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는 왜 종이로 교정을 보는가

2013. 1. 30. 09:13

교정지는 종이로 프린트해서 교정교열(최소 3교)하는 게 편집자들 사이의 정석이다. 처음 편집을 배울 때는 모니터 화면으로 보는 건 상사가 1교로 치지도 않았다. 화면으로 교정 보는 건 최종교정 다 끝내고 출력소로 넘길 때 마지막으로 쓱 훑어볼 때나 하는 거지, 오탈자 찾아내는 것은 종이로 보는 게 더 잘 보인다는 것이었다.

난 '종이 아깝게 뭐하러 몇 번이나 뽑나, 그냥 모니터로 보고 말지' 하고 생각했지만, 막상 해보니 종이 쪽이 집중하기 더 낫지 않나 싶다. 이게 종이책과 전자책의 가독성 차이이기도 해서, 화면으로 눈에 안 띄던 것이 종이로 봤을 때 눈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또, 화면으로만 교정교열을 보면, 파일 안에 디자이너에게 전달할 수정사항을 적기가 불편하다는 것이다. 단순히 텍스트 수정이면 직접 고치거나 PDF의 메모 기능을 이용하면 되지만, 복잡하거나 큰 폭의 수정은 종이 교정지에 펜으로 표시하는 게 자유롭고 편하다.

디지털로만 교정교열 작업을 하려면 종이만큼 눈이 덜 피곤하고 가독성이 좋은 LCD 패널이 나오고, 파일에 바로 수정요청사항을 그려넣는 액정태블릿이 따로 있어야 하지 않을까.

GRIJOA 편집자

무라카미 류가 소개한 '편집자'라는 직업

2012. 9. 28. 10:02

"일반적으로 편집자란 출판사에서 책이나 잡지를 편집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편집 일은 먼저 ①이런 책 만들면 잘 팔리겠다 하는 기획을 세우고, ②그 기획을 실현하려면 누구에게 어떤 일을 의뢰하면 좋을지, 돈이 얼마나 들지를 생각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그다음, ③책의 디자인을 구상하고 의뢰한 글과 사진 등을 교정 본 뒤 인쇄소에 전달한다. 그리고 책이 완성되면 ④광고 문구 아이디어와 책을 팔기 위한 전략도 생각해야 한다.

일의 내용은 만드는 책과 잡지의 종류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가령 문학 편집자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작가에게서 원고를 받는 일이며, 패션 잡지 편집자라면 지금 어떤 스타일이 인기인지 분석해서 어떤 편집으로 지면을 꾸밀지 생각하는 일이 가장 중요해진다. 유명 작가나 연예인을 만날 수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과 일을 잘하려면 기획력과 문장력 말고도 특별한 감각이 필요하다고 한다."


출판사에 오래 있어도 ③번 일만 잘하는 편집자가 수두룩하고 이게 편집 일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꽤 있다. 아무래도 직접 기획을 하게 되면 그 기획을 통과시키기 위해 결정권자를 설득시켜야 하고 가만히 편집만 하는 것보다 일이 늘어나니까 일 자체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냥 팀장이 주는 원고나 맡는 게 속 편할지 모르겠다. 판매가 부진하면 그 책임도 떠안아야 하는 부담도 있으니까.

출판사에 있으면서 자기가 원하는 책만 할 수는 없겠지만, 그 출판사의 출판 방향에 어긋나지 않는 책이라면 일을 벌여보는 게 편집자가 크는 데 꼭 필요한 경험이라 생각한다.

다른 누구의 기획도 아닌 자신의 기획을 현실화시켜 책을 만들 수 있어야 진짜 편집자가 아닐까. 기획부터 끝까지 해본 편집자와 일부만 해본 편집자의 차이는 아주 크다.



http://www.13hw.com/jobcontent/02_03_11.html

GRIJOA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