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서점 직원들이 싫어하는 손님 유형

2015. 11. 19. 11:52


1. 안 사고 서서 읽으며 시리즈물을 독파하려는 손님

매주 토요일이 되면 8시간 동안 읽고 돌아가는 용자도 있음.


2. 바닥에 앉아서 읽는 손님

통로가 좁아져서 방해되고 서점의 품위도 떨어진다. 무엇보다 책을 안 산다.


3. 시끄럽게 떠드는 아이를 내버려두는 부모

서점은 조용한 공간이라는 모토에 방해가 된다.


4. 비에 젖은 우산을 들고 서점 안을 돌아다니는 손님

책의 최대 적은 '물'. 

책에 물이 닿는 순간 책은 끝장.


5. 책의 내용을 휴대폰으로 찍거나 메모하는 손님

죄 의식이 없는 듯.


6. 책을 읽고 원래 위치에 놔두지 않는 손님

가장 잘 흐트러지는 곳이 잡지 코너


7. 더러운 손으로 책을 넘기는 손님

라이트노벨 코너에 자주 나타난다. 

심지어 손가락에 침 묻혀가면서 페이지를 넘기는 사람도 있다.


8. 책 위에 아무렇지도 않게 가방이나 짐을 올려두는 손님


9. 서점 의자에 앉아서 자는 손님

자다가 침 흘려서 책에 닿을까 걱정된다.



출처 - http://kot-book.com/bookstore-hate/

GRIJOA 소출판시대

교토의 서점 케이분샤 이치죠, 그리고 서점인 호리베 아쓰시

2015. 9. 16. 15:03

교토에 있는 '케이분샤 이치죠 점(恵文社一乗寺店)'은 영국 가디언지가 2010년 7월에 선정한 '세계의 베스트 10 서점' 중 하나이다. 케이분샤의 분점으로 1975년에 개업한 이 서점은 교토의 한 귀퉁이에 있으면서도 지명도가 높다. 교토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손님들이 찾아오는 '교토의 관광명소'라고 알려질 정도다.

이 서점에 아르바이트생으로 들어가 점장이 되기까지 13년간 일했던 호리베 아쓰시(堀部篤史 1977년생)의 인터뷰.



케이분샤 이치죠 점의 역사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취직할 생각이 없었고, 아르바이트로 생활했어요. 교토 안에서도 사쿄 구는 학생 문화가 강한 지역이에요. 졸업하고 나서도 취직하지 않고 이 지역에 남아서 가게를 차리는 사람이 제 주위에 몇 명 있었습니다. 그게 저한텐 익숙한 모습이어서 교토에 남기로 한 게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죠. 1996년, 케이분샤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친구 소개로 이 서점에서 아르바이트하게 되었어요. 간단한 면접 후, 사장님이 느닷없이 '하고 싶은 대로 진열해봐!'라고 하셨어요. 

서점이 어려워져서 사장님이 대형서점 점장 출신을 데려오셨는데, 자기 취향대로만 책을 진열하는 걸 보고 전 '아, 저런 방식으론 안되는구나' 하고 배웠죠. 그분이 그만둘 때 사장님이 '네가 점장 해'라고 하셔서 2002년에 25살의 나이로 케이분샤 이치죠의 점장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스태프가 바뀔 때마다 주문하거나 진열하는 책들의 종류가 바뀌었기 때문에 혼란스러웠어요. 그러다 보니 경영이 어려웠죠. 다행히 사장님이 '이곳이 적자라도 케이분샤 전체에서 채산을 맞추면 된다'며 스태프에게 다 맡겨주셨어요. 오랜 시행착오 끝에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1999년에 서점 웹사이트를 만들어서 우리 서점의 이미지를 세상에 내보내고 나서 변화가 있었어요. 그전까진 스태프에 따라 서점의 이미지가 바뀌어서 일관된 느낌이 없었어요. 책 선정이나 진열에 관해 스태프들끼리 공유는 했지만, 어떤 철학 없이 개인의 감으로 하는 부분이 많았어요.

