에는 많은 일본인이 문고판 책이나 주간지를 읽었는데, 요즘은 스마트폰만 봐요. 그걸로 전자책을 읽는 것도 아니에요."



"글로 먹고사는 일본 작가는 30명 정도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아주 현실적인 숫자라고 생각해요. 같은 작가인 제 친구는 권당 판매부수가 줄어든 것에 대한 대처로 출판종수를 늘렸다고 합니다. 저는 그렇게 많이 양산할 수 없어요. JR우에노 역 공원 출구를 쓰고 신작 가난의 신이 나오기까지 1년 걸렸어요.



어느 정도 지명도가 있는 작가 중에는 대학, 학원, 문화강좌에서 강의하거나 강연회나 토크쇼를 자주 열어서 원고료와 인세 이외의 부수입에 의존하는 사람도 있어요. 저는 강연회를 거의 안 해요. 듣기론 강연회 개런티도 거품기보다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하더군요. 강연회 수입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작가도 힘들어진 것 같아요.
강연을 안 하는 까닭은 제가 원래 사람들 앞에 서는 걸 힘들어해서 쓰는 일을 선택한 거예요. 다른 일로 돈을 버는 건 생각할 수 없어요. 다만, 한때 소설가를 그만두고 개 훈련사가 되려고 학원에 다닌 적은 있어요. 개를 상대하는 훈련사라면 사람과 얘기 안 해도 되니까요."


"제 연 수입이 많았을 때는 1억 엔 이상, 적을 때는 400~500만 엔이에요. 적을 때도 일본의 평균연봉 정도는 되었는데요. 1억 엔일 때 산 집의 대출금과 유지비가 많이 들어서 수도요금과 전기세도 못 낼 지경이 되기도 했어요. 그 집은 팔려고 내놨고, 4월에 이사할 집은 월세 6만 엔 정도라 앞으로 굶어 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출판사들 자체가 경영난이라서 작가에 대한 대우가 더 좋아지는 건 어렵다고 봐요. 옛날엔 논픽션일 경우, 집필 전에 취재비가 나왔는데, 지금은 작가가 부담합니다. 집필 중에는 수입이 없으니까 경제적인 기반이 없으면 논픽션을 쓸 수 없어요."


"강연회를 열거나 TV에 출연하는 작가를 보고 부러워한 적은 전혀 없어요. 제가 돈을 버는 수단은 쓰는 일밖에 없지만, 돈을 위해서 쓰는 건 아니에요. 작품을 쓸 때는 '그 작품에 대한 봉사'라는 마음밖에 없어요. 저에겐 10년, 20년 계속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출처

http://biz-journal.jp/2015/05/post_10102.html

GRIJOA 소출판시대

일본의 1인 출판사 이와타쇼인(岩田書院)

2014. 11. 30. 23:44

창업 21년째, 그동안 출간한 책은 825권이나 된다. 한 달에 4~5권, 연간 50~60권의 신간이 나온다. 연매출은 약 1억 2천만엔. 혼자서 달성한 숫자로서는 충격적이다.


일본의 출판사 '이와타쇼인(岩田書院)'은 도쿄 세타가야의 조용한 주택가에 있는 출판사다. 역사와 민속을 중심으로 지리, 종교, 언어 등 다양한 학술서를 출판하고 있다.
이와타쇼인의 대표 이와타 히로시가 1인 출판사를 차렸을 때는 1993년, 44세였다. 그때까지는 '메이초 출판(名著出版)'이라는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20년 남짓 보냈다.


"연매출과 연수입을 착각하는 사람이 있는데요. 외주로 맡기는 부분이 있고, 인쇄, 제본, 창고 관리비 등도 비용이 들기 때문에 연수입은 그냥 먹고사는 정도예요."



"특별히 출판사에 들어가려고 했던 건 아닌데, 대학교 교수님이 '메이초 출판에서 한 사람 필요하다고 하는데 갈래?'라고 해서 입사하게 되었어요. 거기서 입사 20년쯤 되었을 때, 창업하신 사장님이 돌아가시고 아드님이 그 자리에 올랐죠. 그보다 나이 많은 저 같은 잔소리꾼은 없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마흔이 넘은 나이로는 재취직이 힘들어서 독립을 선택했어요."


"출판사명은 딱히 생각나는 게 없어서 제 이름(이와타)으로 했어요. 그 뒤에 '서점(書店)', '책방(書房)', '출판(出版)', '서원(書院)' 중 하나를 붙이려고 했죠. '서점'으로 하면 책 파는 서점과 혼동하기 쉽고 '출판'은 너무 흔해서 '서원(書院 쇼인)'을 붙였습니다."


"출판 일은 20년 동안 해서 민속이나 역사 관련 전문서가 몇 년 동안 몇 권 팔리는지 알고 있었고, 혼자서 먹고는 살 수 있겠다고 예측할 수 있었어요. 작은 출판사에서 편집 일을 하면서 경리나 영업 일도 봤기 때문에 출판 일의 흐름을 알고 있었죠. 저는 사람을 잘 다루지 못해서 처음부터 직원을 데려올 생각은 없었어요. 혼자서 할 수 있는 범위의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죠. 그 이상을 욕심내면 매출을 위해 책을 만들어야 하니까요."


이와타쇼인의 책은 민속과 역사 전문서가 대부분이다. 연구자가 연구결과를 학회에서 발표하고 잡지 연재나 논문이 모여서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하면 자신의 연구를 체계화할 수 있다. 연구자는 책을 꼭 낼 필요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잘 팔리는 책이 아니라서 여유가 없는 연구자에게는 비용 부담이 크다.


"직원이 많은 출판사에서는 처음부터 100만 엔이 필요하다든가 저자가 100부 사는 조건이 아니면 책을 낼 수 없어요. 우리 출판사는 한 명이니까 손익분기점이 낮아요. 인세 대신 책을 저자에게 드리는 조건으로 논문을 책으로 만들어 드리죠. 400부 찍으면 20부를 드린다든가요."


"발행부수가 적으면 한 권의 단가가 비싸지죠. 그렇다고 너무 많이 찍으면 재고만 많아져서 창고 임대 비용이 늘어나요. 『산토끼의 민속지』라는 책을 낸 적이 있는데요. 산토끼를 연구하는 사람은 드물죠. 그런 종류의 책을 누가 사겠어요(웃음). 교재로 채택되어도 학생 수가 10명 정도밖에 안 됩니다. 하지만 '집단적 자비출판'이라는 말이 있지요.

전문서나 학술서는 많아야 1000~1500부 찍어요. 사는 사람은 같은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이고 연구나 참고를 위해서 책을 사요. 독자가 다음 책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같은 학계 사람이 낸 책을 같은 학계 사람이 사서 회전되니까 '집단적 자비출판'이라고 할 수 있죠. 동업자들이 만든 말입니다만 핵심을 찌르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1년에 6권 내서 600만 엔의 연이익을 내려면, 권당 100만 엔의 이익을 내야 해요. 이건 아주 어렵죠. 하지만 60권을 내서 권당 10만 엔의 이익을 내면 달성할 수 있어요."


"한 달에 4~5권 내는 건 혼자서는 한계가 있어서 제작이나 재고 관리를 외주로 돌렸어요. 그나마 전보다 업무시간이 줄어들었죠. 전에는 새벽 3시에 퇴근해서 아침 7시에 일어났지만 지금은 새벽 1시쯤에는 퇴근합니다. 집에서 20분 정도라서 걸어서 출근하죠. 가족여행은 갔던 기억이 없어요. 집중해서 일을 하다보니 휴가도 잘 쓰지 못해요.

그래도 혼자 일하면 대인관계 스트레스가 없어서 즐거워요." 


"학회에 가면 책을 사려는 분들이 많이 모여요. 큰 학회에서는 이틀에 100만 엔어치가 팔리기도 해요. 기분이 좋죠. 하지만 안 팔리는 학회에서는 전혀 안 팔려요."


살 사람만 사는 전문서라도 가끔 뜻하지 않는 히트작이 나오기도 한다. 인간이 죽어서 뼈가 될 때까지 9단계를 그림으로 만든 구상도(九相図) 자료집성이라는 8900엔짜리 책은 3쇄까지 찍었다. 일본인의 사생관(死生観)에 관한 역사 연구서 사자의 행방도 신문 서평이 나온 뒤, 4쇄를 찍었다.



"잘 팔리는 책이 가끔 나오니까 책을 낼 수 있지만, 욕심을 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책들이 팔리는 책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까요."



"출판문화를 지킨다거나 그런 거창한 것보다는 남에게 의뢰받아 책을 내서 기쁘게 하고, 저는 그걸로 먹고삽니다. 그래서 계속 할 수 있는 거죠. 지금 가장 무서운 건 제가 갑자기 쓰러지는 상황입니다. 어디에 뭐가 있는지 저만 알고 아무도 모르죠. 통장의 돈도 뺄 수 없어요. 혼자서 출판을 한다는 건 그런 거예요. 후계자가 없으면 그걸로 끝이죠. 제 아들은 저처럼 되고 싶지 않았는지 공무원이 되었어요. 

'그러고 보니 옛날에 이와타쇼인이라는 출판사가 있었지' 하고 기억하는 사람이 있으면 충분해요."

 


출처

http://wedge.ismedia.jp/articles/-/3698?page=1



GRIJOA 소출판시대

출판사 창업자에게 출판사 대표들이 했던 조언들

2014. 11. 17. 13:14

책 크기는 판형보다 비례에 집중하라

디자인을 배워야 디자이너들의 엄살을 간파할 수 있다

인디자인은 두 달이면 배울 수 있다. 명함은 자기 손으로 만들어봐라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똑같이 만들어보면서 배워라

확신이 없으면 디자인요소를 최대한 배제하라

안에 있는 내용이 표지에 반영된 표지가 좋은 표지

표지는 나보다 잘하고 감각있는 사람에게만 보여줘라

후가공이 많으면 돈도 많이 들고 재생이 힘들다 가급적 기본으로 해라

마케팅책은 쉬지 말고 챙겨봐라

-비용은 한번 늘어나면 줄이기 힘들지만, 한번 오른 매출은 유지되지 않는 것이 출판이다.

서점으로 나간 책의 30%는 반품이 들어올 수 있음을 전제로 손익 계산을 해야 한다.

국내서는 원고청탁 뒤 입고까지 걸리는 시간이 2년을 넘기기가 다반사이다. 그래서 국내 기획도서를 준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기획원고가 들어오기 전까지 번역서를 전진배치해야 한다.

■'출산율 저하 고령화 사회이므로 간병과 복지에 관한 책은 분명히 잘된다'는 식의 시장성에 기반한 생각을 출판에 옮기는 것만으로는 성공하지 못한다. 오히려 '아이가 기뻐하는 모습이 보고 싶다'라든지 '나이 드신 분을 위해서'처럼 뜻한 바를 향한 집념이 필요하다.

■당장의 시장과 독자의 잠재적인 갈증은 일치하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시장의 요구가 아니라 독자의 잠재적인 갈증에 마음을 열어라. 시장이란 독자가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차선의 결과이다.


GRIJOA 소출판시대

한미일의 출판 유통 구조 차이

2014. 4. 7. 09:20

일본

1. 출판사는 저작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 판권만 있다.

