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의 심리 - 수줍어하는 사람은 상처 받는 것이 두렵다.

2012. 9. 24. 13:26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에는 여러 가지 심리적인 문제가 숨어 있다. 부끄럼을 타는 사람은 크게 4가지를 두려워한다고 하는데, 그 중 하나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강박적으로 명예를 얻으려 하는 사람이다. 보통 이상으로 부끄럼을 타는 사람은 심리적 건강의 조건인「자기존중」이 부족한 사람이다. 

부끄럼을 타는 사람은 다른 사람한테서 거절당하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심리학자 Zimbardo는 말한다. 어떤 사람이 거절을 두려워하느냐 하면 한없이 상대에게 받아들여지길 원하는 사람이 그렇다. 이런 사람은 우울병적인 경향이 강한 사람이기도 하다. 

거절을 두려워하는 또 다른 이유에는 허영심이 있다. 정확히 말하면「신경증적 자존심」이다. 거절당해서 상처받는 것은 그 사람의 허영심이다. 자신의 허영심이 상처받는 것이 두렵기 때문에 남한테 부탁을 하거나 설득을 할 수 없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자신에게 생각만 해도 울적해지고 마음에 걸리는 약점이 있더라도 다른 사람들은 거의 문제 삼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내가 저걸 못하니까 저 사람이 나를 가벼이 여긴다」고 생각해도 상대방은 거의 잊고 있다.

부끄럼을 잘 타는 사람은 쉽게 상처받는다. 보통 사람은 체험에서 상처를 받지만, 이러한 사람은 잘못된 생각 때문에 상처를 받는다.

— 『부끄러움의 심리』(가토 다이조, 미카바쇼보)

GRIJOA

마즈 (Mars) - 70년대 SF만화

2012. 9. 24. 13:02

어린 시절 만화가게에서 봤던 만화 중에 아주 재미있게 본 작품이 '바벨 2세'였다. 당시에는 우리나라 만화인 줄 알았고, 왜 이렇게 재미있는 만화를 그리는 사람 작품이 '보물섬'이나 '소년중앙' 같은 당시의 인기만화잡지에는 연재되지 않는 것일까 의문을 품기도 했다. 훗날 요코야마 미츠테루가 그린 일본만화라는 것을 알고 나서 마치 배신당한 기분이었다.

요코야마 미츠테루는 우리나라에는 '삼국지'나 '도쿠가와 이에야스' 같은 역사만화로도 많이 알려져는데, 올드팬이라면 아마도 이 작가의 작품 중에 '바벨 2세'를 가장 많이 기억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그 '바벨 2세'보다도 더 재미있게 본 작품이 바로 '마즈'다. 어린 시절 해적판으로 본 기억을 잊지 못해, 최근에 원본을 구했다. 시원시원하게 큰 판형을 원했지만, 내가 구한 것은 작은 판형이라 좀 아쉽다. 어린 시절 본 해적판은 이보다는 더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용은 이렇다. 화산 폭발로 '마즈'란 소년이 긴 잠에서 깨어난다. 마즈는 수백만 년 전 외계인들이 지구에 남겨놓은 인조인간으로 지구인들의 문명이 우주 평화를 위협하는 수준이 되면, 거대로봇 가이아에 내장된 폭탄을 터뜨려 지구를 멸망시키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있었다.

그러나 예정보다 일찍 깨어난 탓인지 마즈는 기억을 모두 잃고 있었고, 인간의 가정에서 따뜻함을 느낀 마즈는 인간은 위험한 생명체가 아니라고 판단하게 된다. 하지만 마즈 말고도 지구멸망 임무를 부여받은 자들이 또 있었으니 그것이 '육신'이다. 인간이 위험한 생물이라고 생각하는 이 여섯 인조인간과 마즈는 인류 멸망이 아닌 보호를 위해 싸우게 되는데, 나중에 육신의 로봇들이 다 파괴되어도 가이아의 폭탄이 작동된다는 사실 때문에 진퇴양난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그 끝은 예상치 못한 결과로 치닫는데, 어린 시절 그 갑작스러운 결말 때문에 충격을 받고 일주일 내내 그 장면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로봇들이나 메카닉의 디자인도 아주 괴이한데, 당시에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할 수 있었는지 참 놀랍고, 그것이 신비감을 더해주는 것 같다. 마즈의 첫 번째 부하로봇 타이탄이 허무하게 파괴되는 장면에서도 주인공 로봇이면 어떻게든 끝까지 살아남는 어린이 로봇 만화영화들과는 다른,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굉장히 옛날 작품이지만, 이 작품이 명작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은 '전쟁과 살인을 일삼는 인류에 대한 경고'라는 철학적인 메세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마즈가 발표되었던 70년대가 일촉즉발의 냉전시대였던 점이 작품의 메시지에 영향을 미쳤고, 작가는 당시 소년소녀들에게 전쟁에 대한 경고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작품이 발표된 지 30년이 넘은 오늘날에도 인류의 전쟁과 환경파괴는 계속되고 있다. "인간이야말로 무서운 괴물이다"는 육신의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기억에 남는 몇 가지>

*마즈가 처음 등장할 때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았다 --> 어린 시절에는 괴이하게 느꼈음.

*1권 초반부 5쪽 분량에서만 마즈 머리색깔이 엷다. 작가가 검게 칠하는 걸 잊은 건지?

*육신들이 모여서 지구멸망을 기다리는 최후의 만찬 장면. 시간이 되어도 멸망을 안 하니까 표정들이 싹 바뀌면서 마즈를 없애러 간다.

*육신 중에서는 스핑크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뜨거운 온도의 발을 물에 담궈서 마즈를 삶아버리려는 장면이 제일 인상적.

*마즈의 부하로봇 가이아가 두 발로 걸어다니는 걸 본 적이 없다. 발은 장식용?

*등장인물 중에 여자라고는 초반에 나오는 의사 외동딸 하루미뿐이다. 마즈하고 연애할 줄 알았는데, 결과적으론 마즈가 하루미를...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는데, 가장 중요한 마지막 부분을 고쳐버려서 작품을 완전 말아먹었다.

GRIJOA

리더의 처세술

2012. 9. 24. 12:55

"대장이란 존경을 받는 것 같으나 실은 부하들이 계속 약점을 찾아내려 하고 있는 게야. 두려워하는 것 같으나 사실은 깔보고, 친밀한 체하지만, 사실은 경원을 당하고 있다. 또 사랑을 받는 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미움을 받고 있다. 그러므로 부하를 녹봉으로 붙들려 해도 안 되고 비위를 맞추어도 안 된다. 멀리하거나 너무 가까이해도 안돼. 또 화를 내도 안 되고 방심해서도 안돼. 부하는 반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거야."

— 『만화 도쿠가와 이에야스』(요코야마 미쯔데루, AK커뮤니케이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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