웹사이트를 만들고 서점의 철학을 문자로 표현한 뒤로, 케이분샤 이치죠 점만의 철학을 모든 스태프가 강하게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점의 이미지, 책 선정과 진열이 어떤 방향성을 갖기 시작했죠. 그리고 그전에는 근처에 사는 분들만 왔는데, 웹사이트가 생긴 뒤로 멀리서 찾아오는 분들도 생겼어요. 그 뒤로 경영도 조금씩 안정되었습니다."



일하는 방식

"평일은 개점 시간 전에 신간이 들어와요. 도매 업체로부터 책이 오는 시간이 9시 전이고, 그 책들을 10시까지 모두 풀어서 진열합니다. 그 일이 끝나면 직거래하는 출판사에서 책이 와서 그것들을 진열합니다. 그다음엔 책을 촬영해서 온라인 쇼핑몰에 올리거나 메일과 이벤트 일정을 확인하면 금방 오후 6시가 되어 버려요. 물론 서점에 오시는 손님의 문의나 주문도 많아서 한가할 틈이 없어요. 그게 다 끝나면 집에 가서 인터넷으로 정보를 모읍니다."


"우리 서점에서 2~3시간 머무는 손님도 적지 않아요. 10시 개점 시간에 맞춰 들어오셔서 점심때까지 있다가 식사하고 다시 오시는 분도 있어요. 우리 서점은 오래 계시는 손님을 대환영하니 편하게 즐기셨으면 합니다."


"케이분샤 이치죠 점의 일은 2단계로 나뉩니다. 책을 들여오는 단계와 책을 책장에 진열하는 단계.

웹에서 검색해서 얻는 정보는 기본적으로 실용 정보예요. 영화의 상영 시간이나 계란말이 만드는 법 같은 거요. 그런 정보는 웹에서 필요할 때 찾으면 되니까 굳이 책이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앞으로 나오는 책들은 실용 정보 이상의 것이 요구됩니다. 웹이라는 비교 대상이 있어서 책의 역할이 바뀌었어요.

예를 들어 소설은 실용적인 정보도 아니고, 소설 줄거리를 아는 것과 소설을 실제로 읽는 행위는 본질이 다릅니다. 소설은 이야기를 읽고 거기서 무언가를 느껴야 의미가 있습니다. 계란말이도 그냥 만드는 법만 보여주면 단순한 실용 정보이지만, 식탁이나 접시와 어울린 예쁜 사진을 싣거나 저자가 쓴 에세이와 함께 편집하면 단순한 정보를 뛰어넘어 정서적인 것이 됩니다. 우리 서점에선 그런 실용 정보 이상의 것이 담긴 책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책 진열은 알파벳순, 가나다순, 작가순처럼 '검색 지향'과는 전혀 다른 발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검색 잘 되는 형태로 진열하면 모처럼 실용 정보 이상이 담긴 책을 진열해도 그 책이 실용서로밖에 안 보입니다. 필요한 책을 찾기 쉽게 하기 위함이 아니고 모르는 책을 우연히 발견하게끔 진열하고 있어요. 책장에도 XX 코너라고 쓰지 않고, 어떤 키워드를 두고 거기서 소재를 넓히는 방식으로 진열하고 있어요. 어떤 책을 정말 사고 싶은 손님은 검색해서 재고 있는 서점으로 갑니다. 매일 수많은 책이 세상에 나오는데, 이렇게 작은 서점에 자신이 찾는 책이 다 있을 가능성은 낮으니까요. 그렇다면 특정 책을 찾기 편한 구조보다 '서점에 왔더니 이런 책이 있더라' 하고 어떤 책과 손님을 만나게 하고 싶어요. 목적 없이 편하게 들렀다가 흥미가 없었던 책을 집어 드는 모습을 보면 기쁩니다. 그렇다고 무작위로 진열하는 건 아닙니다. 보면 바로 알 수 있도록 책장별로 주제를 정해요. 예를 들어 요리책이라면 레시피 정보집으로 소개하는 게 아니라 음식에 관한 수필, 예술서, 역사서, 만화와 함께 진열합니다. 그렇게 하면 요리책을 사러 왔던 손님이 식문화의 역사에 흥미를 보이기도 하죠.

