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언셀러 제조기 겐토샤 대표 겐죠 토오루(見城 徹)

2012. 10. 23. 18:40


많은 베스트셀러를 낸 명편집자 출신인 그의 이름을 일본 출판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처음 입사한 출판사에서 처음 기획한 책이 38만 부를 기록했고 1975년에 출판사 카도카와 서점에 입사해서 나오키 상 수상 작품 등 많은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냈습니다. 1993년 출판사 카도카와 서점 대표직을 그만두고 겐토샤(幻冬舎)를 차렸는데, 여기서도 <1리터의 눈물>, <영원의 아이>, <13세의 헬로워크> 등 밀리언셀러를 다수 냈습니다.



"'저런 수준 낮은 책이 잘 팔려봤자지'

일본 출판계에서는 베스트셀러가 된 책을 보고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자기가 만든 책이 팔리지 않는 것에 대한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아요. 히트한 책은 존중해야 합니다. 붐이 된 책은 모두 옳다고 생각해야 진정한 비즈니스에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높은 곳에 올라가 대중을 내려다봐서는 안 됩니다. 그런 오만한 자세를 버리지 않는 한, 히트작을 만들 수 없습니다. 히트한 책이 있으면 저는 나름대로 분석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지만, 그 책을 부정해서는 안 됩니다. 그 책에는 내가 모르는 가치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그 책을 재미있다고 느낄지 말지는 단순한 주관입니다. 잘 팔린 것은 틀림없는 현실이죠. 현실은 주관에 항상 이깁니다. 무의미한 자기긍정은 버려야 합니다. 비즈니스맨은 '팔린다'는 사실을 늘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카도카와에 다닐 때는 1년 베스트 10에 들어가는 책 중 8권을 제가 만들었는데요. 이런 책들을 내서 제가 노린 게 뭐였느냐면 무명의 필자, 인기 없는 저자의 책을 만들어도 회사가 아무 소리 못 하게 하는 것이었어요. 안 될 것 같은 기획, 인기 없는 저자나 무명의 필자를 제가 프로듀스해서 성공시키고 언론과 세상의 주목을 받게 합니다. 그리고 나서는 그런 성공을 헌 신짝처럼 버리고 새로운 무명의 필자를 발굴하러 가는 것이 제 편집자로서의 미학입니다. 이걸 항상 하고 싶습니다."


"출판이라는 것은 마지막까지 남는다고 봐요. 저는 종이와 활자는 인간의 생리에 아주 잘 맞는다고 생각하니까요. 바뀌는 것은 유통과 정보뿐입니다.
100마리 양이 있다고 하면 100마리 양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는 것은 법률과 경제, 정치, 도덕이지만, 표현이라는 일은 무리에서 떨어져 나간 양 한 마리의 내면을 비추는 것입니다."


"인맥을 만들려고 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단지 제가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기획,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서만 노력을 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리 고생해도 괴롭지 않으니까 앞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강연회, 교류회에는 가지 마세요.

내 인생은 나만의 것입니다. 내 이야기를 듣는다고 해서 똑같이 살 수 있을 리 만무하죠. 강연을 듣고 자기 인생을 바꾸려는 생각은 남에게 의지하려는 마음이 강한 것입니다. 인생이란 압도적인 노력을 해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입니다. 남의 이야기에서 무언가를 얻어 비즈니스에 쓰려는 생각 자체가 안일한 것입니다. 교류회도 똑같습니다. 사람과 사람은 필연성에 따라 만나는 것입니다. 교류회라는 이름 아래 모여서 명함을 교환한들, 거기서 무엇이 나올까요. 전혀 쓸데없는 짓입니다."


"창업하고 싶지만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모르겠다구요? 그런 사람은 창업을 포기하는 편이 좋습니다. 사회에서 일하는 것조차 힘들다고 봅니다. 누구나 좋아하는 일은 있지요. 예를 들어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 분야에서 무언가를 세우면 될 것이고 화려한 세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연예계에 들어간다든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해 노력을 하면 됩니다. 좋아하는 일이라면 노력할 수 있고, 계속할 수 있을 테니까요. 먼저 자신이 감동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세요. 감동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니까.

