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의 한류를 꿈꾸는 출판사 CUON의 김승복 대표 인터뷰

2012. 11. 6. 17:44

<도시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 <나가사키 파파> <악기들의 도서관> <채식주의자> <시크릿 가든 필름코믹> 등 한국 책을 일본에 번역 출간하고 있는 출판사 CUON(쿠온)의 김승복 대표 인터뷰.



"1991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1997년에 일본의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당시 한국은 IMF라서 취직이 힘들다는 소문을 듣고 일본에서 한국 관련 영업 일을 하다가 2007년 7월에 한국 책을 전문으로 일본에 번역 출간하는 주식회사 CUON을 차렸습니다."



Q 주식회사 CUON을 시작한 동기는?

"좋은 한국 작품을 일본에 널리 읽히게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여러 일본 출판사에 출간을 제의했는데요. 한국 문학이 일본에서 성공한 예는 아직 별로 없어서 일본의 출판사들, 특히 대형 출판사는 위험을 감수하며 출판을 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래? 그럼 내가 출판하자고 마음먹었지요. 그런 단순한 이유로 출판사를 차렸습니다."


Q 지금 일본에서 잘 팔리는 한국 책은 다이어트나 요리책 같은 실용서가 대부분이잖아요. 아주 재미있는 한국 소설을 가지고 가서 내자고 제안해도 '영화화되어야 책을 검토할 수 있다'는 곳이 많더라구요. 하지만 일본 책은 한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는 예가 많지요?

"네. 반면에 일본에서 번역 출간되는 한국 문학은 많아야 1년에 20종 정도예요. 한국이 일본 문학을 많이 수입하는 것에 비해 균형이 맞지 않죠. 한국의 좋은 책을 모르고 죽는 일본인은 불쌍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일본어로 번역해서 내자는 발상을 했습니다. 물론 한국 것이든 아니든 관계없이 좋은 책을 공유하자는 게 원점입니다."


Q 한국 책이 일본에서 통하지 않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저는 세 가지 원인이 있다고 봅니다. 첫 번째는 일본의 편집자가 한국어를 모르니까 흥미가 없다는 점, 두 번째는 일본에서 1년에 20종 정도 출판되는 한국 책 중에 베스트셀러가 아직 없다는 점, 세 번째는 한국 문학의 발전이 일본보다 매우 더뎌서 세련된 문학을 봐왔던 일본인이 한국 문학을 읽어도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는 점이에요.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어요. 2000년 이후 한국에는 젊은 작가가 많이 배출되어 한국 문학의 세계관도 넓어졌습니다. 이런 작가들의 소설이라면 일본의 젊은이도 받아들이기 쉽고 재미있어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은 어느 나라 사람에게도 통할 수 있는 보편적인 내용의 2000년 이후 작품 중 엄선해서 번역 출간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제가 읽고 좋다고 생각한 책을 출판합니다. 사장은 참 좋은 자리예요."


Q 젊은 작가의 작품 중에서 출판할 책을 고르시나요?

"젊은 작가로 한정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읽은 책 중에서 골라요. 저는 독서를 좋아해서 1주일에 2~3권 읽어요. 한국의 문예지를 읽다가 마음에 든 단편이 있으면 그 작가의 책을 많이 사서 제 눈이 틀리지 않았는지 봅니다. 그래도 역시 재미있으면 저자에게 연락해요."


Q 출판사가 아니라 저자에게 직접 연락하나요?

"네. 대학교 친구 중 작가의 지인이 많아서 저자에게 연락하기 쉬운 환경이라서요. 물론 CUON은 아직 작은 출판사라서 유명한 작가에게 거절당하기도 해요. 그것 때문에 힘들죠. 모두에게 인정받는 출판사가 되려면 아직 시간이 걸려요."


"한국 문학에 충성도를 가진 일본인 5,000명을 만드는 것이 1차 목표입니다. 에세이와 사진, 일러스트가 있는 아트북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 작가 에세이에 일본인 일러스트 조합도 생각하고 있지요." 




출처 - http://www.mishimaga.com/hon-kobore/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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