2. 전자책을 만들 때는 저자 허락이 필요. 따라서 잡지는 전자책이나 단행본으로 만들 때 허락받을 사람이 많음. (글쓴이, 카메라맨, 일러스트레이터, 디자이너)
3. 위탁 판매 제도 (안 팔리면 반품)
4. 완전 도서정가제 (할인 불가, 책값이 안 바뀜)
5. 도매 업체 중심의 유통 시스템 (책과 잡지가 같은 유통 경로)
6. 책값이 싼 편. (대량유통으로 비용 감소)
7. 서점이 많아서 책을 손에 넣기 쉬운 환경


ⓒbrewbooks


미국

1. 책과 2차 저작권 등 모든 권리를 출판사가 갖는 조건으로 계약.
2. 보통, 전자책을 만들 때는 출판사만 허락하면 된다.
3. 서점이 책을 매절로 삼. 
4. 책값이 바뀐다. 할인 제한 없음.
5. 서점이 출판사와 직거래하는 게 기본. (도매 업체는 보조적 존재) 잡지는 대부분 정기구독 (일반 책과 유통 경로가 다름)
6. 책값이 비싸다. (하드커버가 2만 6천 원 정도)
7. 서점 수가 적다. 아마존이 있지만, 미국이 워낙 커서 지역에 따라 배송이 오래 걸림.

ⓒ4season_santa


한국

1. 종이책 판권 계약시 전자책 판권을 함께 계약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2. 종이책 계약서에 전자책 판권 계약에 포함되어 있지 않으면 저자 허락이 필요.
3. 위탁 판매 제도 (안 팔리면 반품, 매절도 반품)
4. 나온 지 18개월 이하인 책은 정가의 10%까지 직접 할인 허용하지만, ISBN을 실용 코드로 받으면 신간도 무제한 할인할 수 있다(2014년 11월 도서정가제 실시로 할인이 10%로 제한).
5.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과는 직거래. 중소형 서점은 도매 업체를 통해 거래.
6. 책값이 싸다. 한미일 중 최저.
7. 서점 수가 적지만, 온라인 서점에 주문하면 늦어도 이틀 안에 받을 수 있다.


ⓒTF-urban

GRIJOA 소출판시대

일본에서 한국문학 시장을 키우는 출판사 CUON

2013. 6. 21. 14:20

해마다 일본 책은 900여 종 이상 한국에 번역 출판되는 데 비해, 일본에서 출판되는 한국 책은 한 해 평균 80여 종(한국 문학서는 20여 종)도 안 된다고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판권이 10억을 넘겼다고 하는데, 한국 책이 일본에 그 정도 대우를 받고 나간 사례는 없다. 출판계에서는 일류(日流)가 압도적으로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축구 한일전처럼 비등한다면 라이벌 의식이라도 가질 텐데, 아예 맞서는 것이 무모해 보일 정도로 상대가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일본 책에 열광하는 것처럼 일본인에게 두루 읽힐 한국 책은 없을까.


바꿀 수 없어 보이는 이 대세의 반대편에 있는 출판사가 있다. 일본에서 한국문학을 전문으로 내고 있는 출판사 CUON이 그렇다.


일본에서 한국문학을 출판한다는 것은 뜻깊은 일이지만, 남들이 잘 하지 않는 일이며 험난한 길이다. 일본에서는 한국문학의 인지도가 낮고 한국어를 이해하는 일본인 편집자도 무척 적다. 이런 상황만 놓고 본다면 비즈니스로 성립이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CUON의 김승복 대표는 과감하게 이 험난한 길을 선택했고 일본에서 한국문학의 전도사로서 꾸준히 한국문예서를 내고 있다. 단순히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일본에서 한국 책 시장을 키우고자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 시장이 작다고 실망하지 않고 시장을 키우는 것이다.


그 일환의 하나로 CUON은 ‘K-문학진흥위원회’을 만들어 2013년 6월 4일 도쿄에서 출판사와 번역가 등을 대상으로 한국어 콘텐츠 보급을 위한 ‘일본어로 읽고 싶은 한국의 책’ 50권을 발표했다. 그중에는 문예 작품만 아니라 그림책, 수필, 실용서, 만화 등 2000년 이후 한국에서 발간된 다양한 책들이 포함돼있다.



K-문학진흥위원회는 2011년, 작가이자 호세이(法政)대학교 교수인 나카자와 게이 씨를 위원장으로 번역가, 출판사 대표, 자유기고가 등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로 만들어진 비영리 단체다. 이들은 양국 문화의 상호이해 심화를 위해 한국 책의 일본어 번역을 늘리는데 한몫하자는 것이다. 



설명회에는 한국 문화를 일본에 적극 알리고 있는 여배우 구로다 후쿠미 씨도 발표자로 나왔다.

구로다 후쿠미 "일본과 한국은 비슷하면서도 좀 다릅니다. 그 차이가 서로를 끌어당기리라 생각합니다"


설명회와 함께 가이드북 <일본어로 읽고 싶은 한국의 책 - 추천 50선>도 배포했다. K-문학진흥위원회에서는 이 가이드북을 일본 출판사 관계자들에게 무상으로 보내 한국 책이 더 많이 번역 출판될 기회를 만들고 있다. 덕분에 배포 한 달도 안 되어서 가이드북에 실린 한국 책 중 4권이 이미 계약되었다고 한다.



김승복 대표에게 질문

Q 한국 책 선정은 어떤 식으로 하나요?

'K-문학진흥위원회'에서 추천한 책 또는 한국 출판사들에 연락해서 책을 받거나 직접 사서 읽어본 뒤 선정해요. '일본에서 될 것 같은 한국 책'이 가장 중요한 기준입니다. '이 책은 계약될 것 같다'고 생각한 책이 실제로 계약이 되면 희열을 느껴요. 일본 출판 관계자들이 선호하는 한국 책을 조사했는데, 1 일본에 없는 콘텐츠, 2 학습만화 시리즈물, 3 한일 공동기획/제작/동시발매였어요."


Q 일본에 없는 콘텐츠라... 일본은 별의별 책들이 다 나와 있는데, 그런 독특한 콘텐츠가 한국에 있을까요?

"예를 들면 한국 고유의 것들. 뭐 떡볶이에 관한 책이라든가... 이런 것은 일본에 없는 콘텐츠예요."


Q 이러한 설명회와 가이드북 출간으로 출판사 CUON이 얻는 메리트는 무엇인가요? 에이전시 역할을 하시나요?

"일본 출판사가 에이전시 역할을 해주길 원한다면 마다하진 않겠지만, 현재로서는 우리가 전문 에이전시도 아니고 일이 번거로워서 에이전시 일을 주력으로 삼고 싶진 않아요. 일본 출판사가 다른 에이전시를 통해 계약을 진행해도 상관없어요. 이러한 활동의 목적은 에이전시 수수료가 아니라 일본에서 한국 책 시장을 키우는 것이니까요. 한국 책이 일본에 더 많이 나와야 CUON의 한국 책도 더 많은 일본 독자에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Q 가이드북에 상당한 공을 들이신 것 같습니다. 가이드북에서 추천한 한국 책들을 CUON에서도 내나요?

"우리는 한국문예서 전문 출판사라 조건에 맞으면 하겠지만, 형편상 우리가 모든 책을 다 낼 수는 없어요. 꼭 우리 출판사에서 내지 않더라도 일본 출판사들이 한국 책을 많이 내주었으면 합니다. 가이드북은 앞으로 6개월에 한 번씩 내고 한국 책 시장이 만족할 만큼 커졌다고 생각되는 순간, 출간을 멈출 생각이에요."



Q CUON에서 펴낸 '새로운 한국문학 시리즈'의 표지가 근사하네요? 디자이너는 어떤 분인가요?

"일본 서점에서도 표지에 대한 평이 좋아요. 디자이너는 유명한 일본 분인데 CUON의 뜻을 잘 이해해줘서 말도 안 되는 가격에 해주셨어요. 뜻을 같이하지 않으면 진행될 수 없었죠."


Q 한국문학을 읽는 일본 독자는 어떤 분들인가요? 

"지한파, 재일한국인, 한국문학 마니아가 주독자층이에요. 한국문학독서감상문 대회도 열어봤는데, 의외로 참가자의 80% 이상이 직장인이었어요. 그 중 반이 남성이구요. 주부나 학생이 많을 거라 예상했는데, 여기서 가능성을 봤어요."


Q 일본에서 한국문학을 출판한다는 것...?

"한국 작품은 안 팔린다는 이유로 번역 출판이 많이 되지 않아요. 책장에 책이 없는데 어떻게 팔리겠어요. 상품 진열장에 상품이 없고 썰렁하면 손님들이 그 가게를 찾지 않듯이 서점의 진열장에 한국문학 코너를 만들고 다양한 작품들이 진열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 모범을 스스로 보이겠다고 마음먹었죠."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과감하게 개척해나가는 출판사 CUON의 김승복 대표. CUON의 노력에 힘입어 앞으로 더 많은 한국 책이 일본에 나오기를 바란다.

GRIJOA 소출판시대

오직 그 서점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취 - 일본의 개성파 서점들

2013. 6. 7. 11:23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요즘 어떻게 책을 손에 넣을까? 오프라인 서점에서 산다, 온라인 서점에서 산다, 도서관에서 빌린다. 이 셋 중 하나일 것이다.


어렸을 때는 동네에 서점 하나쯤은 있어서 책을 고르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IMF가 터진 백수 시절 때도 서점은 내가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고마운 장소였다. 하지만 요즘은 동네에 서점이 없다. 차를 타고 시내로 나가야 대형 서점 하나 있을까. 그래서 책을 직접 보고 사고 싶어도, 싸고 집까지 보내주는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사게 된다.


1994년에 5,683개였던 우리나라 서점은 2013년 현재 1,700개 정도만 남았고 그마저도 없어지는 추세다. 이런 현상은 출판 강국 일본도 비슷해서 1994년에 26,224개였던 서점이 14,000개 정도가 남았고, 현재도 하루에 하나꼴로 문을 닫는다고 한다. (한국은 약 28,000명당 서점 하나, 일본은 약 8,640명당 서점 하나꼴로 인구대비로는 역시 일본이 훨씬 많다)


특히 주로 사라지는 것은 동네 서점이며, 온라인 서점과 비슷한 종수와 베스트셀러 확보로 경쟁할 수 있는 대형 서점만이 책이 아닌 상품을 같이 판매하며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수도권의 경우, 아직 '내가 사는 동네에 서점이 아예 없다'는 수준까진 아니어서 우리나라에 온 일본인은 왜 한국에는 서점이 적은지 의아해하기도 한다. 두 나라 모두 독서 인구가 줄고 있다고는 하나 온라인 서점과 할인 경쟁에서 패한 우리나라의 오프라인 서점들이 사라지는 상황은 원래 서점 수가 많았던 일본보다 타격이 크다.


이런 상황을 알면 우리나라에서 개인이 서점을 창업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신규창업은 없고 사라지기만 하니 가까운 앞날에는 온라인 서점만 남을지 모른다. 이런 날이 오면 책을 실제로 만져보지 못한 채, 인터넷에 자주 보이는 정보만 가지고 판단해야 한다.


오프라인 서점의 암울한 앞날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에는 이대로 사라지지 않겠다며 남다른 기획으로 독자를 끌어모으는 서점들이 있다. 과연 어떻게 하고 있는지 옆 나라 서점들을 살펴보자.