우리 서점이 하는 일은 책이 원래 가지고 있는 문맥을 재조합해서 새로운 문맥을 제안하는 일이에요. 책 내용을 서점이 바꿀 순 없지만, 책들의 문맥은 바꿀 수 있습니다.



한 예로 1950년에 초판이 나온 『도안사전』이란 책이 있는데요. 이 책은 원래 연하장용 배경컷 모음집이라 실용서로 분류됩니다. 그러나 요즘 누가 이걸 보고 연하장을 만들어요. 하지만 문고판 크기라 공간도 차지하지 않고 예쁜 복고풍 일러스트가 인상적인 책입니다. 그래서 '소녀를 위한 코너'를 만들어서 여성의 감수성이 담긴 수필이나 여성용 그림집과 함께 진열했더니 꾸준히 팔리고 있어요.

이 책이 대형 서점에선 디자인, 도안 코너에 있을 텐데 그러면 거의 눈에 띄기 어려울 거예요. 이렇게 묻힌 책을 빛을 보게 해서 책과 독자를 만나게 하는 일이 우리 서점의 '책장 편집술'입니다."


"뭔가 있어 보이는 책을 잘 보이는 곳에 진열하면 굳이 POP로 설명 안 해도 손님에게 잘 도달합니다. 케이분샤 이치죠 점에는 POP가 없어요. 원래 책 자체가 정보량이 많아서 POP는 만들지 않아요. 일본책은 띠지도 있고, 손님이 들고 읽어보니까요.

주문해서 들여온 책은 다 팔겠다는 각오도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우리 서점에서는 반품 없는 매절을 전제로 외서, 인쇄물, 잡화도 팔고 있어요. 책은 출판사로 반품할 수 있지만, 다른 상품처럼 다 팔 자신이 있는 책만 들여옵니다."



서점과 책에 관한 생각

"서점은 하나의 미디어예요. 그래서 출판 경향이나 팔림새 보고 있으면 지금 어떤 것이 가치관으로 형성되고 유행하는지 알게 됩니다. 그것을 이벤트해본다든가 관련서들로 코너를 만들어 진열한다든가 해서 소개하는 것이 제 일입니다. '앞으로 이런 것이 유행한다'가 아니라 손님과 출판의 흐름을 보고 '지금 이런 게 재미있구나' 하는 것을 보이게 만들어서 제시합니다. 편집자 같은 역할이라고 봐요."


"온라인 서점은 검색해서 자기가 원하는 책만 사는 곳이죠. 하지만 서점은 책을 사는 장소만이 아니에요. 보다가 아무것도 안 사고 돌아가는 분도 있지요. 이런 책이 나왔다든가 자기가 좋아하는 책이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지, 요즘은 그런 정보의 위치 관계를 잘 아는 것이 지성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책은 기호품입니다. 책 중에서도 이른바 실용서는 어떤 '방법'을 알기 위해 읽는 것이라 바로 도움이 됩니다. 그에 반해 소설은 읽어도 어떤 도움이 될지 바로 알 수 없어요. 가령, 커피나 술도 살기 위해 꼭 먹어야 하는 식사는 아니잖아요. 배를 채우려면 햄버거가 더 낫지요. 그러나 커피나 술을 마시면 눈에 보이게 도움이 되진 않더라도 나쁜 일을 잊어버리거나 똑같은 일상을 리셋할 수 있어요. 소설도 그래요. 읽어서 실용적으로 바로 도움은 되지 않지만, 그 세계에 들어감으로써 간접체험을 즐길 수 있습니다. 남의 인생과 사고방식을 들여다보면서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상상력이 생깁니다. 그런 의미에서 책은 기호품 같아요."


