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안 팔리는 지금, 내가 책방을 연 까닭 - Title 책방 주인 츠지야마 요시오

2017. 9. 28. 10:57

2016년부터 도쿄 오기쿠보에서 책방 Title을 운영중인 츠지야마 요시오

 

 

"전체적으로 책이 안 팔린다는 통계와 지금 이곳에서 책을 판다는 개별 행위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다른 소매업종에선 당연히 하고 있는 걸 서점계에선 잘 안 하고 있다는 느낌을 책방 열기 전부터 받았어요. Title 책방에서 당연한 방식으로 책을 팔아보고 그래도 안 팔린다면 책은 정말로 안 팔린다고 말할 수 있겠죠.

기존 일본 서점들은 매번 비슷한 일을 해왔어요. 도서 유통사로부터 자동으로 오는 신간을 기다리고, 베스트셀러만 확보해서 진열하면 팔렸죠. 많은 이가 책을 읽는 시대였으니까요.

 


요즘은 즐길 거리가 늘어나서 예전 방식으로는 매출이 계속 줄어듭니다. 독서가 대중적인 취미에서 내려오고 있는데도 예전 판매 방식을 고집하는 부분에 서점인의 딜레마가 있다고 생각해요. 책방을 해보니 제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책방에 사람이 오지 않더군요. Title 앞을 지나가는 사람 중 90%는 책방에 눈길 한번 안 주고 지나칩니다. 이게 책의 현 위치죠.

 

그래도 Title의 매출과 이익은 생각보다는 순조롭게 올라가고 있어요. 그 까닭은 책방을 열 때부터 '모든 이'를 상대할 생각을 버려서예요. 책은 모든 이가 사는 게 아니라고 포기하면 발상의 전환이 됩니다. Title에는 보통의 일본 서점에서 매출 비중이 높은 잡지와 만화는 일부를 제외하고 갖다두지 않습니다. 그 대신 소수라도 찾는 이가 꼭 있는 고액의 전문서와 독립 출판물을 진열하지요. 그리고 그 가치를 전하기 위해 긴 시간을 들여서 제가 추천하는 책을 손님이 사게끔 궁리합니다. 서점 일의 본질은 책을 소개하는 데 있습니다. 저희 웹사이트와 트위터에서도 매일 책을 소개해요. 


손님이 책을 사는 환경을 만들려면 저는 손님과 책 사이에 쓸데없는 건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좋은 책이면 손에 쥔 순간 책에서 어떤 묵직함이 뿜어져 나와요. 그건 자연스럽게 손님에게 전해지니까 서점이 할 일은 손님이 그 책을 만나는 데 방해를 하지 않는 거예요.

 

 

구체적으로 말하면 Title에서는 책의 표지에 집중하도록 POP는 절대 달지 않고요. 옆에 있는 책도 같은 가치관과 분위기를 공유할 수 있는 종류로 진열해서 흐름을 깨지 않도록 배려합니다. 그리고 차분한 배경 음악을 깔아서 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요. 그렇게 하면 책이 저절로 손님을 만나러 갑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을 판다는 사실입니다. 책을 깊게 알고 파고드는 일이 서점 일의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책은 만들면 그걸로 끝, 책은 진열하면 그걸로 끝'이라는 식이 아직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새로운 일을 안 해왔기 때문에 여러 가지 판매 방식이 나올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게 아닐까요.


책은 한 권 한 권이 다 달라서 모든 책에 맞는 판매 방식은 없어요. 책은 안 팔리는 게 아니고 안 파니까 안 팔리는 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출처 - http://gendai.ismedia.jp/articles/-/52995

GRIJOA 소출판시대

일본 서점 직원들이 싫어하는 손님 유형

2015. 11. 19. 11:52


1. 안 사고 서서 읽으며 시리즈물을 독파하려는 손님

매주 토요일이 되면 8시간 동안 읽고 돌아가는 용자도 있음.


2. 바닥에 앉아서 읽는 손님

통로가 좁아져서 방해되고 서점의 품위도 떨어진다. 무엇보다 책을 안 산다.


3. 시끄럽게 떠드는 아이를 내버려두는 부모

서점은 조용한 공간이라는 모토에 방해가 된다.


4. 비에 젖은 우산을 들고 서점 안을 돌아다니는 손님

책의 최대 적은 '물'. 

책에 물이 닿는 순간 책은 끝장.


