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만드는 목적은 '세상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기 위해서'

2012. 10. 17. 18:19

전 아스키, 다이아몬드샤 편집자이자 Piece of Cake 대표 가토 사다아키(加藤 貞顕) 인터뷰 발췌


"편집자에게도 여러 가지 타입이 있고, 각각의 가치관이 있어야 한다고 보는데요. 기본적으로 저는 '(좋은 책이면) 안 팔려도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 타입입니다. 가령 10권을 만든다면, 그 중 7권은 10만 부를 넘기는 책을 만들고 싶어요.

책은 10만 부를 넘기는 시점부터 세상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언론에서 기사를 내보내고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입소문이 도는 등, 온 세상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을 피부로 실감할 수 있어요.


거창한 이야기지만, 저는 편집자로서 '세상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려고' 책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판매 부수도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략도 없이 '밀리언셀러를 내자!"는 건 의미가 없지요. 그래서 '1%의 법칙'(책의 판매 부수는 그 책이 대상으로 하는 잠재 독자수의 1%가 최대)이라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예를 들어 비즈니스서를 낼 경우, 그 대상 독자인 일본의 비즈니스맨은 약 4,000만 명. 이를 '1%의 법칙'에 적용하면 기획, 원고, 프로모션을 완벽히 다 잘하더라도 최대 40만 부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 가설이 맞는다면 비즈니스서를 만들어도 100만 부까지 갈 수가 없어요. 잠재 독자가 1억 명 있을 때나 '1%=100만 부'가 되니까요.


전에 일본의 밀리언셀러를 철저히 조사해서 어떤 주제가 1억 명에게 통했을까 분류해봤어요. 그 결과 알게 된 사실은 밀리언셀러의 토양에는 다섯 개의 주제가 있더군요. 가족, 청춘, 연애, 건강, 돈인데요. 이 다섯 개의 주제는 1억 명을 타겟으로 할 수 있어요."


"제가 만든 책은 크게 세 가지 장르로 나뉩니다. 영어, 돈, 컴퓨터죠. 여기에 해당하는 책에는 <영어 귀>, <스타벅스에서는 그란데를 사라>, <컴퓨터의 기분> 등이 있습니다. 왜 영어, 돈, 컴퓨터 책을 만들었느냐 하면, 이 세 주제는 '개인을 자유롭게 하는 도구'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돈이 많고 컴퓨터와 영어를 할 줄 알면 세계 어디를 가든 살 수 있습니다. 개인이 나라와 회사에 속박되지 않는 자유를 얻기 위한 도구가 이 세 가지입니다.


그런데 이 도구들로 개인의 자유를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인에게 한계가 있다는 것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큰일을 하려면 남의 도움을 받고 협력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조직'에 관해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게 '개인에서 조직으로' 제 관심이 옮겨갈 무렵 만난 원고가 <모시도라>였습니다."




출처 - https://cakes.mu/posts/110

GRIJOA 편집자

일본의 전자책 마케팅 - 17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모시도라

2012. 10. 15. 16:57


가토 사다아키(加藤 貞顕) 씨는 아스키에서 주로 컴퓨터 잡지 편집 일을 하다가 다이아몬드샤로 옮기면서 종이책 250만 부, 전자책 17만 부가 팔린 <모시도라 - 국내명: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과 <적당일기> 등을 종이책과 전자책(자체 뷰어를 제작해 앱스토어에서 판매)으로 냈으며, 그 책들의 마케팅까지 했던 편집자입니다.

그 후 다이아몬드샤를 나와 벤처기업 <Piece of Cake>를 차렸고 2012년에 창작자와 독자를 연결하는 정액제 콘텐츠 플랫폼 cakes 사이트를 열어 운영 중입니다.


<모시도라>는 그가 100만 부 팔 수 있다고 확신하고 100만 부를 팔기 위한 사내 마케팅팀을 만들어 마케팅한 책입니다. 일본 고교야구 대회 기간에는 야구나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마케팅하고, 학생들 대상으로 독서감상문 대회를 열었습니다. 그와 연동해서 트위터에서 정보를 계속 내보내 여러 연령층에 알렸습니다. 그 결과, 애초 20~30대의 남성 70%, 여성 30%라고 예상했던 독자층을 9~90세의 남성 50%, 여성 50%로 넓히는 데 성공했습니다.



