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오사와 아리마사가 말하는 전자책 시대

2012. 9. 28. 16:38

"언젠가는 종이책과 전자책이 5대5가 되는 시대가 올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5년 후가 될지 10년 후가 될지 모르겠지만, 오겠지요.

전자책 단말기가 유행해서 모든 사람이 단말기를 갖게 되는 것은 어렵다고 봅니다. 하지만 어느 날 주위를 둘러보니 어느 정도 보급이 되어서 도시 인구의 20~30%가 갖게 되거나 주위 사람이 가지고 있는 때가 올 거라 생각합니다.

출판사는 전자책을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출판사, 도매상, 서점이 지금처럼 벽을 쌓고 있다가 타업종에서 만드는 전자책이 점점 늘어나면 벽 너머에 있던 쪽은 무너지고 맙니다.

예를 들어 우수한 편집자가 작가와 손을 잡고 편집 프로덕션을 차려서 콘텐츠를 기존 종이책 출판사가 아닌 전자책 만드는 업체로 팔 수도 있습니다. 또는 출판사 내부를 판매 부문과 편집 부문으로 나눈다면, 편집 부문은 종이책과 전자책 양쪽에서 돈이 들어오니까 괜찮지만, 종이책 판매 부문은 갈수록 쇠퇴하게 되지요.

전자책 서점은 100만 타이틀이 있으면 1년에 종당 2권씩 팔려도 200만 타이틀은 팔리니까 충분히 돈이 됩니다. 하지만 우리 저자와 출판사가 만든 책이 1년에 2권 팔린다면 먹고살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아주 큰 문제라서 생각해야 합니다.

전자책을 출판사가 하고 저자가 거기에 응해서 성공하게 하려면 지금까지 출판사가 해온 종이책 마케팅 방법으로는 절대 부족합니다. 플러스 알파가 필요합니다.
이 플러스 알파라는 것은 방대한 상품 중 하나를 손님의 눈에 들게 하고 파는 홍보 방법입니다.

전자책이 보급되면 될수록 안목이 있는 MD와 많은 팬을 가진 서평가들이 전자책 시장에 흡수될 겁니다. 그 사람들이 책을 추천하는 코너가 생기겠죠. 아마존에서 페이스북의 정보를 수집해서 책을 추천하는 계획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골프를 좋아하면 골프 책을 추천하거나 친구가 어떤 책을 좋아하면 친구가 이런 책 좋아하는데 선물하면 어떨까요? 하는 시스템이지요. 

이것은 결국 수동적인 책 선택이고 개인정보 노출, 정보조작의 우려가 있으나 전자책에서는 손님을 끄는 새로운 마케팅이 필요합니다."

"출판 시장이 종이책과 전자책이 5대5가 되더라도 5+5가 10이 된다고 보지 않습니다. 종이책이 5이고 전자책이 8이라면 13이 되지요. 조금 자화자찬이지만, 인터넷의 <호보 닛칸 신문>에서 제 글을 읽고 종이책 독자가 늘어난 일이 있습니다. 

전자책에서는 유통사, 출판사, 작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훌륭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전자책 유통사가 나와서 작가와 직접 손을 잡으면 어떻게 될까 하고 출판사가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패키지 판매도 나쁘지 않겠죠. 예를 들어 제 소설을 세트판매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한 권에 500엔인데 시리즈 중 세 권을 자유롭게 고르게 하고 1,000엔을 받는 방법도 좋습니다. 독자를 확대하면 반드시 그 중 몇 퍼센트는 종이책으로 돌아온다고 봅니다. 사람에게는 소유욕이란 것이 있습니다. 전자책은 소유욕을 채우지 못합니다. 남에게 빌려줄 수도 없지요. 빌려서 읽으면 출판사나 저자가 곤란하겠지만 빌려서 읽고 싶은 독자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10년 전 어느 조사에 따르면 나오키 상 후보 책을 빌려서 읽었다는 사람이 전체 독자 중 52%였습니다. 빌려서 읽은 사람이 더 많지요. 하지만 다음 책부터는 사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책을 작품이라고 하는 것은 작가와 편집자 사이에서 얘기고, 책도 상품이니 팔아야 합니다."



오사와 아리마사(大沢在昌)
1990년 <신주쿠 상어>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1993년 <무간 인형 - 신주쿠 상어 4>로 제110회 나오키 상을 받은 하드보일드 소설가. 현재 미야베 미유키, 교고쿠 나츠히코와 '다이쿄쿠구'라는 사무실을 만들어 함께 활동 중.



2010
http://blog.livedoor.jp/hbk3253/archives/cat_10032060.html?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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