오라이도 서점 

往来堂書店


1996년에 '카리스마 서점인'으로 일본 서점업계에 널리 알려진 안도 데쓰야(安藤哲也)가 도쿄에 세운 서점이다. 겨우 20평 정도밖에 안 되는 이 작은 서점이 유명해진 것은 '맥락이 있는 책장(맥락장)'을 처음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게 뭐냐면 보통의 서점들이 진열하는 방식, 즉 신간이나 베스트셀러를 장르별로 쭉 늘어놓는 방식이 아니라 작품의 내용과 관련 있는 책을 주변에 두는 것이다. 가령, 만화 『원피스』가 화제가 되면 원피스를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놓고 그 주변에 『해적의 역사』를 놓는다거나 자전거 부품 책 옆에 자전거를 소재로 한 소설을 놓는 등, 장르와 상관없이 내용과 관련 있는 책을 차례로 배치하는 것이다. 독자는 이 '맥락'을 따라가며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책을 만나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배치한 책장을 '맥락장'이라 부르는데, 이 책장에는 서점직원이 직접 책장 제목을 짓고 그에 맞는 책을 배치해 독자의 흥미를 끈다. 예를 들어 '꿈이 있는 책'이라는 제목의 책장에는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무라카미 하루키의 『애프터 다크』, 나쓰메 소세키의 『몽십야(夢十夜)』 등 장르에 상관없이 제목(꿈)과 관련 있는 책들을 배치한다. 오히려 이런 개성 있는 진열 방식이 호응을 얻어 마쓰마루 홈포(松丸本舗)을 비롯한 서점들도 맥락장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 방식을 따르는 서점들이 아주 많지는 않은데, 그 까닭은 서점직원에게 유행을 민감하게 파악하는 능력과 책에 관한 배경 지식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속하려면 수없이 맥락장 아이템을 생각해내야 한다.


오라이도 점장은 "책을 잘 선정해서 연관 있는 책끼리 배치하면 고객이 애당초 읽을 생각이 없었던 책에도 손이 갈 수 있다. 읽는 사람과 시기에 따라 책의 가치는 바뀐다. 이런 진열 방식은 책을 찾기엔 불편할지 모르지만, 인연이 없던 책과 우연히 마주칠 수 있다."고 말한다.



B&B


유명 북코디네이터 우치누마 신타로가 만든 서점으로 B&B는 Book&Beer의 약자다. 이름 그대로 맥주를 들고 마시면서 책을 고를 수 있게 되어 있다. 카페 같은 분위기가 특징인데 재미있는 것은 서점 인테리어 소품인 책장, 테이블, 의자, 조명, 스피커 등 전시된 모든 것을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우리나라에서도 땡스북스가 똑같이 하고 있음) 주인장이 개업할 때 가구 살 돈이 부족해서 전시 판매하는 방향으로 했다고.


B&B에서는 저녁 8시부터 2시간가량 토크 이벤트를 날마다 한다. 작가, 평론가, 연구가, 편집자, 블로거 등의 강연이나 대담에 30~50명 정도의 독자가 참여한다. 이 이벤트는 무료가 아니라 참가비로 1,500엔을 받고 있는데, 보통 서점에서 책 판매촉진을 위해 하는 작가 사인회나 대담과 달리, B&B에서는 처음부터 이벤트 자체를 수입원으로 계획했다는 점이 독특하다. 책 이외의 사업을 넓히면 정작 책이 안 팔리는 것 아닌가 할 수 있지만, 이런 책 이외의 사업이 모두 책을 살리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한다. 날마다 이벤트를 함으로써 서점이 미디어가 되는 가능성을 찾고 있다고 한다.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 

代官山 蔦屋書店


이 서점은 만화책, 참고서 등 학생을 위한 책은 없고 어느 코너나 성인 독자를 의식한 책이 중심이다. 그런 개성이 결과적으로 폭넓은 연령층에 지지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각 분야의 책에 정통한 코너 담당자가 30여 명이 있고, 이들이 담당 코너의 책 진열을 기획하고 손님에게 맞는 책을 추천한다.

이 코너 담당자를 ‘콩셰르주(concierge)’라고 하는데, 여행 분야라면 세계 100개국 이상을 다녀온 필자, 요리 분야라면 전문지 전 편집자 등 각 분야의 프로가 있다.


콩셰르주의 말 "책은 커뮤니케이션 도구이기도 합니다. 베스트셀러가 아니더라도 이렇게 재미있는 책도 있다는 걸 전하고 싶어요. 서점에 오는 손님의 70%는 살 책을 정하지 않고 사는 사람, 뭐가 읽고 싶은지 모르는 사람, 어떤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오는 사람입니다. 베테랑 서점직원은 책 제목을 말하지 않아도 ‘파란 표지에 이런 글자가 있어요, 등장인물에 이런 사람이 나와요’ 하는 말만 듣고 책을 찾아내는 사람입니다." 



독서의 권유

読書のすすめ


점장 ‘책의 소믈리에’가 손님의 얘기를 먼저 듣고 딱 맞는 책을 골라 준다. 대형 서점에 견주어 히트작을 배본 받기 어려운 상황을 타파하고자 점장이 읽고 재미있다고 느낀 책을 소개하는 ‘소믈리에 스타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점장이 책을 찾는 손님에게 어떤 책을 찾는지 물어보고 그 손님이 읽으면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을 소개하게 되어 있다. 일본 가게에서는 구경하는 손님에게 말 거는 일이 좀처럼 없는데, 이걸 정착시킨 것이 특이하다. 점장인 시미즈 카쓰요시는 일본 언론에 자주 소개된 유명인이며, 이분이 서점에서 추천해준 책을 읽고 인생이 바뀌었다는 사람도 있다.



키노쿠니야 서점의 <혼노 마쿠라 ほんのまくら> 북페어
(2012년 7월 26일~9월 16일 / 2013년 1월 21일~2월 20일)


"반년 전부터 현관에서 자고 있다.", "남의 어머니를 훔쳐라.", "지구에 착륙한 최초의 외계인은 72초 동안만 존재했다." 만일 위와 같은 책의 첫 번째 문장만 보여주고 책을 고르라고 한다면? 실제로 이런 이벤트를 키노쿠니야 서점이 했다. 


책에 커버를 씌어서 제목, 저자명, 내용을 안 보이게 한 다음, 커버에 그 책의 첫 번째 문장만 써서 독자는 그것만 보고 책을 사게 했다. 일본 문학이 중심인 문고판 100종이며, 인기작부터 마이너 작품까지 섞여 있지만 모두 서점직원들이 읽고 추천하는 작품이다. 담당자가 2년 전부터 생각했던 기획이며 네티즌들 화제 속에 책들이 매진되었다고 한다. 지난해 이벤트 당시 일본 SNS에서 큰 반향을 일으켜 페이스북에서 8,600개의 좋아요를 받고 트위터에서 9,700명이 리트윗하는 등 화제를 불러 모았다.



쉐 무아

Chez moi


패션, 미용, 요리 등 여성을 위한 책을 구두, 가방, 액세서리와 함께 진열하고 있다. 진보쵸의 도쿄도 서점을 리뉴얼한 매장이며, 여성이 좋아하는, 편안하고 밝은 분위기를 꾸미기 위해 여성 디자이너가 인테리어를 맡았다. 서점의 1/3이 잡화, 1/3은 다소 특이한 요리책을 진열한다. 리뉴얼 오픈 후 여성 손님이 10% 이상 늘었다고 한다.



COW BOOKS



잡지 『생활의 수첩(暮らしの手帖)』의 유명 편집자 마쓰우라 야타로가 직접 고른 책을 진열한다는 작은 서점. 책을 고르는 기준은 신구간 구별 없이 ‘귀중한 책보다 직접 읽어보고 재미있거나 경의를 표할 수 있는 책’이라고 한다.

주로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중반에 발행된 수필, 소설, 현대시, 미술, 요리, 기행, 아동서, 잡지가 많고, ‘여행하는 서점’ 콘셉트으로 전 세계에서 모은 책을 트럭에 싣고 돌아다니며 팔기도 한다.



*그 밖의 서점들


나카지마 서점

中島書店



치바 현에 있는 이 서점은 특이하게도 그날 수확한 채소를 서점에서 판다. 채소 판매대 주변에는 음식과 요리에 관한 책을 진열하고 아동서도 함께 판다.



COOKCOOP



음식에 관한 책을 신구간 구분 없이 진열한 서점. 책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모은 스페셜 커피와 잼 등 식품도 판다. 아울러 여러 음식 관련 이벤트도 하고 있다.



농업서 센터

農業書センター


일본에서 유일한 농업 관련서 전문 서점. 서점 옆에는 맛있는 쌀로 만든 오니기리 가게도 있다.



BOOK246


여행을 주제로 한 책과 여행용품을 파는 전문 서점. 여행 가이드북, 지도, 소설, 그림책 등을 판다.



여행 서점의 창

旅の本屋のまど


여행서 전문 서점. 신구간 구분 없이 나라와 지역별로 책을 진열하고 있다.



DARWIN ROOM



교양서와 함께 동물 박제와 곤충 표본을 함께 전시해서 팔고 있다.



SHIBUYA PUBLISHING BOOK SELLERS


1940년대~2000년대까지 책을 연대별로 진열한 서점. 책장을 보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문화, 사건, 사상 등을 알 수 있다. 수준급의 인테리어로 평가가 높다.



타코 체

TACO ché


자비출판물, 한정부수 출판물, 절판본 등 일반적으로 유통되지 않는 책이나 잡지만 골라 1만 권 보유한 서점이다. 대체로 기괴한 책이 많다. 책뿐 아니라 음반, 비디오, 각종 잡화도 다루고 있다. 그림작가나 아티스트의 작품도 전시한다.



J STYLE BOOKS


'생활을 즐겁게 만드는 책을 모아놓은 서점'이 테마이다. 건축, 인테리어, 패션, 예술, 잡화, 요리, 그림책 등의 신간, 잡지를 판다.



이시다 쇼보

石田書房


학생 시절부터 영화 제작 프로덕션에서 일하던 분이 차린 서점이다. 영화와 연극 관련 서적을 전문으로 다룬다.



ONLY FREE PAPER


여러 분야의 무료 잡지나 출판물을 모아서 진열한 곳이다. 보고 가지고 갈 수도 있다. 서점이라기보다 전시장의 느낌이 강하다. 개인 아티스트들과 기업들의 홍보 미디어로 활용되고 있다.



*위 내용은 북스피어의 르 지라시 4호에도 실렸습니다.



GRIJOA 소출판시대

출판사 미시마샤가 차린 서점 <미시마샤 책방>

2013. 2. 17. 13:28


미시마샤(ミシマ社)는 도쿄 지유가오카에 있는 7명 규모의 출판사다. 이 출판사가 인구 8만 명의 도시 교토 조요(城陽)시에도 지점을 냈다. 재미있게도 교토 사무실의 방 하나를 '미시마샤 책방 ミシマ社の本屋さん'이란 서점으로 꾸몄다.(2012년 1월 30일 오픈)


그냥 방이라 얼핏 봐선 '서점'이라기보다 출판사를 찾아온 손님들에게 자사 책을 소개하는 공간처럼 보이는데, 미시마샤 대표는 천연덕스럽게 "서점입니다" 하고 소개한다. 출판사가 차린 서점이니까 자사 책만 팔 것 같지만, 나나로크샤(ナナロク社), 나츠하샤(夏葉社), 플랑크톤, 140B, ROOTS BOOKS, IN/SECTS 등 작은 출판사의 책들도 진열하여 판매하고 있다.