5. 책의 내용을 휴대폰으로 찍거나 메모하는 손님

죄 의식이 없는 듯.


6. 책을 읽고 원래 위치에 놔두지 않는 손님

가장 잘 흐트러지는 곳이 잡지 코너


7. 더러운 손으로 책을 넘기는 손님

라이트노벨 코너에 자주 나타난다. 

심지어 손가락에 침 묻혀가면서 페이지를 넘기는 사람도 있다.


8. 책 위에 아무렇지도 않게 가방이나 짐을 올려두는 손님


9. 서점 의자에 앉아서 자는 손님

자다가 침 흘려서 책에 닿을까 걱정된다.



출처 - http://kot-book.com/bookstore-hate/

GRIJOA 소출판시대

교토의 서점 케이분샤 이치죠, 그리고 서점인 호리베 아쓰시

2015. 9. 16. 15:03

교토에 있는 '케이분샤 이치죠 점(恵文社一乗寺店)'은 영국 가디언지가 2010년 7월에 선정한 '세계의 베스트 10 서점' 중 하나이다. 케이분샤의 분점으로 1975년에 개업한 이 서점은 교토의 한 귀퉁이에 있으면서도 지명도가 높다. 교토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손님들이 찾아오는 '교토의 관광명소'라고 알려질 정도다.

이 서점에 아르바이트생으로 들어가 점장이 되기까지 13년간 일했던 호리베 아쓰시(堀部篤史 1977년생)의 인터뷰.



케이분샤 이치죠 점의 역사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취직할 생각이 없었고, 아르바이트로 생활했어요. 교토 안에서도 사쿄 구는 학생 문화가 강한 지역이에요. 졸업하고 나서도 취직하지 않고 이 지역에 남아서 가게를 차리는 사람이 제 주위에 몇 명 있었습니다. 그게 저한텐 익숙한 모습이어서 교토에 남기로 한 게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죠. 1996년, 케이분샤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친구 소개로 이 서점에서 아르바이트하게 되었어요. 간단한 면접 후, 사장님이 느닷없이 '하고 싶은 대로 진열해봐!'라고 하셨어요. 

서점이 어려워져서 사장님이 대형서점 점장 출신을 데려오셨는데, 자기 취향대로만 책을 진열하는 걸 보고 전 '아, 저런 방식으론 안되는구나' 하고 배웠죠. 그분이 그만둘 때 사장님이 '네가 점장 해'라고 하셔서 2002년에 25살의 나이로 케이분샤 이치죠의 점장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스태프가 바뀔 때마다 주문하거나 진열하는 책들의 종류가 바뀌었기 때문에 혼란스러웠어요. 그러다 보니 경영이 어려웠죠. 다행히 사장님이 '이곳이 적자라도 케이분샤 전체에서 채산을 맞추면 된다'며 스태프에게 다 맡겨주셨어요. 오랜 시행착오 끝에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1999년에 서점 웹사이트를 만들어서 우리 서점의 이미지를 세상에 내보내고 나서 변화가 있었어요. 그전까진 스태프에 따라 서점의 이미지가 바뀌어서 일관된 느낌이 없었어요. 책 선정이나 진열에 관해 스태프들끼리 공유는 했지만, 어떤 철학 없이 개인의 감으로 하는 부분이 많았어요.

웹사이트를 만들고 서점의 철학을 문자로 표현한 뒤로, 케이분샤 이치죠 점만의 철학을 모든 스태프가 강하게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점의 이미지, 책 선정과 진열이 어떤 방향성을 갖기 시작했죠. 그리고 그전에는 근처에 사는 분들만 왔는데, 웹사이트가 생긴 뒤로 멀리서 찾아오는 분들도 생겼어요. 그 뒤로 경영도 조금씩 안정되었습니다."



일하는 방식

"평일은 개점 시간 전에 신간이 들어와요. 도매 업체로부터 책이 오는 시간이 9시 전이고, 그 책들을 10시까지 모두 풀어서 진열합니다. 그 일이 끝나면 직거래하는 출판사에서 책이 와서 그것들을 진열합니다. 그다음엔 책을 촬영해서 온라인 쇼핑몰에 올리거나 메일과 이벤트 일정을 확인하면 금방 오후 6시가 되어 버려요. 물론 서점에 오시는 손님의 문의나 주문도 많아서 한가할 틈이 없어요. 그게 다 끝나면 집에 가서 인터넷으로 정보를 모읍니다."