"트위터 같은 SNS에서 짧고 간단한 글들이 주목받으면서, 단순한 주장이 늘어났다고 봐요. 예를 들어 '이거 아니면 저거'로 논점이 두 개로 좁혀지는 경우가 많아서 복잡한 논리가 받아들여지기 힘든 세상이에요.

생각은 두 개만이 아니죠. 그런 점에서 어떤 이야기를 많이 읽은 사람은 단순한 주장에 쉽게 안 빠져요. 다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책을 읽으면 복잡한 사고를 받아들이는 능력이 생깁니다. 꼭 책이 아니라도 됩니다. 가령 다양한 사람과 깊은 얘기를 나누며 남의 인생을 간접 체험한다든가 영화를 보고 뭔가를 얻는 사람도 있을 수 있어요. 책이든 영화든 대화든 자기가 모르는 것에 접하려는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교토는 개인이 차린 가게 문화가 아직 남아 있는 게 매력이에요. 사쿄 구를 비롯한 교토 주변은 아직 재미있는 가게나 주인들이 많아서 먼 곳에 있는 사람도 불러들이는 힘이 있어요. 다만 같은 교토라도 카와라마치는 개인이 차린 가게들이 폐점 직전이에요. 노래방이나 드럭스토어에 자리를 빼앗기고 있죠. 합리성과 편리성이라는 이름으로 자본의 논리가 작용한 결과이지요.

케이분샤 이치죠 점는 그런 흐름에 돌 하나를 던지고 싶어요. 합리성, 편리성, 효율성을 추구하는 세상의 흐름 속에서 사라져가는 것을 지키고 싶습니다. 합리성만으로 인간의 생활이 성립된다면 운치 있는 가게도, 맛있는 식사도 존재 이유가 사라집니다. 인간이 영양제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대가 와도 그런 생활이 풍요롭다곤 생각 안 해요. 언어로 말할 수 없는 곳, 합리성을 넘어선 곳에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우리 서점은 그런 것을 지키고 싶고 '문화적'인 서점으로 남고 싶어요."



호리베 아쓰시는 케이분샤 이치죠 점에서 13년 근무를 마치고 2015년, 교토에 '세이코샤(誠光社)'라는 서점으로 독립했다.



출처

http://www.mishimaga.com/hon-asobi/022.html

http://con-trast.jp/dialogue/92


GRIJOA 소출판시대

오키나와 마키시 시장의 헌책방 우라라

2015. 8. 21. 18:19



일본에서 가장 작은 헌책방이 있다. 그것도 오키나와의 시장 한켠에 있다. 우다 토모코가 차린 '헌책방 우라라'다.

"작은 서점이라서 할 수 있는 일도 있어요. 제가 좋다고 생각하면 어떤 책이든 들여올 수 있고, 그걸 주목 상품으로 진열할 수도 있죠. 예를 들어 150엔짜리 ritokei(이도경제신문) 타블로이드판을 좋은 자리에 진열한다든가. 큰 서점이라면 그렇게 하기 힘들지만, 여기선 할 수 있어요. 베스트셀러가 아니어도 재밌으면 앞에 진열합니다.

서점에서 일할 때는 보이지 않는 부담을 짊어지고 있었어요. 직원 처지에선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지만, 지금은 어떤 일이든 제가 책임지고 판단해서 실행하니까 스트레스가 사라졌어요."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했던 우다 토모코는 도쿄 대학을 졸업하고, 준쿠도 서점에 취직했다.

"취직할 때 다른 직업도 생각은 했어요. 출판사 입사시험도 봤는데, 전 어떤 책을 내고 싶다는 열의도 없는 데다가, 지금 출판되고 있는 책들만으로도 충분히 많다고 생각했거든요. 더구나 출판사에 있으면 그 회사 책만 다루지만, 서점이라면 어떤 책도 다룰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어요."


어느 날 취직한 대형 서점에서 오키나와 북페어가 열렸다. 상상을 뛰어넘는 오키나와의 책 종수에 토모코 씨는 놀랐다고 한다.

"오키나와에서 출판되는 책은 일본의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많아요. 출판사 수가 100개 이상이죠!"