"책의 마케팅은 대개 신문 광고를 중심으로 하는데요. 그런 불특정 다수를 향한 마케팅을 하는 동시에, 독자를 세밀하게 구분해서 접근하는 마케팅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모시도라>는 타켓 독자를 세심하게 구분해 종이책과 전자책 마케팅을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종이책과 전자책 마케팅을 모두 경험하면서 느낀 공통점은 '독자의 세분화'입니다. 특히 전자책 마케팅은 파는 곳을 기기에 의존하기 때문에 종이책에 비해 독자가 더 세분화된 인상을 받았습니다."


"전자책은 종이책과 파는 방법이 전혀 다릅니다. 열심히 영업해서 서점 매대에 놓이게 하고 신문광고를 하던 방식과는 다르게 해야 합니다. 인터넷에서 최대한 많이 노출해야 하는데, 결국 할 수 있는 건 전부 하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기본으로 한 일은 보도자료 릴리즈였습니다. 여러 포털사이트와 어플 소개 사이트에 보도자료를 보냈는데요. 여러 곳에 똑같은 내용을 보내는 것이 아니고 각 사이트가 그대로 소개할 만한 문장을 몇 가지 준비해서 받는 이가 기사로 올리고 싶게끔 했습니다. 트위터도 적극적으로 활용했지요. '모시도라'라는 약칭도 제가 트위터에서 정한 겁니다. 다이아몬드샤의 여러 계정으로 책 정보를 올리고 책 제목을 검색해서 독자의 감상이나 요청이 발견되면 RT나 답변을 했습니다. 이것을 몇 달 계속하면 트위터에서 점점 퍼지죠. '모시도라가 뭐지?', '책 제목이야' 같은 질답도 보여서 반응을 느낄 수 있었어요. 공식 웹사이트도 직접 만들었는데요. 글은 거의 제가 올리고 디자인은 동료가 했습니다.


AMN사의 도쿠리키 모토히코(徳力 基彦) 대표가 한 말입니다만, '웹 프로모션은 불에 장작을 지피듯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작(프로모션)을 한꺼번에 넣어도 금방 타버리고, 넣는 간격이 너무 길면 불 자체가 사라져 버리죠."


"앱북 쪽은 시장이 좁습니다. 아이폰에서 랭킹 첫 화면(5위 이내)에 들어가야 의미가 있어요. 그 안에 없으면 안 팔려요. 그래서 할인을 정기적으로 하면서 다른 타이틀과 겹치지 않는 타이밍에 할인합니다."




Q 전자책에 맞는 책과 맞지 않는 책이 따로 있나요?

"예를 들어, 재미있으면서도 도움이 되는 책의 대표적인 예가 <모시도라>라고 한다면, 재미있지만 도움이 안 되는 책의 대표적인 예는 <적당일기>입니다.(웃음) 종이책이라면 '재미없어도 도움이 되는 책'도 꽤 팔립니다. 종이책에서는 자신에게 그 내용이 도움이 되는지가 특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전자책은 재미가 있느냐 없느냐로 팔릴지 안 팔릴지가 갈리는 느낌입니다.


전자책으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기는 했지만 역시 '전자책은 종이책의 대체품은 되지 않는구나, 전자책만으로 출판사가 먹고살기는 어렵겠다'고 느낀 것 또한 사실입니다. 사업적인 면과 창의적인 면 양쪽 모두요.


창의적인 면에서 보면, 종이책을 그대로 전자책으로 만들면 너무 길거나 내용이 무거운 경우가 있습니다. <모시도라>와 <적당일기>는 내용이 가벼워서 전자책에 잘 맞았습니다. <모시도라>는 비교적 글이 긴 편이지만 문장이 읽기 쉬웠죠. 제 느낌으로는 종이책의 챕터 1장 분량 정도가 전자책으로는 최적이지 않을까 합니다. 하지만 비즈니스서처럼 내용이 딱딱하고 무거운 책은 생각만큼 전자책으로 잘 안 팔립니다. 이것은 앱스토어에서 책을 팔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다이아몬드샤에서는 50권 정도의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만들었는데요. 종이책으로는 잘 팔렸는데 전자책으로 만들었더니 전혀 안 팔리는 책도 많았어요. 그 중 <적당일기>만이 종이책으로는 몇만 권 수준이었는데 전자책으로는 17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지요. 이 책은 일기 형식이라 이야기 하나하나가 짧아요. 더구나 내용이 가볍고 웃기죠. 