"우리 서점에서 2~3시간 머무는 손님도 적지 않아요. 10시 개점 시간에 맞춰 들어오셔서 점심때까지 있다가 식사하고 다시 오시는 분도 있어요. 우리 서점은 오래 계시는 손님을 대환영하니 편하게 즐기셨으면 합니다."


"케이분샤 이치죠 점의 일은 2단계로 나뉩니다. 책을 들여오는 단계와 책을 책장에 진열하는 단계.

웹에서 검색해서 얻는 정보는 기본적으로 실용 정보예요. 영화의 상영 시간이나 계란말이 만드는 법 같은 거요. 그런 정보는 웹에서 필요할 때 찾으면 되니까 굳이 책이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앞으로 나오는 책들은 실용 정보 이상의 것이 요구됩니다. 웹이라는 비교 대상이 있어서 책의 역할이 바뀌었어요.

예를 들어 소설은 실용적인 정보도 아니고, 소설 줄거리를 아는 것과 소설을 실제로 읽는 행위는 본질이 다릅니다. 소설은 이야기를 읽고 거기서 무언가를 느껴야 의미가 있습니다. 계란말이도 그냥 만드는 법만 보여주면 단순한 실용 정보이지만, 식탁이나 접시와 어울린 예쁜 사진을 싣거나 저자가 쓴 에세이와 함께 편집하면 단순한 정보를 뛰어넘어 정서적인 것이 됩니다. 우리 서점에선 그런 실용 정보 이상의 것이 담긴 책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책 진열은 알파벳순, 가나다순, 작가순처럼 '검색 지향'과는 전혀 다른 발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검색 잘 되는 형태로 진열하면 모처럼 실용 정보 이상이 담긴 책을 진열해도 그 책이 실용서로밖에 안 보입니다. 필요한 책을 찾기 쉽게 하기 위함이 아니고 모르는 책을 우연히 발견하게끔 진열하고 있어요. 책장에도 XX 코너라고 쓰지 않고, 어떤 키워드를 두고 거기서 소재를 넓히는 방식으로 진열하고 있어요. 어떤 책을 정말 사고 싶은 손님은 검색해서 재고 있는 서점으로 갑니다. 매일 수많은 책이 세상에 나오는데, 이렇게 작은 서점에 자신이 찾는 책이 다 있을 가능성은 낮으니까요. 그렇다면 특정 책을 찾기 편한 구조보다 '서점에 왔더니 이런 책이 있더라' 하고 어떤 책과 손님을 만나게 하고 싶어요. 목적 없이 편하게 들렀다가 흥미가 없었던 책을 집어 드는 모습을 보면 기쁩니다. 그렇다고 무작위로 진열하는 건 아닙니다. 보면 바로 알 수 있도록 책장별로 주제를 정해요. 예를 들어 요리책이라면 레시피 정보집으로 소개하는 게 아니라 음식에 관한 수필, 예술서, 역사서, 만화와 함께 진열합니다. 그렇게 하면 요리책을 사러 왔던 손님이 식문화의 역사에 흥미를 보이기도 하죠.

우리 서점이 하는 일은 책이 원래 가지고 있는 문맥을 재조합해서 새로운 문맥을 제안하는 일이에요. 책 내용을 서점이 바꿀 순 없지만, 책들의 문맥은 바꿀 수 있습니다.



한 예로 1950년에 초판이 나온 『도안사전』이란 책이 있는데요. 이 책은 원래 연하장용 배경컷 모음집이라 실용서로 분류됩니다. 그러나 요즘 누가 이걸 보고 연하장을 만들어요. 하지만 문고판 크기라 공간도 차지하지 않고 예쁜 복고풍 일러스트가 인상적인 책입니다. 그래서 '소녀를 위한 코너'를 만들어서 여성의 감수성이 담긴 수필이나 여성용 그림집과 함께 진열했더니 꾸준히 팔리고 있어요.

이 책이 대형 서점에선 디자인, 도안 코너에 있을 텐데 그러면 거의 눈에 띄기 어려울 거예요. 이렇게 묻힌 책을 빛을 보게 해서 책과 독자를 만나게 하는 일이 우리 서점의 '책장 편집술'입니다."