성공하는 비결 같은 건 원래 없고, 고생과 어려움이 없는 곳에 전진은 없습니다. 저는 옛날부터 '빈축은 돈을 내서라도 사라', '살얼음은 스스로 얇게 만들어서 밟아라', '척척 진행되는 일은 의심해라'고 말했는데 불가능한 길을 스스로 선택해서 그 일을 향해 노력하면 성공합니다. 그래서 정말로 성공하고 싶다면 불가능하다, 무모하다, 힘들다고 모두가 말하는 일을 하면 됩니다. 그 안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는 것. 그리고 그 일을 위해 압도적인 노력을 하는 것. 그것밖에 성공의 길은 없습니다."




겐죠 토오루의 말

"쾌락을 동반하지 않는 활자는 필요 없다."


"사업을 새로 시작하는 자가 무모한 일을 하지 않으면 대체 뭐가 바뀌는가."


"기회는 '지금이 기회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나중에 '그때가 기회였다'고 생각하는 것이 기회다."


"누구나 귀찮은 일은 피하고 싶어한다. 그 일을 해야 평범함을 벗어나는 길이 열린다. 가시 돋친 길을 한 발씩 나가지 않고서는 성공에 다가갈 수 없다."


"'운이 좋았다'는 말은 겸손한 당사자만이 써야 한다. 결코, 남을 이렇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 그 말은 사고를 정지시키고 노력을 하지 않고 성장을 멈추게 한다."


"정도(正道)를 걸어온 인간만이 정도를 넘어서는 일을 할 수 있다. 기본과 싸우지 않고 지름길을 가려는 녀석은 대부분 실패한다. 겉만 번지르하고 근본이 없으니까. 뛰어난 일을 하고 싶으면 기초를 철저하게 배워야 한다."


"망설여질 때는 그만두라는 사람이 있지만 나는 정반대다. '망설여질 때는 앞으로 나가라' 이것이 내 신조다."




출처

http://www.earth-words.net/human/kenjyou-tooru.html

http://www.henshusha.com/interview/010-01.html

http://case.dreamgate.gr.jp/mbl_t/id=415

http://bukupe.com/summary/5247

GRIJOA 편집자

일본 베스트셀러 편집자 인터뷰

2012. 10. 1. 17:10

토키와 아유꼬 (다이아몬드샤)

"제 도서 기획의 원칙은 '내가 진심으로 공감할 수 없는데, 그게 팔린다는 이유로 기획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요즘은 이런 주제가 통한다', '이 사람 책이 잘 팔린다'는 말을 들으면 아무래도 흔들리게 되지요. 하지만 자기 스스로 정말 좋다고 생각하지 않으면서, 세상의 트랜드만을 좇아서 세운 기획은 결국 좋은 책이 될 수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팔릴 것 같다'는 것만으로는 제 안에서 책을 만들고 싶은 동기가 생기지 않아요."


가토 사다아키 (Piece of Cake 대표, 전 다이아몬드샤)

"편집자에게 중요한 것은 '표현'에 마음 써야 한다는 겁니다. 알기 쉬워야 하고 독자에게 나쁜 느낌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컴퓨터 책을 컴퓨터 전문가가 쓰면 아무래도 위에서 독자를 내려다 보는 듯한 글이 되기 쉽습니다. 그렇게 되면 독자는 지식을 얻더라도 기분은 나쁠 수 있지요.

신입 시절, 상사가 그런 부분을 매우 중요하게 보는 분이라 원고를 정말 많이 고쳤어요. 알기 쉬우냐 아니냐뿐 아니라 이렇게 하면 읽는 사람이 기분 나쁜 느낌을 받지 않을까 하는 시점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원고를 읽을 때 한 문장 한 문장 마음 쓰려고 해요. '이건 알기 어려워, 이건 기분이 나빠져, 더 밝은 표현은 없을까' 하고요."