잘 보면 100종 이상의 단행본이 손수 쓴 POP와 함께 진열되어 서점 같은 분위기가 풍긴다. 벽에는 직원들이 손수 만든 포스터도 붙어 있다. 독자에게 책의 매력을 전하고 싶다는 의욕이 강하게 느껴진다.


파는 것뿐 아니라 빌려주기도 하는데, 대여료는 권당 100엔, 한 사람당 한 권만 2주간 빌릴 수 있다. 처음 서점을 시작할 때 미시마샤는 일본 전국에서 '남들이 많이 읽었으면 하는 책'을 기증받았고, 기증자에게는 보답으로 1회 무료 대여권을 선물했다. 기증한 사람은 '난 이 책의 이 부분이 좋았다!'라는 메시지를 책에 써서 독서의 즐거움을 다른 독자에게 전한다. 이렇게 하면 도서관에서 빌리는 것과 다른, 미시마샤 책방만의 독특함이 생긴다. 이 서점은 일반 서점처럼 영업일에는 누구나 올 수 있는 공간으로 개방되어 있다. 여기서 한 달에 한 번 하는 '공개편집회의'에는 수도권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팬도 있다고 한다. 주변에서 방문하는 손님도 다양해서 도시락집 주인, 수제인형 만드는 사람, 숲의 안내인 등등이 오신다고 한다.



미시먀샤 책방에 책을 기증한 기노쿠니야 우메다 본점의 서점인 도도 노리타카 "우리 같은 대형 서점에서는 손님에게 말을 걸어서 책을 추천하는 것은 어려워요. 하지만, 미시마샤 책방은 서점이 본래 가지고 있었던 지역 커뮤니티의 핵심 역할도 맡고 있어요."


미시마샤 대표 '서점은 미디어입니다. 모두에게 개방된 곳에서 사람들이 책을 통해 만나게 됩니다. 책의 재미를 독자와 공유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이 순환의 폭이 넓어지면 책의 앞날도 밝아진다고 생각합니다."


*위 내용은 북스피어의 르 지라시 4호에도 요약해서 실렸습니다.



출처

http://www.mishimaga.com/gekkanjouyou/007.html

http://business.nikkeibp.co.jp/article/report/20121019/238308/?rt=nocnt

http://www.yomiuri.co.jp/book/news/20120821-OYT8T00923.htm

GRIJOA 소출판시대

남해의 봄날 정은영 대표 디자인하우스 강의 (2013.1.23)

2013. 2. 16. 12:53


"통영에서 출판사를 하는 것은 유통과 마케팅 인프라가 서울에 집중되어 있어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이 일들은 시간이 지나면 서울사무소를 따로 차린다든가 외주로 해결이 가능하다. 통영에 있어서 좋은 점은 서울에서 나올 수 없는 기획거리가 보인다는 것이다. 통영만의 콘텐츠나 숨어있는 저자 등이 그 예다. 기획과 아이템에서 장점이 있어 통영에 남는다."

"크리에이터로 남고 싶으면 회사를 크게 키우지 마라. 인원이 많아지면 크리에이티브한 일보다 경영 일이 많아져서 크리에이터가 아닌 관리자가 된다."

"독자와는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소통해야 한다. 그래야 브랜드가 설득력을 가진다."

"오너의 삶의 방식과 가치관이 곧 작은 회사의 비전이 된다."

GRIJOA 소출판시대

어학서 할인 판매의 말로

2013. 1. 19. 13:37

어학서는 ISBN를 실용코드로 잡아서 신간 할인 제한에서 빠져나간다. 전에 있던 출판사에선 그리 했다. 영업자들이 애타게 원한다. 그러니 어학서는 신간 여부에 상관없이 얼마든지 할인이 가능한 자유경쟁구조다. 처음부터 온라인에서 천원 이천원 할인쿠폰은 기본이다. 

작은 출판사가 어학서를 갖고 들어와서 할인해서 팔지만 그건 큰 출판사들도 다 한다. 할인은 마케팅이 아니라 그냥 기본인 거다. 할인해도 눈에 띄지 않으니 할인어학서가 특별히 더 잘 팔리진 않는다. 통 크게 반값으로 팔거나 뭘 더 끼워줘야 움직인다. 그 분야 1위의 어학서는 경쟁서가 나오면 할인을 더 많이 해서 방어한다. 이익이 줄어드니 개정판 낼 때 예상할인금액만큼 정가를 올린다. 이게 책값이 올라가는 큰 원인이다. 

그나마 1위 어학서는 할인을 좀 덜해도 순위노출로 버티지만 작은 출판사 어학서들은 어렵다. 다음달 운영비가 아쉬우니 반값이라도 팔아서 현금 만든다. 저자 인세도 잘 얘기해서 반으로 깎는다. 돈이 없으니 다음 책 만들 돈이 부족하다. 저자도 인세가 적으니 원고 안 주려고 한다. 그러다 사라진다.

GRIJOA 소출판시대

출판의 한류를 꿈꾸는 출판사 CUON의 김승복 대표 인터뷰

2012. 11. 6. 17:44

<도시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 <나가사키 파파> <악기들의 도서관> <채식주의자> <시크릿 가든 필름코믹> 등 한국 책을 일본에 번역 출간하고 있는 출판사 CUON(쿠온)의 김승복 대표 인터뷰.



"1991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1997년에 일본의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당시 한국은 IMF라서 취직이 힘들다는 소문을 듣고 일본에서 한국 관련 영업 일을 하다가 2007년 7월에 한국 책을 전문으로 일본에 번역 출간하는 주식회사 CUON을 차렸습니다."



Q 주식회사 CUON을 시작한 동기는?

"좋은 한국 작품을 일본에 널리 읽히게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여러 일본 출판사에 출간을 제의했는데요. 한국 문학이 일본에서 성공한 예는 아직 별로 없어서 일본의 출판사들, 특히 대형 출판사는 위험을 감수하며 출판을 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래? 그럼 내가 출판하자고 마음먹었지요. 그런 단순한 이유로 출판사를 차렸습니다."


Q 지금 일본에서 잘 팔리는 한국 책은 다이어트나 요리책 같은 실용서가 대부분이잖아요. 아주 재미있는 한국 소설을 가지고 가서 내자고 제안해도 '영화화되어야 책을 검토할 수 있다'는 곳이 많더라구요. 하지만 일본 책은 한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는 예가 많지요?

"네. 반면에 일본에서 번역 출간되는 한국 문학은 많아야 1년에 20종 정도예요. 한국이 일본 문학을 많이 수입하는 것에 비해 균형이 맞지 않죠. 한국의 좋은 책을 모르고 죽는 일본인은 불쌍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일본어로 번역해서 내자는 발상을 했습니다. 물론 한국 것이든 아니든 관계없이 좋은 책을 공유하자는 게 원점입니다."


Q 한국 책이 일본에서 통하지 않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저는 세 가지 원인이 있다고 봅니다. 첫 번째는 일본의 편집자가 한국어를 모르니까 흥미가 없다는 점, 두 번째는 일본에서 1년에 20종 정도 출판되는 한국 책 중에 베스트셀러가 아직 없다는 점, 세 번째는 한국 문학의 발전이 일본보다 매우 더뎌서 세련된 문학을 봐왔던 일본인이 한국 문학을 읽어도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는 점이에요.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어요. 2000년 이후 한국에는 젊은 작가가 많이 배출되어 한국 문학의 세계관도 넓어졌습니다. 이런 작가들의 소설이라면 일본의 젊은이도 받아들이기 쉽고 재미있어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은 어느 나라 사람에게도 통할 수 있는 보편적인 내용의 2000년 이후 작품 중 엄선해서 번역 출간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제가 읽고 좋다고 생각한 책을 출판합니다. 사장은 참 좋은 자리예요."


Q 젊은 작가의 작품 중에서 출판할 책을 고르시나요?

"젊은 작가로 한정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읽은 책 중에서 골라요. 저는 독서를 좋아해서 1주일에 2~3권 읽어요. 한국의 문예지를 읽다가 마음에 든 단편이 있으면 그 작가의 책을 많이 사서 제 눈이 틀리지 않았는지 봅니다. 그래도 역시 재미있으면 저자에게 연락해요."


Q 출판사가 아니라 저자에게 직접 연락하나요?

"네. 대학교 친구 중 작가의 지인이 많아서 저자에게 연락하기 쉬운 환경이라서요. 물론 CUON은 아직 작은 출판사라서 유명한 작가에게 거절당하기도 해요. 그것 때문에 힘들죠. 모두에게 인정받는 출판사가 되려면 아직 시간이 걸려요."


"한국 문학에 충성도를 가진 일본인 5,000명을 만드는 것이 1차 목표입니다. 에세이와 사진, 일러스트가 있는 아트북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 작가 에세이에 일본인 일러스트 조합도 생각하고 있지요." 




출처 - http://www.mishimaga.com/hon-kobore/index.html


GRIJOA 소출판시대

韓日 서점과 출판사 수 비교

2012. 10. 12. 12:30

韓日 오프라인 서점 수 비교

 

한국 (인구 약 5천만 명)

일본 (인구 약 1억 2천7백만 명)

1994년

5,683

26,224

2012년

1,752

14,696


일본의 인구는 우리나라보다 2.5배 많을 뿐인데 서점 수는 2012년 현재 8.3배나 많다. 우리나라 서점 수는 인구 2만 8000명당 한 개꼴이며 일본과 격차가 크다.


이는 일본인들이 우리나라 사람보다 책을 더 많이 읽는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일본의 완전도서정가제 덕도 있다. 일본은 신간이든 구간이든 출판사가 정한 가격을 온오프라인서점이 지켜야 하기 때문에 세계 최대의 온라인서점 아마존조차도 일본에서는 할인할 수 없다.(일본 아마존 사이트는 아예 도서 할인 자체가 없다) 일본의 경우, 오프라인서점이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어 우리나라 서점들보다는 나은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도서정가제를 시행하고는 있으나 온라인서점은 신간 10%+9%, 구간과 실용코드 도서는 무차별 할인할 수 있어서, 잘해야 10% 할인할 수 있는 오프라인서점들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독자 처지에선 100원이라도 싼 쪽에서 사는 게 당연하다)


단, 완전도서정가제가 있는 일본조차 해마다 400개 가까운 서점들이 문을 닫고 있다.(그래도 비율상 우리나라보다 느리게 사라진다) 이는 일본 출판 유통에 큰 축을 차지했던 잡지가 인터넷의 읽을거리에 밀려난 것이 크며,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등에 독서가 밀려나고 있는 원인도 한몫하고 있다.


韓日 출판사 수 비교

 

한국

일본

2007년

 29,977 (2,771) 

4,055

2008년

 31,739 (2,777) 

3,979

2009년

 35,191 (2,902) 

3,902

2010년

 35,626 (2,623) 

3,817

2011년

 ? 

3,734

괄호 안 숫자는 1년에 한 권이라도 낸 한국 출판사 수.
일본은 저 중에서 대형출판사 수가 446사.