"뭔가 있어 보이는 책을 잘 보이는 곳에 진열하면 굳이 POP로 설명 안 해도 손님에게 잘 도달합니다. 케이분샤 이치죠 점에는 POP가 없어요. 원래 책 자체가 정보량이 많아서 POP는 만들지 않아요. 일본책은 띠지도 있고, 손님이 들고 읽어보니까요.

주문해서 들여온 책은 다 팔겠다는 각오도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우리 서점에서는 반품 없는 매절을 전제로 외서, 인쇄물, 잡화도 팔고 있어요. 책은 출판사로 반품할 수 있지만, 다른 상품처럼 다 팔 자신이 있는 책만 들여옵니다."



서점과 책에 관한 생각

"서점은 하나의 미디어예요. 그래서 출판 경향이나 팔림새 보고 있으면 지금 어떤 것이 가치관으로 형성되고 유행하는지 알게 됩니다. 그것을 이벤트해본다든가 관련서들로 코너를 만들어 진열한다든가 해서 소개하는 것이 제 일입니다. '앞으로 이런 것이 유행한다'가 아니라 손님과 출판의 흐름을 보고 '지금 이런 게 재미있구나' 하는 것을 보이게 만들어서 제시합니다. 편집자 같은 역할이라고 봐요."


"온라인 서점은 검색해서 자기가 원하는 책만 사는 곳이죠. 하지만 서점은 책을 사는 장소만이 아니에요. 보다가 아무것도 안 사고 돌아가는 분도 있지요. 이런 책이 나왔다든가 자기가 좋아하는 책이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지, 요즘은 그런 정보의 위치 관계를 잘 아는 것이 지성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책은 기호품입니다. 책 중에서도 이른바 실용서는 어떤 '방법'을 알기 위해 읽는 것이라 바로 도움이 됩니다. 그에 반해 소설은 읽어도 어떤 도움이 될지 바로 알 수 없어요. 가령, 커피나 술도 살기 위해 꼭 먹어야 하는 식사는 아니잖아요. 배를 채우려면 햄버거가 더 낫지요. 그러나 커피나 술을 마시면 눈에 보이게 도움이 되진 않더라도 나쁜 일을 잊어버리거나 똑같은 일상을 리셋할 수 있어요. 소설도 그래요. 읽어서 실용적으로 바로 도움은 되지 않지만, 그 세계에 들어감으로써 간접체험을 즐길 수 있습니다. 남의 인생과 사고방식을 들여다보면서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상상력이 생깁니다. 그런 의미에서 책은 기호품 같아요."


"트위터 같은 SNS에서 짧고 간단한 글들이 주목받으면서, 단순한 주장이 늘어났다고 봐요. 예를 들어 '이거 아니면 저거'로 논점이 두 개로 좁혀지는 경우가 많아서 복잡한 논리가 받아들여지기 힘든 세상이에요.

생각은 두 개만이 아니죠. 그런 점에서 어떤 이야기를 많이 읽은 사람은 단순한 주장에 쉽게 안 빠져요. 다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책을 읽으면 복잡한 사고를 받아들이는 능력이 생깁니다. 꼭 책이 아니라도 됩니다. 가령 다양한 사람과 깊은 얘기를 나누며 남의 인생을 간접 체험한다든가 영화를 보고 뭔가를 얻는 사람도 있을 수 있어요. 책이든 영화든 대화든 자기가 모르는 것에 접하려는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교토는 개인이 차린 가게 문화가 아직 남아 있는 게 매력이에요. 사쿄 구를 비롯한 교토 주변은 아직 재미있는 가게나 주인들이 많아서 먼 곳에 있는 사람도 불러들이는 힘이 있어요. 다만 같은 교토라도 카와라마치는 개인이 차린 가게들이 폐점 직전이에요. 노래방이나 드럭스토어에 자리를 빼앗기고 있죠. 합리성과 편리성이라는 이름으로 자본의 논리가 작용한 결과이지요.

케이분샤 이치죠 점는 그런 흐름에 돌 하나를 던지고 싶어요. 합리성, 편리성, 효율성을 추구하는 세상의 흐름 속에서 사라져가는 것을 지키고 싶습니다. 합리성만으로 인간의 생활이 성립된다면 운치 있는 가게도, 맛있는 식사도 존재 이유가 사라집니다. 인간이 영양제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대가 와도 그런 생활이 풍요롭다곤 생각 안 해요. 언어로 말할 수 없는 곳, 합리성을 넘어선 곳에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우리 서점은 그런 것을 지키고 싶고 '문화적'인 서점으로 남고 싶어요."