요코타 노리히코 (PHP연구소)

"편집자가 되고 싶은 사람 중에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요. 하지만 잘 팔리는 책을 만들어야 하는 관점에서 보면, 책을 좋아한다는 것은 어쩌면 편집자의 적성과는 관계가 없을 수도 있어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사는 책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사는 책은 좀 다릅니다. 그리고, 베스트셀러만 읽는 사람이 베스트셀러를 만들 수 있냐 하면 그렇지가 않습니다. '책을 사랑한다'는 정열을 가진 사람보다 냉정한 시점을 가진 사람 쪽이 잘 팔리는 책을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시미즈 아츠시 (미카바쇼보)

"베테랑 교정자에게 '교정자의 능력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란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대답은 '교정자의 능력은 빨간색 수와 정비례한다'였습니다. '같은 원고를 읽어도 우수한 교정자가 읽으면 빨간색이 많고, 그렇지 않은 교정자가 읽으면 빨간색이 적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하지만 완성도 높은 원고는 교정자의 우열에 상관없이 빨간색 수가 적지 않나요?' 하고 물었더니 '우수한 교정자는 고칠 곳을 찾아내고 만다'는 겁니다.


그다음에 '편집자의 능력은 어떻게 알까?'란 질문을 받았습니다. 답은 '편집자의 능력은 의견 수에 정비례한다'였습니다. '그렇구나!' 했죠. 기획에 대한 의견, 제목에 대한 의견, 저자에 대한 의견, 표지에 대한 의견 등등 의견의 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생각하고 있다'는 거니까요. 그래서 그 뒤로는 개선점을 하나라도 더 찾아서 의견을 많이 냈습니다.


저는 편집자의 의견이 '책을 만드는 기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그 기점이 어느 방향으로 갈지 결정하는 것은 편집자만이 아닙니다. 이상적인 책 만들기는 저자, 상사, 동료, 디자이너 등등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아야 합니다. 그중에서도 담당 편집자가 가장 중심이 되고 장인의 고집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의견을 많이 내야 하죠."


"편집자에게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내 의견을 관철할까'가 아니고 '어떻게 하면 독자를 기쁘게 할까'입니다. 그래서 반대 의견을 들으면 저는 제 의견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꾸기도 합니다. 타당한 의견,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의견을 받아들였을 뿐이죠. '독자를 위해 반대 의견도 받아들이는 사람'이야말로 독자와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요."


요츠모토 쿄코 (겐토샤)
"책에서 제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라고 보는데요. 100%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목만 눈에 띄고 내용은 없는 책은 논외지만, 그 이전에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제목이 별로면, 독자가 책을 잡지 않아요. 그렇게 되면 그 책도 존재의의가 없으니 슬프죠. 그래서 최근에는 제목이 100%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 싶어요.”

"가능하면 제목을 기획 단계에서 정하려고 합니다. 원고를 쓰기 전에 정하는 편이 컨셉이 흔들리지 않고 메시지가 명확해지니까요. 물론 원고를 쓰기 전에 결정되지 않거나 책 인쇄 직전까지 계속 바뀌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자와 제목을 함께 결정할 때는 저자가 이 제목 어떠냐고 했을 때, 속으로는 별로라고 생각해도 친하지 않으면 말하기 그렇게 어렵죠. 신뢰관계가 생기면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고 그 안에서 좋은 제목이 나오는 일도 있습니다.


저자와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 가능하면 직접 만나거나 전화를 합니다. 저는 의견을 서로 나누는 것이 좋아서 제목 정하는 일만을 위해 3번이나 저자를 만난 적도 있어요. 바쁜 분과는 물론 메일로 하지만 메일은 마음을 전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서요. 말로 하면 금방 끝날 걸 메일로 하면 복잡해지는 일이 많습니다."