서점 사정이 그러한데, 희한하게도 우리나라는 출판사 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 사정이 좀 나은 일본도 해마다 조금씩 출판사가 줄어들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출판사가 계속 등록되고 있다.

이는 두 가지 이유가 아닐까 추측되는데, 첫 번째는 우리나라가 일본에 견주어 신생출판사 꾸리는 데 장벽이 높지 않다는 점. 두 번째는 돈이 덜 드는 전자책 출판사를 하려는 사람들이 최근에 늘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출판사가 그렇게 많아도 1년에 한 권이라도 내는 출판사는 전체의 8%도 안 되고 5권 내는 출판사는 그 절반도 되지 않는다. 또한, 1년에 한 권이라도 내는 출판사 수(2,623사)보다 오프라인서점 수(1,762사)가 더 적다는 것은 출판사들이 얼마나 심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고 불균형이 심한지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온라인서점이 성장하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이대로라면 출판 상황이 더 좋아질 가능성은 없다.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출판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이대로라면 전국의 오프라인서점들은 붕괴가 불가피하며, 독자들은 책을 만날 기회가 대폭 줄어들어 출판사도 하나둘씩 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본에서는 독일과 프랑스 출판이 꾸준히 성장하기 때문에 현재의 출판 위기는 일본에서만 일어나는 특이한 현상(한국엔 관심無)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으며, 도매상을 통하는 전통적인 유통방식을 버리고 직거래를 통해 서점도 살리고 자사도 살리는 출판사가 나타나고 있다.


출판이 사라질까 말까 하는 이런 시대에 앞으로 어떤 자세와 전략으로 대처할지 궁리가 필요하다.

GRIJOA 소출판시대

소설가 오사와 아리마사 "팔고 싶은 책과 잘 팔릴 책만 만드세요"

2012. 10. 11. 08:58
작가도 출판사도 서점도 책을 팔아서 먹고삽니다. 책은 작가와 출판사 사이에서는 작품이지만, 출판사와 서점 사이에서는 상품이라고 저는 자주 말합니다.
저는 엔터테인먼트 작가니까 제가 예술을 한다거나 문학을 한다든가 하는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2~3시간 동안 책을 읽고 '아~ 재미있었다.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버렸네~' 하고 느낄 수 있는 오락 상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걸 바라고 씁니다.
저는 몇 시간 동안 두근두근 벌렁벌렁하는 것을 상품으로 팔고 있는 것입니다. 그 두근두근함이 커지면 커질수록 독자는 돈 주고 산 보람을 느낍니다.

지금 출판사는 팔고 싶은 책 아니면 잘 팔릴 책, 둘 중 하나를 만들면 된다고 봅니다. 팔고 싶은 책이란 '이것은 팔릴지는 모르지만 좋은 책이다. 그러니까 많은 사람이 보게 하자'고 담당자가 생각하는 책입니다.
잘 팔릴 책이란 좋은 책인지 나쁜 책인지는 몰라도 어쨌든 출판사를 넉넉하게 해주는 책. 출판사와 서점을 돈 벌게 해주는 책이죠.
'팔릴지 어떨지 모르겠고 별로 잘 팔고 싶지도 않아요.' 이런 책을 만드는 것은 그만둬야 합니다.






오사와 아리마사(大沢在昌)

1990년 <신주쿠 상어>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1993년 <무간 인형 - 신주쿠 상어 4>로 제110회 나오키 상을 받은 하드보일드 소설가. 현재 미야베 미유키, 교고쿠 나츠히코와 '다이쿄쿠구'라는 사무실을 만들어 함께 활동 중.


GRIJOA 소출판시대

서점 직원이 본 <기대보다 안 팔리는 책에 공통되는 3가지 포인트+1>

2012. 10. 5. 11:25


일본에서 비즈니스서를 가장 잘 판다는 서점 <마루젠・마루노우치 본점>. 그곳에서 비즈니스서 코너를 담당하는 서점 직원 다나카 다이스케의 인터뷰.


①지금 잘 팔리는 책의 테마에 편승하는 책은 기본적으로 안 팔린다.

독자는 바보가 아니다. 베스트셀러에 편승한 책은 따라 했다는 걸 쉽게 안다.



②잘 팔린 책의 후속작, 파트2, 실전편 등은 생각보다 안 팔리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내용이 전작보다 떨어지는 책이 많다. 서점 쪽에서는 잘 팔리는 책의 후속작이라니 기대를 하고 진열하지만 실제로는 생각보다 안 팔리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전편을 뛰어넘는 속편을 기대한다.



③히트작을 한 권 낸 저자가 연속해서 내는 다음 책은 꼭 히트하지는 않는다.

잘 팔린 책의 저자가 다른 출판사에서 거의 같은 주제나 내용의 책을 내면 잘 안 팔리는 경우가 많다. 비즈니스서나 실용서는 저자를 보고 사는 독자가 상당히 적다.

출판사는 저자에게 실적이 있으면 서점으로부터 주문을 받기 쉬우니 그런 저자와 계약하려 한다.

하지만 서점에 진열해도 의외로 안 팔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독자는 '주제'와 '내용'을 보고 책을 산다.



+1 하지만 '이건 안 팔리겠다'고 생각한 책이 잘 팔리는 경우도 곧잘 있다.




*그밖에

"날마다 50~100권씩 책이 서점에 들어오지만, 그중에서 '앗, 이게 뭐지?, 이건 잘 나가겠다!'고 놀라는 책은 단 한 권도 없기도 한다."


"요즘 독자들은 책을 사는 데 전보다 신중해진 느낌이다." 


"잘 팔리는 주제나 저자에게 모든 출판사가 달려드는 것은 출판계 전체로 봐서 낭비다. 억지로 붐을 만들어도 결국 안 팔릴 뿐이니까."


"편집자는 서점을 좀더 관찰했으면 한다. 편집자가 의도한 코너에 책이 놓인다고 할 수 없으니까."


"서점 일은 궁리해서 내놓은 일이 반응이 와서 재미있다. 그것이 전국으로 퍼져나가는 것도 보람이 있다. 단순히 우리 서점에서 잘 팔리게 하는 것뿐 아니라 내가 좋다고 생각한 책을 많은 사람이 읽게 하고 싶다."



출처 - http://www.henshusha.jp/2010/10/14/promo-word-7/

GRIJOA 소출판시대

1인 출판사 나츠하샤 대표 시마다 준이치로 인터뷰

2012. 10. 2. 11:15


편집 경험도 없이 무작정 1인 출판사를 차린 뒤, <렘브란트의 모자(버나드 맬러머드)>, <지난날의 손님(세키구치 요시오)>을 내서 모두 재판에 성공한 일본 나츠하샤(夏葉社) 대표 시마다 준이치로.

그가 낸 <렘브란트의 모자>의 저자 버나드 맬러머드는 상당한 수준의 문학 애호가가 아니면 그 이름을 아는 사람이 적지만, 70년대 일본에서는 그의 많은 작품이 번역되었다. 지금은 작품 대부분이 절판이다. <지난날의 손님>은 30여 년 전에 자비 출판으로 간행되었다. 이런 매니아 성향의 책이 나츠하샤에서 복간된 뒤, 여러 언론의 반향을 얻어 착실히 독자 수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날의 손님>은 아사히 신문 서평란에서 크게 다뤄지고 일본의 개그맨 마타요시 나오키가 이 책을 애독한다는 것이 트위터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나츠하샤의 사무실은 JR 기치죠지 역 근처의 원룸 오피스텔에 있다. 책상, 책장, 소파만 있고 휑하다. 아무리 봐도 출판사로 보이지 않는다.


나츠하샤 대표 시마다 준이치로 인터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지내다 2008년 31살에 교과서와 참고서를 만드는 출판사에 채용되어 영업 일을 했습니다. 전국의 고등학교를 돌아다녔지요. 들어간 지 1년도 안 되어서 수십 명의 영업자 중 실적 톱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다 다른 출판사에 들어가려고 1년 만에 그만뒀는데요. 리먼쇼크 탓인지 50개의 출판사에 이력서를 보냈지만 다 떨어졌어요.

그 당시, 젊고 작은 출판사가 단지 존재만 하는 게 아니라 서점에서 존재감을 내는 모습을 여기저기서 보게 되었습니다. 미시마샤를 비롯해서 아르테스, 나나로크샤, 프리스타일 같은 출판사죠. 내는 책도 훌륭하고 정중하게 영업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용기을 얻었다고 할까 기뻤습니다. 저는 책을 한 권도 만들어 본 적이 없었지만 이런 출판사들의 활약을 보면서 왠지 저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출판사를 차렸습니다."



Q 경험도 부족한데 갑자기 출판사를 차리다니 대단하군요. 준비나 자본금은 어떤 상태였습니까?

"파견 사원으로 일해서 받은 월급이 22만 엔이고 그중에 18만 엔 정도를 매달 저금했습니다. 돈을 잘 안 쓰는 성격과 부모님 집에 사는 게 컸다고 생각합니다. 6개월 정도 일하면 100만 엔 정도 모였습니다. 출판사 시작할 때는 저금이 300만 엔 정도 있었죠. 

2009년에 3월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단행본 출판에 관해 아무것도 몰라서 출판사에 다니는 친구에게 물어보거나 서점 영업을 도우면서 공부했습니다. 이렇게 나츠하샤를 시작한 것이 2009년 9월입니다."



Q 나츠하샤의 출판 방향은 기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 같아요. 애서가의 세계에 함몰되지 않으면서 잘 팔리는 책을 목적으로 하지도 않아요. 시마다 씨가 책을 내는 방향은 확실히 엄선해서 책을 갖추는 '보통의 서점인'에 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 네. 그건 아주 기분 좋은 얘기네요. 독자가 출판 방향을 정해주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솔직히 칸바야시 아카츠키의 수필집을 이렇게나 사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반응이 '다음엔 이걸 낼까' 하고 저를 밀어줍니다."



"저는 타겟 독자가 이렇고 경쟁서는 몇 부 팔렸다는 식의 기획서를 아주 싫어합니다. 출판사 인원이 많으면 아무래도 그런 책을 만들어야 하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혼자라면 스스로 팔 수 있는 부수를 목표로 하면 되지요. 저는 초판이 2,500부이고 5,000부가 넘으면 히트작으로 봅니다. 베스트셀러를 만들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럴 때는 대개 '돈을 많이 벌고 싶다'든가 '유명해지고 싶다'든가 쓸데없는 생각을 할 때이기 때문에 되도록 생각하지 않으려 합니다. 결과적으로 히트작이 되면 그걸로 만족입니다."


"좋은 책이어도 서점에서 손에 넣을 수 없는 책이 많아요. 그런 상황에 저는 큰 불만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츠하샤에서는 우선 '좋은 책'을 만들고 싶었어요. 좋은 책이 뭐냐는 건 어려운 얘기지만, 나츠하샤의 경우는 이 책과 같이 죽어도 좋다고 생각할 수 있는지 없는지입니다.

제가 좋다고 생각한 책이라도 독자에게 받아들여지지 못해 안 팔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 책, 이 책으로 회사가 망해도 좋다고 생각할 수 있는 책을, 정중히 만들어서 정중히 팔고 싶습니다."