오키나와가 이런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일본 본토와 문화가 다르고, 연중행사, 요리, 음악 등도 다른 지역과 너무 다르기 때문에 오키나와만의 책들이 자체적으로 많이 나온 것이다. 그리고 전쟁과 미군 점령 시기에 본토에서 책이 들어오기 어려운 상황이라 지역 내에서 자체적으로 출판했다고 한다. 오키나와의 주체성이 강한 덕도 있을지 모른다.






토모코 씨는 헌책방을 내려고 대형 서점 부점장 자리를 박차고 나왔는데, 당시 마키시 시장에 있던 '일본에서 제일 작은 헌책방' 자리가 비게 되어 토모코 씨가 들어갔다고 한다. 주위 사람들은 말렸지만, 지금도 그 결심에 후회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사람들이 오가는 곳에 헌책방을 내고 싶었거든요. 이곳이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손님 한분 한분과 정중하게 소통할 수 있어서 보람을 느껴요. 가령, 연배가 있으신 손님이 많은데요. 책이 좋아서 어떤 책을 몇 년 동안 찾아다니는 분도 있어요. 대형 서점에 있을 때는 절판되었다고 말하면 그만이지만, 지금은 최선을 다해 찾을 수 있어요. 인터넷에서 찾을 때도 있죠. 계속 찾고 있던 책을 드디어 찾았다고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면 저도 기쁩니다."






헌책방 우라라는 '오키나와 관련서'와 '일반서'로 공간을 나누었다.

"장르에 상관없이 진열해요. 다양한 손님이 오시니까 제 취향에 기울어지지 않도록 하는데요. 그래도 오키나와 관련서 쪽에는 문학, 역사, 민족, 일반서 쪽에는 문학, 철학, 사상에 관한 책이 주로 진열되어 있죠."


"책은 바로 접근할 수 있는 게 매력 같아요. CD라면 CD플레이어에 넣고 재생 버튼을 눌러야 들을 수 있잖아요. 하지만 책은 손에 들고 펼치면 바로 그 세계 속으로 들어갈 수 있어요. 그런 손쉬움이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꼭 글을 읽지 않아도 들고 쓱 넘겨보면 글꼴이나 여백, 배치, 디자인 등의 정보가 들어와요. 안 사고 다시 책장에 넣더라도 그 책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는 걸 알았으니 그것만으로도 좋은 게 아닐까 해요."



"사야 해! 읽어야 해! 하고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편하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이곳처럼 작은 서점이라면 부담이 없지 않을까요.

서점 주인의 존재에 스트레스를 받는 분도 있어서 되도록 저는 공기 같은 존재로 있으려고 해요. 잡화점에 가서 구경만 하고 아무것도 안 사고 나가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런 느낌으로 우리 서점에 오시면 좋겠습니다. 그 자체가 책과 만나는 일이 되니까요. 그걸로 좋아요."



마흔쯤 되어 보이는 남자가 서점 앞에서 발을 멈추고 "하기와라 사쿠타로의 시집에 그림이 들어간 책 있어요?" 하고 물었다.

토모코 씨는 곧바로 일반서 책장에 있는 몇 권의 책을 남자에게 제시했다. 처음부터 남자는 '아마 없겠지. 좀처럼 없는 책이라' 하고 포기 모드였지만, 토모코 씨는 놓치지 않았다.



마키시 시장 앞에 있어서 그런지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많고 발걸음을 멈추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 책, 얼마에 사주나요?", "한국어책 파나요?"라는 책 관련 질문부터 "맛있는 소바 집은 어디예요?", "~ 가려면 어떻게 해요?"라는 관광 관련 질문까지 나온다.

정겹고 소박한 책방이다.

우다 토모코 점장의 이야기는 
2013년 <나하 시장에서 헌책방-문득 시작한 '우라라'의 나날>(한국어판-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이라는 에세이로 나오기도 했다.



출처-http://calend-okinawa.com/culture2/cultureshopnavi/urara.html

GRIJOA 소출판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