"베스트셀러의 공통점이라면 새로운 시점과 타이밍이 아닐까요. 참신한 시점과 사고방식, 가치관을 제시하지 못하면 베스트셀러가 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아울러 타이밍도 매우 중요해요."


미야고 유코 (미술 출판사)
"제 기획의 출발점은 디자이너분들의 '고민'입니다. 취재를 해보면 그들이 알고 싶어 하는 일과 업무상의 고민을 듣게 됩니다. 그것을 해결하는 책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고 디자이너들에게 힌트를 얻습니다.
예를 들어, 디자이너가 독립하려면 알아야 할 것들이 많잖아요. 사무실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계산서를 어떻게 적는지, 어떻게 영업을 하는지 등이요. 그런 정보가 체계적으로 정리된 것도 없고 동종업자에게 묻기도 어렵습니다. 이를 정리한 책이 '크리에이터를 위한 독립 가이드'입니다."

"최근 전자책의 레이아웃이 마음에 걸리는데요. 전자책에서는 아직 디자인 제약이 있어서 종이책 그대로 디지털화해서 모니터로 읽으면 읽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줄 간격을 좀 더 주는 편이 좋을 수도 있고, 기기마다 최적의 레이아웃이 바뀌지요.

가장 좋은 레이아웃은 독자가 레이아웃을 의식하지 않고 기분 좋게 술술 읽을 수 있는 레이아웃입니다. 그래서 독자분들이 스트레스받지 않고 읽을 수 있도록 전자책을 만들 때 기술자, 디자이너, 편집자가 함께 논의해서 읽기 편한 레이아웃을 궁리해야 합니다."


"앞으로는 전자책으로 만들면 좋은 원고는 전자책으로 만들고, 종이책일 필요가 있는 원고는 종이책으로 만드는 식으로 양극화된다고 봅니다. 종이책은 줄어들지 모르지만, 반대로 '이 편집자, 디자이너, 인쇄소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종이책'이란 강점이 있으면 살아남을지도 모릅니다. 디자인 책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팔리니까요. 부수는 적지만 그런 환경에서라도 인쇄와 출판업계가 돌아가면 된다고 봅니다."


다카하시 토모히로 인터뷰 (선마크 출판)

"Q 기획을 할 때 어떤 점에 주목하나요?
주변 사람을 관찰하거나 자신을 보면서 '고민'에 초점을 맞추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체중이 늘었다', '남자친구가 없다', '말을 잘 못한다', '건강이 불안하다'처럼 사람은 누구나 고민이 있고 의외로 남들도 자신과 같은 고민을 합니다. 즉, 넓고 깊은 '고민'을 주제로 책을 만들면 광범위한 독자를 구매층으로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책'이 적성에 맞아요. 그만큼 '고민이 많은 인간'이라는 거죠."

"Q 제목을 잘 짓는 비결이 있나요?
제 개인적인 의견이고 조금 매니악한 이야기인데요. 제목의 종류는 크게 2가지 패턴이 있습니다. 가령 '체온을 올리면 건강해진다'는 제목은 '결론'을 잘라 말하고 있지요. 한 문장으로 말하고 싶은 것을 전부 제목에 집약한 패턴입니다. 반면 '병 안 걸리고 사는 법' 이란 제목은 메시지의 결론이 아닌 메시지의 '출발점'을 나타내고 있어요. 이 두 가지를 구분해서 쓰고 있습니다.

이를 저자와 기획의 방향이 맞는 시점에서 결정합니다. 구체적으로 나온 제목을 이번에는 소리로 생각합니다. 걸어가면서 소리로 생각하고 좋은 게 떠오르면 메모합니다. 그걸 반복합니다.
좋은 타이틀을 발견하는 건 '운'에 달려있습니다. 아마 발견 못 하고 책을 내는 편집자도 꽤 많을 거예요. 참고로 '병 안 걸리고 사는 법'이란 제목은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건 결국 뭐야?' 하는 사장님의 질문에 '병 안 걸리고 사는 법 아닐까요?' 하고 대답한 게 그대로 제목이 되었습니다."