"<렘브란트의 모자(맬러머드)>는 제가 아주 좋아하는 단편입니다. 지금까지 읽은 단편 중에서 가장 좋아해요. 저는 이 책을 25살 때 만났습니다. 정말 행운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책방에서는 자주 보이지 않았어요. 맬러머드라는 작가가 눈에 띄는 사람도 아니고 출판된 것도 1975년이니까요. 맬러머드뿐 아니라 그 세대의 미국 소설가 작품은 일본에서 거의 절판입니다. 하지만 그런 이유만으로 이 책이 독자의 눈에 들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은 너무 아까웠어요. 이 책을 한 사람이라도 많은 사람에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책을 만들면서 마음 쓰는 점은 모든 독자가 펼쳐보는 책을 만들고 싶다는 겁니다. 일부 사람들을 위해 쓰인 책, 독자를 고르는 책도 있지만, 저는 책을 그런 것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맬러머드의 표제작은 보통 책을 안 보는 사람이 읽어도 쉽게 이야기에 빠질 수 있는 단편을 골랐습니다. 그런 생각이 겹쳐서 <렘브란트의 모자>를 냈습니다.


멜러머드 책의 원서를 보면 250쪽에 글자가 아주 빼곡합니다. 번역판에는 줄 간격을 널찍하게 줘서 읽기 편하게 고쳤더니 페이지 수가 400쪽을 넘어 버렸습니다. 그렇게 되면 종이값과 인쇄단가가 올라서 정가를 2,800엔으로 매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맬러머드를 좋아하는 사람은 몰라도 일반인에게는 연이 닿지 않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래서 8편의 단편을 모두 넣는 것은 무리라고 보고, 읽기 편함과 볼륨감을 기준으로 3편을 엄선했습니다."



Q 나츠하샤를 창업하고 2년 동안 3권은 너무 적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경영 면에서 괜찮은가요?

"여기까지 온 것이 기적입니다.(웃음) 하지만 한 해 3권 내는 게 한계예요. 지금은 2년에 3권이지만. 두 달 동안 책을 만들고 한 달 동안 영업하고 한 달 휴식 하지 않으면 숨이 멎을 거예요. 물론 한 달 동안 완벽히 쉬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읽거나 다른 사람과 얘기를 하거나 유튜브를 보면서 지냅니다.(웃음) 제 머리에 자신이 없어서 바짝 움츠러든 상태로는 무슨 일을 결정하지 못해요. 늘 머리 한구석에 있던 것이 나왔을 때 좋은 것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저에게 책을 만드는 노하우가 있다면 다른 방식을 취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적은 있는데 무리죠.


하지만 1년에 3권 만들어서 그 책이 확실히 팔리면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습니다. 제가 회계학과를 나왔기 때문에 그것은 단언합니다. 결혼도 하고 싶고.(웃음) 작년(2011년)은 2권밖에 내지 않았으니 설득력이 없지만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남이 하지 않는 것, 세상에 부족한 것을 확실히 메우고 싶습니다.


유일한 자랑은 반품이 거의 없다는 겁니다. 직접 영업하러 가기 때문이죠. 게다가 배본도 많이 하지 않아요. 주문을 많이 받는 것이 무서워서 서점 직원이 '10권 주문할게요' 해도 '아뇨, 5권만 하세요! 별로 안 팔릴 거예요!' 하고 말해요.(웃음) 만일 팔리면 더 주문하시라고 해요. 이 방식에 익숙해져서 계속 이대로 가면 이상적이겠지요.


책을 내는 속도는 1년에 3권 정도 내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두 달 만들어서 두 달 영업하는 식으로 넉 달에 책 한 권을 내는 겁니다. 단, 내고 싶은 책이 없으면 무리해서 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고만고만한 책을 만들어봤자 누구한테도 좋을 게 없으니까요. 그럴 바에는 아르바이트를 할 겁니다. 그렇게 해도 회사는 유지됩니다. 이것은 1인 출판사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원래부터 돈을 벌려고 출판사를 시작한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지금도 아르바이트 수준의 돈밖에 벌지 못하니까요. 부모님 집에 살면서 돈을 잘 안 쓰는 성격 때문에 버티고 있습니다. 하지만 돈의 유혹이 전혀 없다고 말하면 거짓말이죠. '이렇게 하면 좋은 돈벌이가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 적은 있습니다.


가령 <지난날의 손님>은 옛날 일본어 가나 표기를 현대 일본어 가나 표기로 바꿔서 복간했습니다. 그 부분을 고서 애호가분들에게서 몇 번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 책을 한 사람이라도 많은 사람에게 전하고 싶어서 현대 일본어 가나 표기로 수정했지만, 돈벌이만을 생각한다면 고서 애호가만을 위한 한정판으로 만들어서 높은 가격을 매기는 편이 더 쉬웠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독자는 늘어나지 않습니다. 책과 독자의 새로운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아요. 예상대로의 독자가 예상대로 책을 사서 그걸로 끝입니다. 저는 그런 것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진심으로 좋다고 생각하는 책을, 같이 죽어도 좋다고 생각하는 책을 모든 사람에게 읽히고 싶습니다."


"나츠하샤 이념에도 있지만, 나츠하샤는 1만 명, 10만 명의 독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구체적인 한 사람의 독자를 위해서 책을 만들고 싶습니다. 마케팅이 아닌, 보이지 않는 독자가 아닌, 지금 살고 있는 한 사람의 독자가 몇 번이나 되풀이해서 읽을 수 있는 책을 계속 만들고 싶다는 것이 우리 회사의 목적입니다.

독자는 구체적인 독자였으면 합니다. 아무리 대상 독자를 늘어놓아도 추상적인 독자를 향해 책을 만들면 어긋난다고 봐요. 단지 마케팅이 제 성격에 맞지 않을 뿐인지도 모르겠지만요."



"문학은 '옛날엔 읽혔지만, 지금은 안 읽히는 책'이 아니라 '옛날부터 마이너리티이고, 이제부터 읽혀야 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은 사람을 구할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19살의 제가 <수레바퀴 아래서(헤르만 헤세)>와 <산시로(나츠메 소세끼)>를 읽고 책의 힘, 말의 힘, 활자의 힘을 느꼈습니다. 책에는 사람을 구하는 큰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이 가진 그 힘을 할아버지 할머니에게도 전하고 싶습니다. 특정인에게 향하는 마음은, 역설적이지만 많은 사람에게 전해지지 않을까 합니다. 앞으로도 할아버지 할머니라는 구체적인 독자를 보면서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책을 만들고 싶습니다."





출처

http://www.mishimaga.com/hon-watashi/057.html

http://synodos.livedoor.biz/archives/1890325.html

책의 잡지 2011년 4월호

GRIJOA 소출판시대

미시마샤 대표 "출판 불황 따위는 없다!"

2012. 9. 27. 18:14

 


"데이터만으로 판단하면 '출판 불황의 시대'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미시마 출판사를 시작했던 2006년은 도산한 출판사가 122사, 창업한 곳이 11사였습니다. 초등학생이라도 이 일은 힘들겠다고 생각할 겁니다. 사실 힘듭니다. 힘들지만 출판 불황이라고 해서 모든 출판사가 잘 안 되는 건 아닙니다.
이런 시대에도 잘 되는 곳은 있습니다. 설령 잘 되는 출판사가 단 한 곳도 없더라도 그것이 '출판사를 하면 안 되는' 이유는 되지 않습니다. 이런 시대이기 때문에 앞으로 시대에 어울리는 방식을 취하면 되는 것 아닐까요.

최강의 카테나치오 수비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축구대표팀도 실점합니다. 사실 실점하지 않은 대회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실점률이 낮다고 포기하면 영원히 골을 넣을 수 없습니다. 세계 최강 수비라도 빈틈은 있습니다. 오히려 상대 수비가 최강이라는 상황은 공격수에게 피가 끓는 장면이 아닐까요.

지금 출판사를 시작한다는 것은 매우 재미있는 일입니다. 출판업계에 오래 계신 분들은 '출판 불황, 출판 불황'. '책이 안 팔려' 하고 합창하지만, 저는 단 한 번도 그런 식으로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출판 불황 따윈 없습니다. 저는 확신을 갖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제가 책을 만들기 시작한 지 10년 동안 해마다 제 능력이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거북이걸음보다 못한 속도였지만 해마다 확실히 성장했습니다. 그게 출판 불황과 무슨 관계냐구요?

'출판 불황'이라고 말할 때 다음과 같은 원인을 듭니다.
'스마트폰과 PC에 독자를 빼앗겼다', '독자의 활자 이탈이 진행된다', '출판 종수가 10년 전보다 배로 늘어 유통이 힘들다' 등등... 모두 일리 있는 말이지만, 대전제에 커다란 구멍이 있습니다. 그 구멍은 '출판 불황이라는 큰 현상이 애초부터 존재했다'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는 겁니다.

출판 불황이 먼저 있었을 리 만무하죠. 출판업을 지탱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개인! 개인의 능력과 기술의 축적입니다. 그것이 대전제입니다. 그런데 출판 불황은 '개인의 능력과 기술 수준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점을 보려 하지 않습니다. 이 '사실'을 바로 보지 않고 '책이 안 팔린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역시 커다란 구멍에 빠졌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기술 저하, 능력의 저하가 '덩어리'가 되어서 지금과 같은 상태가 되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그래서 저는 출판 불황을 다음과 같이 해석합니다.

'출판 불황이 있는 게 아니다. 개인 불황이 있는 거다'

출판이라는 산업이 나쁠 리 없습니다. 출판을 하는 개인의 기술이 출판계 전체가 좋았을 때는 가려서 안 보였지만 실제로는 기술이 떨어지고 있던 것입니다. 새로 출판사를 시작한다면 이 사실을 바로 보는 일부터 시작합시다. 반대로 개인 불황이 원인이라면 개인의 노력 여하로 더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전 그렇게 마음먹었습니다.

앞으로 힘든 일이 있을지 모릅니다. 실적이 떨어지는 일도 없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일이 일어나도 모든 것은 자신의 책임입니다. 본래 경험을 쌓으면 쌓을수록 잘하게 되는 게 이 출판 일입니다. 그것을 결과로 만들어내지 못하면 그것은 경험을 '知'로 만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나태했기 때문입니다.

사회, 산업, 회사, 남의 탓을 하는 것은 그만두자. 그렇게 정했습니다. 남의 탓을 계속하는 한,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하니까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을 생업으로 하는 우리가 '만들어내지 못하는' 행위에 힘을 쏟는 것만큼 비생산적인 일은 없습니다."


http://www.mishimaga.com/mishi-hana/001.html

GRIJOA 소출판시대

지유가오카의 원점회귀 출판사 미시마샤 대표 인터뷰

2012. 9. 27. 18:03

일본의 출판사 <미시마샤 ミシマ社>


미시마샤는 대표 1명과 직원 7명의 작은 종합 출판사입니다. 히트작을 내기도 했지만, 기존 일본 출판사의 도매상을 거치는 유통 방식을 따르지 않고 서점들과 직거래를 한다는 점, 출판사가 모여있는 진보초가 아닌 지유가오카에 사무실을 두었다는 점 등 남다른 부분이 있어 일본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에 출간된 책 중 하나에 어린이 그림책 <빨리 빨리라고 말하지 마세요>가 있죠. 제가 바라는 출판사의 모습이라고 할까, 대표 미시마 쿠니히로의 마인드가 멋집니다.
이 분의 인터뷰들을 소개하겠습니다.


