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출판사 좌충우돌 분투기 - 책공장더불어 김보경 대표

2012. 9. 24. 14:23

2012. 7. 27 Red Books 세미나


"예전에는 주변 분이 출판사 창업하겠다고 하면 하고 싶은 일 하시라고 응원하고 도와드렸는데, 제가 불황을 겪다 보니 무작정 해보시라고 하기에는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닌가 해서 신중해졌어요. 출판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하고자 하신다면 출판에 관해 공부하는 시간이 먼저 필요합니다. 저는 잡지기자를 그만두고 1년은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배우는 데 들어갔어요."


"공부 못하는 애가 시험이 어려운지 모른다고 출판불황이라도 해도 매출이 얼마 없어 별로 못 느꼈는데 요즘은 재판까지 걸리는 시간이 전보다 늦어져서 느끼고 있어요. 지난해 대비 매출이 20% 빠졌어요. 출판불황이 원인이기도 하지만 책 안 나오는 공백 기간이 너무 길었던 탓이 큽니다."

"옛날에는 도매상에서 1,000부 넣으라는 거 반품이 무서워서 줄여도 800부였는데, 요즘에는 300부밖에 못 넣고 있어요."

"초판은 보통 2,000부를 찍고 손익분기도 2,000부에 맞추고 있어요. 안전재고가 200부 이상이라고 하는데 저는 150부까지 버텨요. 출판사는 반품관리를 확실히 해야 해요"

"인디자인을 배우면 조판비를 줄일 수 있어 유리해요. 하지만 저는 그런 거 잘 못해요. 손이 아니라 곰 발바닥이라 다 맡겨서 하고 있어요."

"책 만드는 사람은 책 만들 때마다 나무를 잘라야 한다는 짐을 지고 있어서 책공장더불어에서는 재생지를 써요. 질이 떨어진다는 분, 재생지인데 왜 가격은 똑같으냐(재생지는 싸지 않음)고 항의하시는 독자분들이 있었는데 제가 나무를 위해서라고 설명해서 설득되신 분도 많아요. 재생지를 쓸 때는 독자의 이해가 선결되어야 합니다."

"블로그를 마케팅을 위해 시작했던 건 아니지만 책공장더불어는 블로그가 마케팅의 핵심이에요. 블로그 글이 네이버 메인에 떠서 2주 동안 2,000부가 나간 적도 있지요. 북스피어도 블로그가 아주 잘 운영되고 있는데 충성독자들이 많아서 놀라고 있습니다."

"어떤 대형출판사의 편집자 1인당 매출목표가 10억이 넘는 걸 보고 놀란 적이 있어요. 아무래도 매출목표가 크면 책 한 권에 들어가는 공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1인 출판사는 책 한 권이 소중하고 한 권 한 권에 모든 힘을 다 써야 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1인 출판사가 더 유리하지 않을까 싶어요."

"다른 독자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제 책을 책공장더불어가 아닌 다른 출판사에서 냈어요.(열아홉 살 찡이, 먼저 나이 들어 버린 내 동생) 하지만 책이 많은 출판사다 보니 예상보다 마케팅에 신경을 못 써주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직접 낼 걸 하고 후회하고 있어요."

"Q 일간지 광고 등은 하시는지 또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A 일간지 광고는 효과가 없어서 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어요."

"Q 전 사람에 대한 관심도 버거운데 반려동물 출판이라니 너무 사치스러운 거 아닐까요.
A 사람과 동물, 어느 권리가 앞서는 게 아니라 같이 가야 한다고 봐요. 동물의 권리를 고민할 수 있는 세상이라면 인권도 생각하지 않을까요. 저는 개를 예쁘게 꾸미는 미용 책 등은 내지 않아요. 그런 책이 불필요하다고 생각은 안 하지만 제가 하는 출판과는 방향이 달라요."

"처음에는 1인 출판을 하다가 키워서 큰 출판사를 만들겠다는 분도 계신데 저는 1인 출판 자체가 목표예요. 크게 키울 생각 없이 혼자서 1인 출판을 유지하고 싶어요. 책을 만들면서 성장했고 그걸 나누고 싶어서 출판을 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출판을 계속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생각해요."

GRIJOA 소출판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