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에서 아내와 함께 2인 출판사 - 치이사고샤
학술 출판사에서 25년간 일하다 50세를 코앞에 둔 2018년에 출판사 '치이사고샤(小さ子社)'를 차린 하라 코이치 대표.
출판사 퇴사 직전, 저자인 대학교수들에게 독립한다고 알리자 원고 주겠다는 분이 많았다고 한다.
교토의 차야마 역 앞에 사무실을 내고 그가 처음 출판한 책은 <고시엔을 바라보는 법-역사로서의 고교야구>와 <일본 중세 촌락 문서의 연구>였다. 첫 출판으로선 이례적으로 두 권을 동시에 냈다.
"저자분들에겐 감사할 따름입니다. 출판 말고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열심히 해왔을 뿐이에요. 출판사 다닐 때 생긴 인맥이 치이사고샤 운영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고맙게도 아내가 조판과 디자인을 할 줄 알아서 도움받고 있어요."
2020년 4월에 출간한 <연명하는 동물원>은 아내의 일상적인 인맥이 출판과 이어졌다. 타나카 마사유키 동물원 센터장이 아내와 같은 중학교의 PTA 임원을 맡았던 인연으로 책을 내게 되었다. '문과계, 이과계 틀에 얽매이지 않는 책을 내고 싶다'는 치이사고샤와 '연구하는 동물원'의 이미지를 어필하고 싶었던 동물원의 희망이 일치했다고 한다.
<연명하는 동물원>은 '동물 복지'의 관점에서 교토 시 동물원의 대응을 해설한 책이다. 일본 언론의 주목을 받아 지역지와 전국지에 서평이 실렸다.
치이사고샤의 홈페이지에서는 유튜브와 연동해서 책을 소개하고 있다. 제작한 책 관련 데이터와 일본 역사 관련 데이터를 공개하며 적극적으로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책만으로 끝내지 않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싶습니다."
<학교에서 지역을 잇다 - 키타시라카와 어린이 풍토기에서>는 학자와 크리에이터 14명이 풍토기를 바탕으로 교토 키타시라카와의 역사와 문화에 관해 얘기하는 책이다. 집필 멤버들이 유튜브에서 책의 주제에 관해 토크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인문서를 출판하는 까닭에 관해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인문지(人文知)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인문지는 인간이 살려고 하는 행위 그 자체이니까요. 저도 책을 통해 인문지를 접한 뒤, ‘삶이란 좋은 것이구나’ 하고 위안받은 적이 많아요. 인문지는 안에서부터 사람을 살리기도 합니다. 그런 체험을 치이사고샤 독자에게 선사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겠지요."
하라 코이치 대표는 자비 출판(종이책&전자책)도 병행하고 있다. 이때는 '치이사고샤'가 아닌 '리틀즈'라는 자비 출판 전용 브랜드로 책을 낸다.
"독립 후 실적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아요. 실패든 성공이든 제가 다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굴곡이 있는데, 한 2년은 어렵다가 이제 겨우 궤도에 오른 것 같아요.
출판사를 꼭 교토에다 차리겠다고 고집한 건 아니지만, 교토엔 우수하고 수준 높은 저자가 많습니다. 그 부분은 도쿄보다 이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출처
www.bunkanews.jp/article/220775/
www.chiisago.jp/ab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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