"2006년 4월, 출판에 대한 생각이 달라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려고 했는데, 그다음에 어떻게 할까 고민했어요. 다른 출판사에 취직할까, 프리랜서 편집자가 될까 하고요. 하지만 어떤 선택도 위화감이 있었어요. '다른 출판사에서 일해도 결국 똑같지 않을까' 하고 있다가 어느 날 밤 문득 생각했어요.

'아, 내가 일하고 싶은 회사가 없으면 내가 만들면 되겠다' 하고요. 그렇게 생각했더니 시야가 확 넓어지고 앞이 밝아졌어요.

회사 그만두면 큰일 난다고 한 사람들은 누구 하나 독립하지 못했어요. 몸을 사리지 않고 개인으로 사는 분들은 모두 찬성했어요. 그때 제가 앞으로 같이 가야 할 사람이 누군지 알게 되었지요. 낭떠러지에 서서 돌아갈 수 없는 선택을 한 제가 '독립하겠다'고 했을 때의 사람들 반응에서 그 사람의 인생관과 살아온 발자취가 모두 드러납니다.

하지만 창업해보니 장난이 아니더군요. 보통 '출판사를 하는 건 제정신이 아니다'는 게 업계의 상식이었으니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출판은 사양 산업이죠.
하지만 제 안에는 '꼭 잘 될 거야'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재미있고 좋은 책을 계속 만들어낸다, 콘텐츠의 힘으로 승부한다'는 원칙이 있으면, 유통을 비롯한 여러 어려움도 '하다 보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생각했어요.

출판 비즈니스는 입금이 아주 느려요. 위탁판매라서 정산되는 게 책을 납품하고 7개월 후죠. 작년 12월에 낸 책의 정산이 올 7월이에요. 그동안에 인쇄비, 저자 인세, 사무실 임대료 등의 돈은 빠져나가죠.

'역시 안 되더군요'하고 꼬리를 내리는 일은 간단하죠. '여기에서 그만두면 정말 편하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는데, 그때 '많은 사람이 여기서 그만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를 악물고 '그만두지 않으면 반드시 잘 될 거다'는 생각으로 어려움을 극복했어요."

"도쿄 중심부가 아닌 지유가오카에 출판사를 차린 것은 일본 출판계의 중심은 진보초를 비롯한 야마노테 선 안이기 때문입니다. 출판계의 중심에 있으면 모르는 사이에 그쪽의 상식에 말려들어 가게 됩니다. 지금도 도쿄는 중요한 도시이고 도쿄 없이는 출판계와 일본 경제가 성립되지 않지만, 너무 오랫 동안 한 곳에 집중된 감이 있습니다. 도쿄는 피폐해졌는데 이익을 탐하는 사람이 많으면 도쿄가 왠지 불쌍합니다. 조금 쉬게 하고 싶습니다.
여러 산업은 지금 전환기가 왔고, 이런 때 소중히 해야 하는 것은 '원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점으로 돌아가서 새로운 토대를 만들려면 새 장소에 거처를 마련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원래, 출판이라는 일은 단순한 거예요. 재미있고 좋은 책을 만들어서 한 사람이라도 많은 사람에게 읽히자는 게 원점이죠. 모든 것을 거기서부터 생각하면 됩니다.
하지만 요즘 출판사의 대부분은 우선 달성해야만 하는 연간목표를 숫자로 정하고, 그것을 달성하려면 편집자 한 사람이 책을 몇 권 만들어야 한다는 거꾸로 된 발상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잘 팔리는 책이 한 권 나오면 그 책과 비슷한 책이 몇 권이나 만들어져요. 그렇게 되면 편집자는 점점 피폐해지고 로봇처럼 소비되어버려요. 순수하게 자기 안에서 '이거 재미있다'는 감각으로 책을 만들면 비록 실패해도 공부가 되고 그 도전 자체가 큰 역량이 된다고 봅니다.

모순된 얘기지만 예전부터 책의 판매 부수에도 신경 쓰고 있어요. 간혹 '좋은 책이면 안 팔려도 된다'는 편집자가 있는데, 그건 아니라고 봐요. 정말 재밌고 좋은 책이라면 한 사람이라도 많은 사람과 그 재미를 공유하고 싶어서 팔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됩니다."

"저는 회사를 만들 때 '최소 100년은 버티는 출판사를 만들자'고 마음먹었어요. 몇 년 안에 무너지는 회사라면 안 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은 소비재가 아니라고 봐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책을 읽으며 지혜와 감동과 즐거움을 느꼈듯이 미시마샤의 책도 10년, 20년 후에도 독자에게 감동을 전하고 싶습니다. 장정과 디자인에 힘을 기울이는 것도 단기간에 소비되는 책은 만들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혼자 출판을 시작했을 때부터 '크게 하지 않는 게 목표'라고 말해왔습니다. 출판업에서는 규모를 확대할 메리트가 적습니다. 한 권의 밀도를 높이는 것과 직원 수가 많은 것은 비례하지 않습니다."

"출판의 원점은 회사의 규모를 크게 키우지 않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스스로 재미있겠다고 생각하는 일에 전력투구해서 '한 권의 책'으로 만들 뿐이고, 개개인의 감각과 회사의 움직임이 항상 연동되면 됩니다. 어느 정도의 규모를 넘어서면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고 회사를 돌아가게 하기 위해 무조건 해야 하는 일이 늘어납니다. 모체를 유지하기 위해 안 만들어도 되는 책을 만드는 것이 두려워지니까 마케팅에 의존하게 되지요. 마케팅은 확률론이고, 어떻게 하면 타율을 높일까 하는 방법론이기 때문에 새로운 것보다 기존에 재미있었던 책과 베스트셀러의 축소생산이 되어 버립니다.
개개인의 감각이나 생각을 나타내지 않은 채, 타율 우선이 되면 회사는 단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 보면 타율이 떨어집니다. 개개인의 감각은 쓰지 않으면 둔화하고 실패해도 자기 생각으로 승부하지 않으면 향상되지 않습니다."

"(출판으로) '먹고 살 수 있나요?' 하는 말을 자주 듣는데요. 모든 것을 내다보는 사람은 없어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인생이고 거기에 정면으로 부딪쳐서 즐길 수밖에 없어요. 지금도 전혀 여유가 없고, 한 권 한 권이 승부입니다. 고교야구의 토너먼트 같아요. 출판불황과 활자이탈은 출판인이 본래 해야 할 일을 게을리한 결과라고 봅니다. 적당한 책을 사게 하면 독자는 떠나갑니다. 거기에 자기반성을 하지 않고 시대와 구조를 탓하면 안 됩니다. 본질적으로 재미있는 책을 사랑과 경의로 온 힘을 다해 만들면 반드시 잘 되리라 생각합니다."

"우리 출판사에서 가장 많이 팔린 <시가지의 교육론>이 5만 부를 넘은 정도고 대단한 베스트셀러는 아직 없습니다. 베스트셀러는 출판의 큰 즐거움이니 장외 홈런은 물론 치고 싶습니다. 하지만 삼진 아니면 홈런을 노리고 스윙하진 않아요. 잘 팔린다고 반드시 좋은 책은 아닙니다. '이 책을 만나서 좋았다'고 생각되는 게 가치 있는 책이니까요. 홈런을 기준으로 하면 이상해져요. 맞추려고 하면 확률론과 마케팅이 되어 버리니까요. 그런 쪼잔한 짓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절판은 출판사만의 사정이고 독자를 생각한 결정은 아닙니다. 재고를 갖는다는 것은 물론 회사에 리스크입니다. 경제 합리성으로 얘기하면 신간을 자꾸자꾸 내서 계속 절판하면 됩니다. 하지만 그것은 수는 적어도 '읽고 싶다'는 독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겁니다. 배짱으로 절판은 안 합니다."


"Q 평론, 시집, 그림책, 만화에세이, 요리책, 건강서. 출판하시는 책 종류가 다양하네요?

다면적이고 풍부한 출판의 가능성을 추구하고 싶어서 '작은 종합 출판사'라는 간판을 달았습니다. 재미있는 것을 하나하나 해온 결과, 다양한 책이 나왔습니다. 잘 팔리는 책만 만들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출판은 다수파에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닙니다. 출판사는 옛날부터 그 시대에 존재하는 다른 견해를 반골 정신이 있는 편집자가 책으로 만들고, 그것이 후세에 전해지는 겁니다. 기획한 시점에 모두가 이미 좋다고 한 것은 책이 되었을 때 아주 평범한 것이 되기 쉽습니다.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지만 내고 난 후에 '야, 재미있다!' 하고 생각되어야 하죠."

"비즈니스맨이라면 돈을 버는 것이 최우선이 되는데요. 편집자는 시대와 마주해서 좋은 것을 최고의 형태로 완성하는 것이 일입니다. 거기에 비즈니스 센스가 있으면 5,000부 팔고 끝날 책을 1~2만 부 팔 수 있습니다."

"편집자는 재미있느냐 없느냐를 먼저 봐야 하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이거라면 팔릴 거다'라든가, '지금 이게 유행하니까'라는 이유로 기획을 세우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재미있어 보이는 것'. 남들이 '이게 뭐야!?' 하고 지적해도, 만들고 나면 재미있어질 거라는 감각을 믿으면 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게 뭐냐는 것은 되도록 언어화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게 미시마샤가 생각하는 재미입니다' 하고 제시하면 그것이 모든 것이 되어 버립니다. 모르는 사이에 그 정의에 구속받아서 재탕 삼탕 하는 책을 만들게 됩니다. '재미'는 자유롭고 다양해야 합니다. 점점 변해가는 생물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정의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편집 일은 거울 같은 거라 생각해요. 저자와 마주했을 때 저자가 볼 수 없는 부분을 비춰주는 거울이 되고 싶습니다. 특별한 방법이 있는 건 아닌데, 저는 저자에게 거의 아무 말도 안 합니다. '같이 재밌는 일을 합시다'고만 말하고 그냥 앉아 있어요. 그러다 저자가 여러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거기에서 뭔가 나와요. 즉, 답은 글을 쓰는 사람 쪽에 있어요. 흔히 '저 책은 내가 만들었다'고 말하는 편집자가 있는데 그건 오만이에요. 그러나 저자도 생각하지 못한, 자기 안에 있는 엄청 재미있는 주제를 함께 갈고닦는 일은 할 수 있겠지요."

"저는 '출판불황' 따윈 없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했던 방식에 매달린다면 그렇게 될지 모르겠지만, 예전 방식을 고집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다양한 형태의 책을 많이 내게 되면 그것들이 쌓여서 재미있는 일이 생기리라 생각합니다."

"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돼요. 미시마샤에서는 회사에서도 직원이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이익 추구를 첫 번째 목적으로 하지 않고 '즐거움'을 내세우는 것도 그 때문이에요. 돈은 반드시 어떻게든 된다고 생각해요. 우리 출판사가 돈을 잘 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무일푼이 되었을 때를 떠올리면 '그때보다는 내려가지 않는다'고 마음 먹습니다. 늘 '어떻게든 된다'고 낙천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x5EClE_W7CI&feature=youtube_gdata_player
http://www.freestyle-life.net/free-100-page-27.htm
http://doraku.asahi.com/hito/runner2/120918.html
http://allabout.co.jp/human/special/s1/120626/
http://synodos.livedoor.biz/archives/1872717.html
http://www.mishimaga.com/special/034.html

GRIJOA 소출판시대

미국 독립 출판사 Seven Stories Press 대표 "출판사는 작아져야 합니다"

2012. 9. 27. 17:30

연 매출 200만 달러, 그 중 전자책 매출이 20%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독립 출판사 <세븐 스토리즈 프레스>의 대표 Dan Simon 인터뷰 요약

"인세는 보통 하드커버는 8~10%, 페이퍼백은 7%, 전자책은 25%를 저자에게 주고 있습니다."