호리베 아쓰시는 케이분샤 이치죠 점에서 13년 근무를 마치고 2015년, 교토에 '세이코샤(誠光社)'라는 서점으로 독립했다.



출처

http://www.mishimaga.com/hon-asobi/022.html

http://con-trast.jp/dialogue/92


GRIJOA 소출판시대

출판사 미시마샤가 차린 서점 <미시마샤 책방>

2013. 2. 17. 13:28


미시마샤(ミシマ社)는 도쿄 지유가오카에 있는 7명 규모의 출판사다. 이 출판사가 인구 8만 명의 도시 교토 조요(城陽)시에도 지점을 냈다. 재미있게도 교토 사무실의 방 하나를 '미시마샤 책방 ミシマ社の本屋さん'이란 서점으로 꾸몄다.(2012년 1월 30일 오픈)


그냥 방이라 얼핏 봐선 '서점'이라기보다 출판사를 찾아온 손님들에게 자사 책을 소개하는 공간처럼 보이는데, 미시마샤 대표는 천연덕스럽게 "서점입니다" 하고 소개한다. 출판사가 차린 서점이니까 자사 책만 팔 것 같지만, 나나로크샤(ナナロク社), 나츠하샤(夏葉社), 플랑크톤, 140B, ROOTS BOOKS, IN/SECTS 등 작은 출판사의 책들도 진열하여 판매하고 있다.


잘 보면 100종 이상의 단행본이 손수 쓴 POP와 함께 진열되어 서점 같은 분위기가 풍긴다. 벽에는 직원들이 손수 만든 포스터도 붙어 있다. 독자에게 책의 매력을 전하고 싶다는 의욕이 강하게 느껴진다.


파는 것뿐 아니라 빌려주기도 하는데, 대여료는 권당 100엔, 한 사람당 한 권만 2주간 빌릴 수 있다. 처음 서점을 시작할 때 미시마샤는 일본 전국에서 '남들이 많이 읽었으면 하는 책'을 기증받았고, 기증자에게는 보답으로 1회 무료 대여권을 선물했다. 기증한 사람은 '난 이 책의 이 부분이 좋았다!'라는 메시지를 책에 써서 독서의 즐거움을 다른 독자에게 전한다. 이렇게 하면 도서관에서 빌리는 것과 다른, 미시마샤 책방만의 독특함이 생긴다. 이 서점은 일반 서점처럼 영업일에는 누구나 올 수 있는 공간으로 개방되어 있다. 여기서 한 달에 한 번 하는 '공개편집회의'에는 수도권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팬도 있다고 한다. 주변에서 방문하는 손님도 다양해서 도시락집 주인, 수제인형 만드는 사람, 숲의 안내인 등등이 오신다고 한다.



미시먀샤 책방에 책을 기증한 기노쿠니야 우메다 본점의 서점인 도도 노리타카 "우리 같은 대형 서점에서는 손님에게 말을 걸어서 책을 추천하는 것은 어려워요. 하지만, 미시마샤 책방은 서점이 본래 가지고 있었던 지역 커뮤니티의 핵심 역할도 맡고 있어요."


미시마샤 대표 '서점은 미디어입니다. 모두에게 개방된 곳에서 사람들이 책을 통해 만나게 됩니다. 책의 재미를 독자와 공유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이 순환의 폭이 넓어지면 책의 앞날도 밝아진다고 생각합니다."


*위 내용은 북스피어의 르 지라시 4호에도 요약해서 실렸습니다.



출처

http://www.mishimaga.com/gekkanjouyou/007.html

http://business.nikkeibp.co.jp/article/report/20121019/238308/?rt=nocnt

http://www.yomiuri.co.jp/book/news/20120821-OYT8T00923.htm

GRIJOA 소출판시대

<서점 숲의 아카리>를 통해 본 우리나라 서점

2013. 1. 24. 21:43



일본 서점인의 일상을 그린 <서점 숲의 아카리>에는 재밌게도 일본의 서점이 서울 지점을 내서 운영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작품 안의 일본 서점인이 서울의 대형서점을 보고 느낀 점

"어른이나 아이나 모두 바닥에 주저앉아 장시간 책을 보더군요! 그게 일반적인 것 같아요. 점원도 주의를 주지 않죠. 그리고 선반이 전체적으로 높아요. 일본은 선반을 낮게 만들고 책을 높이 쌓아올리는데, 그렇게 하지 않더군요."