반면에 전자책으로 안 팔린 책은 내용이 길고 무거운 책들이에요. 내용은 좋지만, 집이나 여행지에서 꼼꼼히 읽을 만한 책이죠. 출퇴근 시간 등 이동하면서 가볍게 읽을 만한 내용이 아니에요.


스마트폰에서 전자책은 게임과 같은 어플과 경쟁하게 됩니다. 그런 것과 경쟁하게 되면 역시 구매자는 오락성을 판단 기준에 넣습니다. <모시도라>와 <적당일기>의 공통점은 재미있고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마존의 킨들이라면 다르겠지만요. 킨들에서는 스마트폰보다 전자책이 좀 더 읽기 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좀 더 짧고 가벼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전자책부터 먼저 만드는 것이 좋지 않나 싶습니다. 작업공정을 봐도 그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모시도라>는 종이책이 270쪽이었는데, 아이폰 전자책은 700쪽 가까이 되었어요. 화면이 작으니까요. 더 두꺼운 책이었다면 1,000쪽까지 가겠죠. 

출판 관계자가 생각할 것은 이런 부분입니다. 종이책은 억지로 200쪽 정도로 늘리기도 하잖아요. 원래 100쪽 정도로 끝날 내용을 책이라는 체제에 넣기 위해 늘리는 거죠. 유통해서 이익을 낼만한 가격을 매길 수 있는 쪽수여야 한다든가, 서점 책장에 꼽힐 때를 위해 두께가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든가 하는 이유 때문에요.

이건 매우 불건전한 이야기죠. 콘텐츠의 내용과는 전혀 관계없는 사정 때문에 페이지수가 정해지니까요.

편집자는 '책은 적어도 200쪽은 되어야 한다'는 상식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인쇄물이라는 특정 기기에 맞춘 상식입니다. 쪽수 문제도 가격 문제도 전자책에서는 달라지죠."


"전자책이 오리지널인 신간도 해보고 싶었지만, 2011년 다이아몬드샤에서는 매달 편성회의를 해서 어떤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만들지 정했습니다. '일단 전자책을 많이 내고 보자'가 아니고 전자책에 어울리고 기대되는 작품을 엄선했습니다."

"
팔리지 않을 것 같은 책을 전자책으로 만들어서 '역시 전자책은 안 팔린다'고 단정짓는 것은 너무 아깝지요. 팔리는 책을 전자책으로 만들어야 시장 분석도 할 수 있어요."


"전자책을 만들면서 느낀 것은 '이대로 가면 음악업계와 똑같아진다'는 것입니다. 2002년에 4,318억 엔이었던 일본의 CD 생산액이 2011년에는 2,085억 엔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유료 음원 판매액은 2011년 719억 엔이었는데요. 지금 CD와 음원 판매액을 모두 합해도 이전에 기록했던 4,318억 엔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무서운 것은 이것이 출판시장에도 일어난다는 겁니다. 1조 8천억 엔이었던 일본 출판시장이 1조 엔으로 줄어들고, 전자책 시장이 2,000억 엔 정도 되면, 다 합해도 전체 시장은 6,000억 엔이 줄어들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기존 시장을 나눠 먹기하지 말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합니다."


"종이책과 전자책은 완전히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자책'이라는 명칭 자체가 과도기적이고, 종이라는 패키지 이미지에 갇힌 형태입니다. 종이책의 기록매체가 된 전자책도 있겠지만,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디지털 콘텐츠는 새로운 발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출처

http://www.sbbit.jp/article/cont1/25240

http://markezine.jp/article/detail/16478

http://ddnavi.com/serial/6413/

http://news.livedoor.com/article/detail/6925824
https://cakes.mu/posts/112

GRIJOA 전자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