"저는 전자책을 특별히 싼 가격으로 매기지 않습니다. 지금 전자책 가격은 하드커버판과 똑같습니다. 앞으로 바꿔야 하겠지만요. 지금은 25달러 정가의 책을 전자책과 하드커버 모두 같은 공급가에 내보내고 있어요. 이 책을 아마존이 9달러 99센트로 팔면 공급가보다 싼 가격으로 팔게 되는 거죠. 제 생각으로는 소매가를 법률로 지키게 해야 합니다. 미국도 일본처럼 재판매가격유지제도(도서정가제) 도입이나 할인율 제한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미국의 서점들은 혼란스럽습니다. 미국 제2의 서점 체인인 보더스는 파산했고, 아마존은 미친 거 아니냐 할 정도로 할인을 하죠. 다른 보통 서점들은 그런 할인이 불가능합니다."

"우리는 서점업계가 무척 마음이 쓰입니다. 아마존이 최후의 승자가 되면 그들은 할인을 멈추고 정해진 종류의 책만 잔뜩 취급하려고 들지도 모릅니다. 책의 다양성이 없어져서 우리 같은 독립 출판사의 책은 판매 채널을 잃어버릴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서점업계가 건전했으면 합니다. 서점이 지적 호기심을 잃어버리는 것은 출판사에 결코 좋은 일이 아닙니다."

"저는 아마존의 출판시장 점유율이 25% 이내라면 아마존은 출판업계에 공헌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마존은 제가 보기엔 욕심이 지나칩니다. 아마존이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갖게 되는 상황은 아마존 말고는 아무도 원하지 않습니다."

"저는 전자책만의 출판은 미래가 없다고 봅니다. 의외의 히트작인 S.J 왓슨의 <내가 잠들기 전에 Before I Go To sleep>의 경우. 처음에는 전자책만으로 출판해서 화제를 모았지만, 인기가 오르자 2~3개월 후에 종이책으로 나와서 종이책 출판이 밀리언셀러가 되는 엔진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전자책의 편리함을 마음에 들어 합니다. 그러나 종이책에 대한 '신앙'은 강한 부분이 있습니다."


Q 앞으로 어떤 출판 형태가 성공할까요?
"전자책과 종이책의 커플링이라고 할까 번들링(끼워팔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가령 종이책을 사면 전자책도 같이 주는 형태요. 즉 사람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주는 출판 형태가 성공하지 않을까 합니다. 종이책에 붙어 있는 코드를 입력 시 전자책도 볼 수 있게 한다면, 같은 가격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지니 서점도 존속할 수 있습니다.

집에서 종이책을 읽다가 그다음 부분을 카페에서 전자책으로 읽고 자기 전에 오디오북으로 읽는 등, 그 사람의 동선에 맞춰 자유롭게 읽거나 들을 수 있게 하고 종이책도 곁에 둘 수 있게 합니다. 저는 번들 형태가 성공할 거라 봅니다. 전자책만으로는 쉽게 판매 부수가 오르지 않고 종이책을 안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 가장 큰 출판사인 랜덤하우스의 CEO와 얘기 나눈 적이 있는데요. 그가 가장 흥분한 일이 뭘 거 같아요? 유명 저자의 판권 확보도 아니고, 전자책 매출도 아니고, 베스트셀러도 아니고, 좋은 서평이 난 것도 아닌, 그가 가장 기뻐한 일은 600여 명의 인원을 감축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출판사로서 올바른 방향이라고 봅니다. 그를 비정한 인간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출판사는 작아져야 합니다. 

출판업계가 작아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출판사는 항공모함이 아니라 전함으로 규모를 축소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변화하는 업계에 재빨리 대응하려면 덩치를 줄여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Q 앞으로의 출판계에 대해
"문제는 전자책 vs 종이책이 아닙니다. 여러 문제는 있지만, 출판 형태나 판매 방법 등은 우리 출판사도 대응할 수 있습니다. 제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우리 아이들이 어떤 형태의 '책'이든 계속 읽을까 하는 점입니다. 어떤 신기술이 나와서 사람들은 '책'이라는 것을 읽지 않게 된다면 도서 출판이 최후를 맞는 날이 오겠지요."


http://binb-store.com/binbReader.html?cid=19495


GRIJOA 소출판시대

다람쥐 쳇바퀴 출판

2012. 9. 24. 17:30

일본 출판사 미시마샤의 영업자 와타나베 유이치
"일본 출판업계의 매출은 1996년을 절정으로 조금씩 떨어져 왔습니다. 1년에 출간되는 신간 종수는 1992년에 38,000종이었지만 현재는 약 80,000종으로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즉, 단순계산해도 신간의 권당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또 하나 번거로운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반품이죠. 원칙상 신간은 초도 배본에 대해 6개월간 위탁 상품으로 배본됩니다. 이게 뭐냐 하면 6개월의 위탁 기간 동안에는 언제든지 반품할 수 있다는 얘기죠. 그렇게 하면 서점은 리스크를 줄이고, 동시에 출판사는 상품을 서점에 진열할 기회를 조금이나마 늘릴 수 있게 됩니다. 위탁판매가 아니라 '매절'이라면 팔리는 책만 선별적으로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렇게 되면 출판사 처지에서는 '팔 기회'조차 없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이 위탁 판매 제도는 양자에게 아주 좋은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쁜 점도 있습니다. 출판 종수가 대폭 증가한 현재로서는 반품률 상승은 출판사에 엄청난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2008년에는 반품률이 급기야 40%까지 높아졌습니다. 출판사에서 내는 책은 총판을 통해 전국의 서점에 배본됩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반품된 책의 약 절반이 결국 출판사 창고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그 책들의 대부분은 두 번 다시 사람 눈에 띄는 일 없이 폐기 처분됩니다. 악순환이죠. 자원 낭비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악순환의 고리야말로 구조적 문제의 정체입니다.

구조적 문제...

이는 출판사가 '눈 앞의 이익'만을 우선해온 결과입니다. 즉, 업계 전체의 판매는 조금씩 떨어져 왔고 이를 채우기 위해 출판사는 신간 종수를 늘렸습니다. 출간 종수는 배 이상이 되었는데 전체 매출은 거의 그대로였으니 단순히 계산해도 권당 매출은 절반이 됩니다. 

서점의 진열 공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한 사람이 읽을 수 있는 책의 권수가 배로 늘어나지는 않습니다.(이 점에서는 오히려 후퇴하고 있을지도) 당연하게도 신간 종수의 증가에 비례해서 반품 부수도 대폭 증가하고, 그 반품으로 인한 손해를 메우기 위해서 출판사는 신간을 계속 출간합니다. 그리고 이게 반복되지요. 다람쥐 쳇바퀴처럼."

GRIJOA 소출판시대

1인 출판사 좌충우돌 분투기 - 책공장더불어 김보경 대표

2012. 9. 24. 14:23

2012. 7. 27 Red Books 세미나


"예전에는 주변 분이 출판사 창업하겠다고 하면 하고 싶은 일 하시라고 응원하고 도와드렸는데, 제가 불황을 겪다 보니 무작정 해보시라고 하기에는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닌가 해서 신중해졌어요. 출판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하고자 하신다면 출판에 관해 공부하는 시간이 먼저 필요합니다. 저는 잡지기자를 그만두고 1년은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배우는 데 들어갔어요."


"공부 못하는 애가 시험이 어려운지 모른다고 출판불황이라도 해도 매출이 얼마 없어 별로 못 느꼈는데 요즘은 재판까지 걸리는 시간이 전보다 늦어져서 느끼고 있어요. 지난해 대비 매출이 20% 빠졌어요. 출판불황이 원인이기도 하지만 책 안 나오는 공백 기간이 너무 길었던 탓이 큽니다."

"옛날에는 도매상에서 1,000부 넣으라는 거 반품이 무서워서 줄여도 800부였는데, 요즘에는 300부밖에 못 넣고 있어요."

"초판은 보통 2,000부를 찍고 손익분기도 2,000부에 맞추고 있어요. 안전재고가 200부 이상이라고 하는데 저는 150부까지 버텨요. 출판사는 반품관리를 확실히 해야 해요"

"인디자인을 배우면 조판비를 줄일 수 있어 유리해요. 하지만 저는 그런 거 잘 못해요. 손이 아니라 곰 발바닥이라 다 맡겨서 하고 있어요."

"책 만드는 사람은 책 만들 때마다 나무를 잘라야 한다는 짐을 지고 있어서 책공장더불어에서는 재생지를 써요. 질이 떨어진다는 분, 재생지인데 왜 가격은 똑같으냐(재생지는 싸지 않음)고 항의하시는 독자분들이 있었는데 제가 나무를 위해서라고 설명해서 설득되신 분도 많아요. 재생지를 쓸 때는 독자의 이해가 선결되어야 합니다."

"블로그를 마케팅을 위해 시작했던 건 아니지만 책공장더불어는 블로그가 마케팅의 핵심이에요. 블로그 글이 네이버 메인에 떠서 2주 동안 2,000부가 나간 적도 있지요. 북스피어도 블로그가 아주 잘 운영되고 있는데 충성독자들이 많아서 놀라고 있습니다."

"어떤 대형출판사의 편집자 1인당 매출목표가 10억이 넘는 걸 보고 놀란 적이 있어요. 아무래도 매출목표가 크면 책 한 권에 들어가는 공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1인 출판사는 책 한 권이 소중하고 한 권 한 권에 모든 힘을 다 써야 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1인 출판사가 더 유리하지 않을까 싶어요."

"다른 독자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제 책을 책공장더불어가 아닌 다른 출판사에서 냈어요.(열아홉 살 찡이, 먼저 나이 들어 버린 내 동생) 하지만 책이 많은 출판사다 보니 예상보다 마케팅에 신경을 못 써주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직접 낼 걸 하고 후회하고 있어요."

"Q 일간지 광고 등은 하시는지 또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A 일간지 광고는 효과가 없어서 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어요."

"Q 전 사람에 대한 관심도 버거운데 반려동물 출판이라니 너무 사치스러운 거 아닐까요.
A 사람과 동물, 어느 권리가 앞서는 게 아니라 같이 가야 한다고 봐요. 동물의 권리를 고민할 수 있는 세상이라면 인권도 생각하지 않을까요. 저는 개를 예쁘게 꾸미는 미용 책 등은 내지 않아요. 그런 책이 불필요하다고 생각은 안 하지만 제가 하는 출판과는 방향이 달라요."

"처음에는 1인 출판을 하다가 키워서 큰 출판사를 만들겠다는 분도 계신데 저는 1인 출판 자체가 목표예요. 크게 키울 생각 없이 혼자서 1인 출판을 유지하고 싶어요. 책을 만들면서 성장했고 그걸 나누고 싶어서 출판을 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출판을 계속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생각해요."

GRIJOA 소출판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