"Q 히트작을 내는 법칙은 뭘까요?
그걸 알면 고생 안 하고, 반대로 재미도 없겠죠. 잘 팔리는 법칙은 아니지만 저는 '친숙한 주제이면서 극단적인 의견'을 본능적으로 찾습니다. 세상에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상식과 정론에 대해 '과연 그럴까?' 하는 의혹이 가끔 머리에 떠오릅니다. 그래서 비상식적인 이견이나 극단론을 가진 저자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어요. 그 비상식적인 주장 속에 '그렇구나!' 하고 무릎을 칠만한 말이나 논리를 발견했을 때 무작정 책을 만들고 싶어요. 그 주장이 플러스 에너지를 줘야 한다는 게 전제가 되어야겠지만요."


"친숙한 주제... 예를 들어 다이어트, 건강, 영어 등의 장르는 많은 저자가 있지만 그만큼 비슷한 내용이 책이 넘쳐나고 경쟁이 심합니다. 그 시장에 다른 책과 비슷한 책을 내봤자 이길 수 없고, 만드는 저도 재미가 없어요. 책이란 어느 쪽이든 한쪽으로 치우쳐있어야 하고 '이렇게 말할 수 있고, 저렇게도 말할 수 있다'는 책은 안 된다고 봅니다."


"책이란 '저자의 생각이 정제된 결정'이며, 그 책이 가지는 메시지는 단 하나여야 합니다. 저희 사장님이 자주 하는 말씀이지만, 빨강인지 파랑인지 확실히 해야 합니다. 책의 색깔은 한 가지 색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책의 맛은 여러 개가 좋습니다. 단순히 달기만 해서는 안 되고 씹으면 씹을수록 여러 가지 맛이 나오는 거요. 읽을 때마다 다채롭고 복잡한 맛을 즐길 수가 있는.. 그런 책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이누마 카즈히로 (다이아몬드샤)

"많은 편집자가 착각하는 것은 '독자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주로 서점에 가거나 신문, 잡지를 봐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바보인 저를 포함해서 이른바 '일반 대중'은 '서점' 따위 거의 안 가요. '서점'이란 곳은 아주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 90%이고 저처럼 30대 바보나 일반 대중은 보통 편의점이나 가고 말아요. '서점'에는 목적이 있을 때만 어쩌다 가는 정도죠. 그러니까 진짜 일반 대중의 니즈를 파악하려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전철 같은 곳이 좋아요.

전철 안은 남들의 대화를 엿들어도 혼나지 않지요. 어떨 때는 바로 옆에서 여고생이 남자친구 이야기를 하거나 샐러리맨이 술 취해서 상사와 부하 험담을 하는데요. 아주 현장감 있는 대화를 마음껏 엿들을 수 있습니다. 이 대화 내용은 독자의 니즈를 아는 데 도움이 됩니다. 대화 내용을 그냥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관심을 두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 사람이 진실로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것을 자기 안에 축적합니다. 그러면 세상의 현상을 읽을 수 있고 이것이 잘 팔리는 책을 만드는 힌트가 됩니다. 독자는 편집자에게 이런 책 만들어달라고 하지는 않으니까 이런 독자의 소리를 구체화할 때 베스트셀러가 나옵니다."


"제가 저자에게 원고를 의뢰하는 경우에는 일러스트레이이터로 60% 완성한 표지를 직접 만들어서 가지고 갑니다.

기획서보다 저자를 이해시키는 게 빠르기 때문입니다. 독자들도 서점에서 책을 살 때 책의 표지를 보고 살지 말지 정하잖아요. 저자도 표지를 보고 쓸지 말지 결정하는 게 이해도 빠르고 이미지를 잡기 쉬워요. 저자한테 표지를 보여주면서 "선생님, 이 표지로 된 책을 내고 싶으세요" 하고 말할 뿐입니다.
영업자들에게 설명할 때도 표지를 보여주는 편이 이해가 빠르죠. 그래서 저는 가능하면 표지를 먼저 만들어 보여줍니다. 물론 60% 완성도니까 나중에 시간을 들여서 100% 버전을 만듭니다."


