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이 종이책을 이길 수 없는 다섯 가지 포인트 - John C Abell

2012. 9. 24. 17:23

전자책은 종이책을 이길 수 없는(적어도 쉽게는) 부분이 아직 몇 가지 있다. 반대로 아래 문제만 해결된다면 전자책은 무한대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1) 다 읽어야 한다는 압박이 없다. 
전자책은 종이책처럼 시야에 들어오는 물건이 아니다. 종이책이라면 집에 있는 책을 보고 '아 또 읽어야지.' 하겠지만, 전자책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읽었으면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호소력이 부족하다. 1,000권을 넘는 전자책을 가지고 있어도 시야에 들어오지 않으면 이어서 읽는 걸 잊어버린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지 17일이 지났는데, 아직도 47쪽째입니다" 같은 알람이 팝업으로 나오는 것이다. 

2) 구입한 책을 한 곳에 정리할 수 없다. 
종이책은 자신이 직접 책장을 정리해서 그중에서 책을 고른다. 그러나 태블릿 PC나 스마트폰은 앱마다 책장이 있어서 여러 서점에서 산 전자책을 한 곳에서 볼 수가 없다. 하나로 묶는 앱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작은 문제일지도 모르지만, 서점이 독자의 책장 크기와 모양을 정해서 당신 책장에는 우리 서점에서 산 책만 놓으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3) 여백에 글을 쓸 수 없다. 
문장에 밑줄 긋는 기능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주의 깊은 독자는 저자와 다른 생각을 전개하거나 읽고 생각난 것을 바로 책에 메모한다. 이 메모는 최대한 원문과 가까운 곳에 있어야 효과적인데, 이런 메모를 할 수 없는 것은 전자책의 약점이다.

4) 보고 버리는 일회용 느낌인데 가격은 비싼 편이다.
대여에 가까운 전자책에 13달러나 내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전자책은 종이책 제작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데, 출판사가 정한 가격은 종이책보다 약간 쌀 뿐이다.
전자책은 빌려줄 수도, 도서관에 기증할 수도, 팔 수도 없다. 물리적인 공간을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데이터를 삭제할 때도 복잡한 감정이 생기기 어렵다.

5) 인테리어 디자인이 되지 않는다.
고리타분한 생각일 수도 있지만, 책장이란 건 자신을 남들에게 말없이 소개할 수 있는 매개체가 아닐까. 우리가 책장에 넣는 책, 넣지 않는 책, 배열 순서 등은 남들에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명함 같은 것이며, 대화를 시작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전자책 리더 안으로 책장이 들어가 있으면 남들이 볼 수 없다.

과거의 미디어가 완전히 없어지는 일은 지금까지 없었다. 인터넷 이전부터 있었던 라디오, TV, 영화는 지금도 존재한다. 그래서 종이책이 금방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전자책과 종이책의 양립을 생각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2011.6
원문 : http://www.wired.com/epicenter/2011/06/ebooks-not-there-yet/all/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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