*한국 서점의 도서 할인을 본 일본인 점장

"한국에서는 할인 경쟁이 과열되고 있습니다. 원래 서점 숫자가 일본에 비해 적어서 인터넷뿐만 아니라 점포로 고객을 얼마나 끌어모을 수 있느냐가 중요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는 서점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이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어서 점포에서는 고객이 책을 찾을 때 친절하게 대응하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일본 서점에서는 할인제도가 없어서 아직까지는 상당한 거부감이 드네요. 책의 가치를 우리 스스로 떨어뜨리는 것 같아서요."


"일본도 언젠가 도서정가제가 없어지면 서점은 어떻게 되는 거야?" 

→ 그래서 작품 안의 일본 서점 고위층은 도서정가제가 무의미한 한국 서점들을 보고 미리 대비하자고 한다.


*작품을 통해 본 우리나라와 일본 서점의 차이

일본 서점의 도서 POP는 서점 직원이 손글씨로 직접 쓴다. 서점 직원의 개인 평이 들어가 있어 개성이 있고 손글씨라 인간미가 있다. 우리나라는 서점 직원이 아니라 출판사가 POP를 만들고, 손글씨로 쓰면 없어 보여서 출판사가 컴퓨터로 디자인하고 코팅해서 서점 직원에게 건넨다. 만화책은 비닐포장해서 파는데, 이것도 일본은 출판사가 아닌 서점에서 작업한다. 파는 것은 우리 서점 책임이라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


일본 서점은 반품률이 높으면 다음번 배본에서 원하는 책을 원하는 수량만큼 받을 수 없다. 이는 출판사와 직거래가 많지 않고 도매상의 영향력이 무척 크기 때문이다. 또, 온라인서점과 같은 금액으로 팔기 때문에 일본 오프라인서점이 책을 팔고자 하는 의욕이나 마케팅은 우리나라보다 강해 보인다.

GRIJOA

韓日 서점과 출판사 수 비교

2012. 10. 12. 12:30

韓日 오프라인 서점 수 비교

 

한국 (인구 약 5천만 명)

일본 (인구 약 1억 2천7백만 명)

1994년

5,683

26,224

2012년

1,752

14,696


일본의 인구는 우리나라보다 2.5배 많을 뿐인데 서점 수는 2012년 현재 8.3배나 많다. 우리나라 서점 수는 인구 2만 8000명당 한 개꼴이며 일본과 격차가 크다.


이는 일본인들이 우리나라 사람보다 책을 더 많이 읽는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일본의 완전도서정가제 덕도 있다. 일본은 신간이든 구간이든 출판사가 정한 가격을 온오프라인서점이 지켜야 하기 때문에 세계 최대의 온라인서점 아마존조차도 일본에서는 할인할 수 없다.(일본 아마존 사이트는 아예 도서 할인 자체가 없다) 일본의 경우, 오프라인서점이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어 우리나라 서점들보다는 나은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도서정가제를 시행하고는 있으나 온라인서점은 신간 10%+9%, 구간과 실용코드 도서는 무차별 할인할 수 있어서, 잘해야 10% 할인할 수 있는 오프라인서점들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독자 처지에선 100원이라도 싼 쪽에서 사는 게 당연하다)


단, 완전도서정가제가 있는 일본조차 해마다 400개 가까운 서점들이 문을 닫고 있다.(그래도 비율상 우리나라보다 느리게 사라진다) 이는 일본 출판 유통에 큰 축을 차지했던 잡지가 인터넷의 읽을거리에 밀려난 것이 크며,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등에 독서가 밀려나고 있는 원인도 한몫하고 있다.


韓日 출판사 수 비교

 

한국

일본

2007년

 29,977 (2,771) 

4,055

2008년

 31,739 (2,777) 

3,979

2009년

 35,191 (2,902) 

3,902

2010년

 35,626 (2,623) 

3,817

2011년

 ? 

3,734

괄호 안 숫자는 1년에 한 권이라도 낸 한국 출판사 수.
일본은 저 중에서 대형출판사 수가 446사.


