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over21 출판사 대표 "독자를 마주 보고 책을 만들면 통한다"

2012. 10. 5. 16:44

베스트셀러 편집자 출신의 Discover21 출판사 대표 호시바 유미코 인터뷰


편집자는 독자를 우선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만 놔두면 편집자라는 사람들은 저자가 가는 방향만 보게 됩니다. 저자 역시 편집자를 보기 때문에 서로만 바라볼 뿐, 독자를 전혀 보지 않게 돼요. 그래서 편집자들에게는 먼저 독자를 보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제가 새로 들어온 원고를 보고 담당 편집자에게 "이런 부분이 안 쓰여 있어" 하고 지적하면 "여기에 쓰여 있어요" 하는 일이 자주 있어요. 원고를 훌훌 넘겨서 봤는데 제 눈에 띄지 않았다는 것은 쓰여 있지 않은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편집자에게는 '쓰여 있으면 읽는 게 당연하다'는 의식이 있어요.


그리고 저자도 똑같이 말해요. '이런 내용을 써주세요' 하고 부탁해도 '여기에 쓰여 있잖아요' 해요. 자신이 편집한 것, 쓴 것은 독자가 읽는 게 당연하다는 전제가 있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책을 만드는 이상, 독자에게 읽혀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난 이렇게 멋지고 학벌도 좋으니까 나를 좋아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하는 남성은 인기가 없지요. 책 만들기도 똑같아요. 사랑받고 싶으면 '상대방이 관심을 보일만한 표현'을 해야 해요.


저는 편집자에게 '독자를 마주 보고 책을 만들면 상대방에게 전해진다'고 말해요. 물론 독자와 영합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지금 독자는 이런 것에 약하니까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은 지나친 부분도 있어요. 최근에는 그렇게 생각하고 책을 쓰는 저자도 늘어나고 있구요.


무리하게 영합해서 맞추려는 것은 조금이라도 독자를 아래로 보고 있는 게 아닐까요. 저는 그렇게 느낍니다. 독자한테 과도하게 맞추는 것도 독자를 무시해서 '내가 쓴 것을 읽어야 한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다고 봅니다. 즉, 읽어 주시겠습니까 하는 독자에 대한 경의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영업자와 서점 관계자 사이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서점 쪽에서는 '이 영업자 좋으니까 책을 많이 진열해주자', '이 사람은 짜증 나니까 관두자'라든가. 영업자 쪽에서는 '이 사람은 비위 맞추기 어려우니까 거슬려도 참고 납품하자'라든가... 여기서 양쪽이 잊고 있는 것은 독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편집자도 영업자도 서점인도 저자도 독자를 마주 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책이 안 팔리는 것은 영업을 못해서 그렇다", "편집자가 안 팔리는 책을 만들어서 그렇다" 하고 출구 없는 다툼에 들어갑니다.


그러지 말고 모두 함께 독자 쪽을 바라보고 가자고 되풀이해서 말합니다. 당연한 거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게 잘되지 않습니다.





출처 - http://www.president-vision.com/index.php?state=backnumber&action=view&id=993

GRIJOA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