사토 유카 (스바루샤)
"신입 때는 좀 건방져서 상사한테 "저는 ~라고 생각해요", "그건 이상합니다!" 하고 일방적인 주장을 했지요. 저자한테도 아무렇지 않게 제 생각을 강요해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았어요.
그 자세가 바뀌게 된 계기가 있었는데요. 원고의 어떤 표현에 대해서 "이 표현은 ~한 느낌을 받습니다. 다른 표현으로 바꿔주실래요?" 하고 저자에게 말했는데, "당신 느낌은 아무래도 상관없어! 중요한 건 독자가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구!"하고 야단맞았습니다.

그래서 깨달았죠. 중요한 건 '제'가 아니라 '독자'라는 걸요. 저는 자신을 독자의 대표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어요. 제 생각을 관철하는 데만 급급해서 저자가 정말로 전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 등을 생각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늘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시대의 '병적인 것'이 무엇이냐, 그것을 바꿀 방법은 없는가' 하는 시점입니다. 가령. 일본은 다른 나라에 견주어 자살률이 대단히 높습니다. 자살한 사람뿐 아니라 그 가족들도 깊은 슬픔과 상실감에 빠져서 살게 됩니다. 때로는 아예 살아갈 기력을 잃어버리기도 하죠. 왜 이런 비참한 상태에 빠지는가, 어떻게 하면 그 현상을 바꿀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미래에 희망을 보여줄 수 있을까. 편집 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작지만, 그 일익을 담당하는 책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런 생각이 무의식적이지만 여러 기획의 뼈대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자기계발서를 만들 때는 자신 안에 있는 '병적인 것'을 가만히 관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은 어떤 특징이 있는 사람을 관찰해서 '왜 저런 행동을 할까' 생각하면서 기획의 재료를 찾습니다. 다양한 분들의 이야기를 듣거나 강연과 세미나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도 많지만, 지금까지 성공했던 기획의 대부분은 보통 자신 안에서 오랜 시간 동안 자라난 '병적인 것'을 언어로 표현했을 때입니다."


"독자가 원하는 것은 정리정돈이 아주 잘된 책이 아니라 내일부터 자신이 어떻게 변할지 '리얼한 변화'를 체험할 수 있는 책, 에너지를 주는 책이라 생각합니다."

 

호시바 유미코 (Discover 출판사 대표)
"편집자는 자기 재능을 끌어내서 책을 만들고 원하는 사람에게 전하는 것이 역할입니다. 튀고 싶어하는 사람은 편집자와 맞지 않습니다."

"편집자는 창의성보다 먼저 바른 우리말을 쓰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이상적인 책 기획은 컨셉과 타이틀을 먼저 결정하고 저자를 찾는 것입니다."


카키우치 요시후미 (세카이샤 신서 편집장)

"독자에게 향하라고 하는 말이 있는데 거짓말이에요. 자신을 대상으로 하면 독자는 따라옵니다. 겐토샤 대표가 '위화감이 있는 곳에 오래 서있어라'고 하는데, 그게 맞아요. 불만이 있을 때가 기회입니다."


"저는 초보자의 프로로 있으려고 해요. 지금 법학 책을 만들고 있는데요. 저자하고 1년이나 얘기하다 보면 저도 다 안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아는 상태에서 책을 만들어 버리니까 그 책이 필요한 독자에게는 통하지 않아요. 그래서 처음 원고를 읽을 때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나 궁금한 것은 메모해둡니다. 처음 읽었을 때 느낌은 아무래도 잊어버리니까요."

 

 

출처 - http://www.henshusha.jp/?cat=3

GRIJOA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