서점 사정이 그러한데, 희한하게도 우리나라는 출판사 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 사정이 좀 나은 일본도 해마다 조금씩 출판사가 줄어들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출판사가 계속 등록되고 있다.

이는 두 가지 이유가 아닐까 추측되는데, 첫 번째는 우리나라가 일본에 견주어 신생출판사 꾸리는 데 장벽이 높지 않다는 점. 두 번째는 돈이 덜 드는 전자책 출판사를 하려는 사람들이 최근에 늘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출판사가 그렇게 많아도 1년에 한 권이라도 내는 출판사는 전체의 8%도 안 되고 5권 내는 출판사는 그 절반도 되지 않는다. 또한, 1년에 한 권이라도 내는 출판사 수(2,623사)보다 오프라인서점 수(1,762사)가 더 적다는 것은 출판사들이 얼마나 심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고 불균형이 심한지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온라인서점이 성장하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이대로라면 출판 상황이 더 좋아질 가능성은 없다.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출판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이대로라면 전국의 오프라인서점들은 붕괴가 불가피하며, 독자들은 책을 만날 기회가 대폭 줄어들어 출판사도 하나둘씩 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본에서는 독일과 프랑스 출판이 꾸준히 성장하기 때문에 현재의 출판 위기는 일본에서만 일어나는 특이한 현상(한국엔 관심無)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으며, 도매상을 통하는 전통적인 유통방식을 버리고 직거래를 통해 서점도 살리고 자사도 살리는 출판사가 나타나고 있다.


출판이 사라질까 말까 하는 이런 시대에 앞으로 어떤 자세와 전략으로 대처할지 궁리가 필요하다.

GRIJOA 소출판시대

서점 직원이 본 <기대보다 안 팔리는 책에 공통되는 3가지 포인트+1>

2012. 10. 5. 11:25


일본에서 비즈니스서를 가장 잘 판다는 서점 <마루젠・마루노우치 본점>. 그곳에서 비즈니스서 코너를 담당하는 서점 직원 다나카 다이스케의 인터뷰.


①지금 잘 팔리는 책의 테마에 편승하는 책은 기본적으로 안 팔린다.

독자는 바보가 아니다. 베스트셀러에 편승한 책은 따라 했다는 걸 쉽게 안다.



②잘 팔린 책의 후속작, 파트2, 실전편 등은 생각보다 안 팔리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내용이 전작보다 떨어지는 책이 많다. 서점 쪽에서는 잘 팔리는 책의 후속작이라니 기대를 하고 진열하지만 실제로는 생각보다 안 팔리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전편을 뛰어넘는 속편을 기대한다.



③히트작을 한 권 낸 저자가 연속해서 내는 다음 책은 꼭 히트하지는 않는다.

잘 팔린 책의 저자가 다른 출판사에서 거의 같은 주제나 내용의 책을 내면 잘 안 팔리는 경우가 많다. 비즈니스서나 실용서는 저자를 보고 사는 독자가 상당히 적다.

출판사는 저자에게 실적이 있으면 서점으로부터 주문을 받기 쉬우니 그런 저자와 계약하려 한다.

하지만 서점에 진열해도 의외로 안 팔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독자는 '주제'와 '내용'을 보고 책을 산다.



+1 하지만 '이건 안 팔리겠다'고 생각한 책이 잘 팔리는 경우도 곧잘 있다.




*그밖에

"날마다 50~100권씩 책이 서점에 들어오지만, 그중에서 '앗, 이게 뭐지?, 이건 잘 나가겠다!'고 놀라는 책은 단 한 권도 없기도 한다."


"요즘 독자들은 책을 사는 데 전보다 신중해진 느낌이다." 


"잘 팔리는 주제나 저자에게 모든 출판사가 달려드는 것은 출판계 전체로 봐서 낭비다. 억지로 붐을 만들어도 결국 안 팔릴 뿐이니까."


"편집자는 서점을 좀더 관찰했으면 한다. 편집자가 의도한 코너에 책이 놓인다고 할 수 없으니까."


"서점 일은 궁리해서 내놓은 일이 반응이 와서 재미있다. 그것이 전국으로 퍼져나가는 것도 보람이 있다. 단순히 우리 서점에서 잘 팔리게 하는 것뿐 아니라 내가 좋다고 생각한 책을 많은 사람이 읽게 하고 싶다."



출처 - http://www.henshusha.jp/2010/10/14/promo-word-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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