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는 왜 종이로 교정을 보는가

2013. 1. 30. 09:13

교정지는 종이로 프린트해서 교정교열(최소 3교)하는 게 편집자들 사이의 정석이다. 처음 편집을 배울 때는 모니터 화면으로 보는 건 상사가 1교로 치지도 않았다. 화면으로 교정 보는 건 최종교정 다 끝내고 출력소로 넘길 때 마지막으로 쓱 훑어볼 때나 하는 거지, 오탈자 찾아내는 것은 종이로 보는 게 더 잘 보인다는 것이었다.

난 '종이 아깝게 뭐하러 몇 번이나 뽑나, 그냥 모니터로 보고 말지' 하고 생각했지만, 막상 해보니 종이 쪽이 집중하기 더 낫지 않나 싶다. 이게 종이책과 전자책의 가독성 차이이기도 해서, 화면으로 눈에 안 띄던 것이 종이로 봤을 때 눈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또, 화면으로만 교정교열을 보면, 파일 안에 디자이너에게 전달할 수정사항을 적기가 불편하다는 것이다. 단순히 텍스트 수정이면 직접 고치거나 PDF의 메모 기능을 이용하면 되지만, 복잡하거나 큰 폭의 수정은 종이 교정지에 펜으로 표시하는 게 자유롭고 편하다.

디지털로만 교정교열 작업을 하려면 종이만큼 눈이 덜 피곤하고 가독성이 좋은 LCD 패널이 나오고, 파일에 바로 수정요청사항을 그려넣는 액정태블릿이 따로 있어야 하지 않을까.

GRIJOA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